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550

2025년 산청간디고등학교 신입생 학부모 연수

2025년, 저희 가족이 간디인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산청간디고등학교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전국에는 금산간디학교, 제천간디학교, 산청간디학교, 그리고 산청간디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그 중 산청간디고등학교는 1998년 개교하여 올해로 27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대안학교의 시초인 곳입니다. 20년 이상 근무하신 선생님도 여러분 계시고 2025년 현재 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입니다. 간디학교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내, 대안교육의 역사라고 해도 될 만큼 치열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간디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 내 주류의, 성과위주, 경쟁위주, 자본위주의 삶을 자발적으로 거부하고 창의적으로 저항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간디학교 진학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 용기..

정유정 작가, 종의 기원 후기

정유정 작가를 좋아한다. 몰입감이 대단하다. 불편한 마음도 동시에 들지만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종의 기원'도 그러했다. 솔직히 지금껏 읽었던 정유정 작가 책 중에 가장 불편했다. 그래도 책을 덮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을 덮으며 꾸역꾸역 읽어 나갔다.오늘 아침, 드디어 다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책 표지와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책을 반 이상 읽고서도 왜 이 책 제목이 '종의 기원'인지 알 지 못했다. '반어법도 아니고 은유법도 아니고, 대체 왜 책 제목이 '종의 기원'인거야?' 다 읽고 나니 완벽히 이해되었다. 그렇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간들에게 되 묻고 있다.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의 존재는 어떤 뿌리를 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에 존재하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섬뜩하면서 예리한..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습니다.

꽤 오래 전에 표지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읽어봐야 겠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당시엔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직장에서 제 옆의 분이 추천해주셨습니다."오베라는 남자 읽어봤어요? 진짜 추천해요."'어? 오베라는 남자? 들어봤는데?' 그 때 저 책 표지가 떠올랐습니다. '어 저자가  스웨덴분이네?'이전에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스웨덴 작가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갑자기 흥미가 생겼습니다. 당시 썼던 서평입니다. 알란 할아버지의 재미난 삶.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었습니다.저는 책을 읽을 때 이상한 버릇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잊힐만하면 읽습니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읽고 싶었지만 참고 참다가 이번..

2024년 경남꿈키움중학교 9기 자기성장프로젝트 발표회

2024년 11월 28일(화) 오전 9시부터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선 자기성장프로젝트 발표회를 했습니다.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드리자면 경남꿈키움중학교(이하 꿈중)는 각종학교로서 일반교육과정이 아닌 대안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기숙사형 공립대안중학교입니다. 교육과정과 시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교과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과서만 배우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완벽한 교육이라고 정의하긴 어렵습니다. 현실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꿈중은 일반교과 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교과를 가르치고 배웁니다. 꿈중은 학생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더 잘 보고 자신의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꿈중 교육과정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3학년 자기성장프..

진동 협성 엠파이어아파트의 작은 행사

저는 2024년 11월 현재, 제가 사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출마한 이유는 이전 입주자대표회의분들이 입주민분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고 강행하시어 입주민분들과 갈등하는 일들을 보며 아파트가 조금 더 민주적으로 운영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은 후  지난 11월 16일 토요일, 진동 협성 엠파이어 아파트에서는 4년 만에 프리마켓이 다시 열렸습니다. 입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원하는 6기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님들은 ‘가고파 프리마켓’ 대표님과 사전에 만나 행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프리마켓 대표님 철학과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프리마켓이 ‘단지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이 아니라 ..

츠루카메 조산원을 읽었습니다.

따뜻한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첫 장을 펼쳤습니다.솔직히 책의 시작과 끝 부분은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왜 여주인공이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왜 그가 갑자기 돌아왔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자연스럽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쁜 책이냐? 그건 아닙니다. 처음과 끝의 부자연스러움은 소설이기에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트모양 섬,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은 그 자체로 위안을 줍니다.여주인공 마리아 포함,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맑은 사람들은 누구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 곳에 오기 전, 자신은 출생부터 버림받았다고, 행복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느껴며 자라왔습니다. 유일한 행복..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읽었습니다.

'파랑'.맑게 갠 하늘.제목만 봐선 이 작품이 왜 'SF'인지 바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제목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집어든 책입니다. 읽으며 무섭게 빠져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이유모를 답답함이 솟아올랐습니다. 분명, 좋은 책입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소설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감정없는 로봇의 등장이 한 가족을, 한 사회를 바꾼 잔잔하고 따뜻한 책입니다.'신장 150센티미터, 몸무게 40키로그램의 기수는 창문 하나 없는 사각형의 방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렸다.'기수로봇 콜리는 다른 기수와 달랐습니다. 인간의 실수로 탄생했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은 아니었지만 콜리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되살아납니다.콜리는 1,000개의 단..

웃따의 '감정은 상처가 아니다.'를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가면성 우울'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작가는 현재 구독자 19.6만명 (2024. 11월 11일 기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웃음을 주는 따뜻한 심리상담사'라는 모토로 늘 환한 미소로 사람들을 맞아준다고 합니다.이 책은 그가 유튜브 영상과 상담을 통해 들려주었던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조언들 중 특히 대인관계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해서 그런지 읽기 쉬웠습니다. 상담사께서 옆에서 직접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이 책은 여러분이 처한 지금의 고민과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책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반복적으로 응원하며, 마침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지 안내해드리는 책입니다. 그런데 그냥 참고만 하세요. 책 좀 썼다고 해서 제가 ..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부재,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아닐지라도'입니다. 제로 웨이스트란 '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재사용하는 것이 목표인 것' 입니다.이 책은 전민진 작가와 김찬듸 사진작가님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전민진 작가님의 말입니다."이 책,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에는 쓰레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보다 개개인의 삶을 담으려 애썼다. "왜 환경을 지켜야 하지?" "일회용품 줄이기, 꼭 나까지 해야 해?"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명확한 해답이 아닌 듯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독자들이 이야기 속에 숨은 나와 우리, 지구의 연결을 짚어주는 큰 힌트를 발견하기를 희망한다."각자 분야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는 14분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맨델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레베카'

1938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레베카'라는 단어는 익숙했지만 원작이 1938년에 출간되었는지 몰랐었습니다. 그 후 1940년 히치콕 감독이 '레베카'라는 영화를 만들었는지도, 최근까지 뮤지컬로 엄청난 히트를 치고 있는 작품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제목 보고 '레베카? 응? 익숙한 단어인데? 뭐지?'라는 생각에 가볍게 펼친 책이었습니다.감히 말하는데 제가 올해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스포를 하지 않게 최대한 절제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레베카'는 사람이름입니다.맨덜리라는 지역, 대저택이 주무대입니다. 읽으며 왠지 모를 공포와 궁금증과 답답함, 여주인공에 대한 동정과 슬픔, 분노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흔한 사랑이야기 인줄 알고 읽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랑은 과정이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