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187

흥미로운 책, 중세의 뒷골목 풍경

유럽의 중세하면 떠오르는 것? 절대왕정, 교황, 기사도 정신, 봉건제도, 십자군 원정, 제가 떠오르는 내용들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하다보니 중세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유럽의 중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은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이 '유랑악사에서 사형집행인까지, 중세 유럽 비주류 인생의 풍속 기행'을 서술한 책입니다. 지은이 양태자씨의 이력도 재미있습니다. '독일에서 22년간 살면서 독일의 시립 도서관에서 자료를 읽기 시작하다가 대학 도서관, 서점, 헌 책방, 나중에는 벼룩시장으로 달려가 희귀한 자료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미 절판된 ..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미움받을 용기'서평-

나의 고민은 상대방 때문인가? 오늘날 상식처럼 되어버린 프로이트의 '트라우마'개념에 대한 비판은 거의 돌직구 수준이다. 트라우마와 같은 프로이트식 원인론은 과거의 특정 한 사건만을 선택해 현재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아주 '저렴한 시도'라는 것이다. 어떻게 과거의 트라우마적 경험이 현재의 내 삶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놔둘 수 있느냐는 이야기다.(본문중)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공저입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철학자로서 일본아들러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고문입니다. 고가 후미타케는 프리랜서 작가로서 20대의 끄트머리에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고 상식을 뒤엎는 사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 몇 년에 걸쳐 기시미 이치로 씨를 찾아가 아들러 심리학의 본질에 대해 문답..

외계인 나오는 '생뚱맞은' 역사책, 그러나..

간만에 읽은 역사책입니다.김육훈 원작, 권범철 글, 그림의 '초등학생을 위한 맨 처음 근 현대사'은 여러 면에서 의미있는 역사책이었습니다. 김육훈 선생님은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창립 회원이며 대안교과서를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전념해온 현직 교사입니다. 1997년 '쟁점으로 보는 한국사'를 펴냈으며, 이 후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등을 펴내는 데도 참여했습니다. 그림과 글을 그린 권범철씨는 경상남도 지역신문인 경남도민일보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현재 '미디어오늘'에서 '권범철의 미디어세상'을 펴내고 있는 만평작가입니다. 2013년 '올해의 시사만화상', '엠네스티 언론상'. '인권 보도상'등을 수상했으며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어달리기'를 쓰..

중2도 사람입니다.

"북한군이 우리나라를 쳐들어 오지 못하는 이유는? 중2들이 있기 때문에" 우스갯 소리지만 중2에 대한 재미있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 2시절 아이들을 대하기 힘들다는 말일 것입니다. '중 2병의 비밀' 제목이 와 닿았습니다. '사랑스럽던 내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이 문장 또한 와 닿았습니다. 중 2 시절을 겪어 왔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중 2시절은 달랐다고 기억합니다. 지금의 중 2들을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2들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지은이는 김현수씨입니다. 소개글을 읽으며 이 분의 글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의사로서의 첫 발령지인 '소년교도소'에서 '문제행동은 심리..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실용을 앞세우는 힘있는 분야들에 비해) 철학의 힘은 현실에서 힘이 없다는 사실에서부터 나온다. 철학한다고 돈이나 권력이 생기지 않는다. 그럼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힘을 주는 것일까?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무엇이 쓸모 있고 없는지는 바로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고, 쓸모 있는 것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말한 장자는 이 모든 것이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부디 철학을 만나시길, 인문학을 만나시길, 그 만남이 얼마만큼 쓸모 있을 지는 온전히 당신에게 달려있다.(프롤로그중)" 책의 표지에서 끌림이 있었습니다.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무슨 말일까? 만족 없는 삶?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열심히 산다고 살지만 한번씩 찾아오는 공허함과 ..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를 읽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것보다 충분한 가치있는 책을 만들자.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이 내용은 '보리출판사'의 사훈(?)입니다. 보리출판사의 대표살림꾼은 윤구병 선생님이고 변산공동체와도 관련이 깊은 곳입니다. 보리출판사는 생명을 존중하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며,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려는 철학이 담긴 책을 출간하려 노력하는 곳입니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출판사 소개를 먼저 하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책인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였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서의 큰 울림이 짧은 시간, 이 책을 다시 읽게한 깊이가 남달라서 입니다. '어떤 출판사길래 이..

세월호 1주기를 추모하며

시간은 흘러 세월호 1주년입니다. 1주년이라는 말이 이렇게 마음 아팟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슬픔의 치유학' 이라는 글이 와 닿았습니다.힘들고, 어렵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저자인 노다 마사아키씨는 일본인입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격렬한 사회변동이나 전쟁, 재해와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신병리학적 조사에 기반하여 동시대와 역사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데 노력해 왔습니다. "내가 한국어판 서문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세월호 침몰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거대해지고 빈번히 발생하는 현대의 대형 참..

이외수, 이 남자가 사는 법

이외수, 솔직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은 지난 2015년 10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책 출간 후 얼마 지 않아 10월 28일, 이외수 작가는 위암 관련 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항암 6차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몸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지면을 빌어 이외수 작가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존버.. 저는 개인적으로 이외수 작가님의 '절대강자, 청춘불패, 하악하악' 등을 읽었는데요. 이외수 작가님의 글은 짧으면서도 울림이 컸습니다. 이 책 또한 그랬습니다. -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밑천이 없다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한탄만 하고 있으면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나 사금비가 쏟아지나. 궁즉통, 새우 한 마리로 팔뚝만 한 잉어를 낚는 수도 있다. 설..

화만 내는 직장 상사 대처법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마라!" 책 첫 페이지의 글이 와 닿았습니다.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고민은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다. 아들러 심리학은 대인관계에 초점을 맞춤 단순하고도 실천적인 심리학이다. -본문중 이 책을 지은 가시미 이치로씨는 철학자로서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사람을 상대로 카울슬링을 했던 내용들을 소개하며 실천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책입니다. '1장, 아들러에게 인관관계를 묻다. 2장, 항상 나를 가로막는 것은 나였다. 3장 왜 다른 사람은 내 맘 같지 않을까, 4장 왜 우리 회사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5장 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은 따로 있을까, 6장, 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멀게 느껴질까, 7장 가장 사랑하는 사람..

미국 이민자들, 그들의 삶은 끝나지 않았다.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문학이 아니라 기록이다. 하지만 논픽션은 아니다. 허구이다. 나처럼 조국을 떠나 부평초처럼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이야기 중 불확실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살짝 보충한 허구이다...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채집하는 사람이다. 구천에 가지 못한 혼백처럼 여기 저기 불온하게 떠다니는 이야기를 자기만의 고유한 언어의 그물망을 던져 사로잡는 사람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붙들었으면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었을 때 세상에 다시 풀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 "마이너리티 리포트" 익숙한 제목이었습니다. 다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2002년에 상영한 톰크루즈 주연의 미래 SF영화를 떠올렸습니다. "뭐야? 공상 소설아냐?" 사실 개인적으로 공상과학소설은 좋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