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207

정해연 작가 신작 '매듭의 끝'

“아빠는 어딨어?”정해연 작가의 ‘매듭의 끝’을 읽었습니다. 요즘은 운전하며 오디오북을 자주 듣습니다. 자세히 안 보고 대충 고른 책이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선택한 것이 사실입니다.도입부는 평범했습니다. 캠핑 간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특별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인우의 외출로 시작됩니다. 인우가 잘못될까 봐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다가 현재 시점으로 옵니다.다급한 아들의 전화, 그 한 통의 전화로 이 책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최대한 내용설명은 자제하겠습니다. 이 책은 갈수록 내용이 흥미진진해 집니다. 끝을 알 수 없게 얽혀있는 인물들과 내용들이 하나씩 풀릴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것이었구나.’, ‘이렇게 연결되는구나.’마지막 부분까지 다 듣고 나서 ..

어른 김장하 , 줬으면 그만이지를 읽고

2023년 1월 1일 발행된 책이다. 이 책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우선 지은이가 김주완작가이다. 전직 기자로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전무이사로 퇴했다. 책을 썼으니 편의상 작가라 칭하겠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인데 기자라 부르는 게 익숙하긴 하다.김주완 작가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썼다. 2007년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를 시작으로 2012년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 2014년 '열두 명의 고집 인생', 2015년 '풍운아 채현국', 2016년 '별난 사람 별난 인생', 2020년 '80년대 경남 독재와 맞선 사람들', 2021년 '지역출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2023년 '줬으면 그만이지.', 2025년 '십 대에게 들려주는 어른 김장하'까지, 9권이나 출간한 중견..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아내님께서 어느 날 말씀하셨습니다."여보, 이 책 읽어볼래?"전 특히 아내님께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하고 싶었던 것도 아내님께서 추천하시면 하기 싫어지는 그런 요상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 날은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그래? 알았어. 줘봐."그리고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겼습니다.표지에 적힌 한 문장이 흥미로웠습니다.'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책 첫 인상은 '딸이 있는 엄마가 읽으면 좋은 책이겠구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딸이 있어 호기심으로 읽었습니다.책은 총 5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chapter 1. 43년간 환자들을 돌보며 깨달은 것들chapter 2. 딸아, 네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너 자신이다.chapter 3. 마흔, 놓치기 쉬운 그러나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되는..

숏츠, 릴스보다 책을 읽고, 읽고 싶은 이유

솔직히 하루에 책 읽는 시간보다 영상 보는 시간이 더 길다.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폰을 본다고 알림이 뜬다. 이 알림을 볼 때마다 다짐한다. '폰을 그만 봐야지.' '할 게 없으면 하늘을 봐야지.' 나름 폰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애쓴다. 간단하다. 폰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내 옆의 사람에게 소홀하다는 뜻이니깐 그렇다.아이들은 조금씩, 매일 자란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아빠를, 부모를 찾고 함께 하는 시간을 줄어들 것이다. 줄어들어야 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 것임을 알기에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더 지금 시간이 귀하다는 것을 느낀다.폰 대신 할 수 있는 나에게 유익한 취미? 나에겐 독서가 그중 하나다. ..

영화수업 입문서, 영화로 아이들과 만나는 수업.

2025년, 영화로 수업한 지 25년이 된 차승민선생님의 신간입니다. 차승민 선생님은 본래 영화를 좋아했던 분은 아니었습니다. 초임 시절 수업하기 싫어 보여줬던 한 편의 영화가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이를 본 철부지 교사의 마음도 흔들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에게 좋은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수천 편의 영화를 보고 수백 편의 영화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 만난 감동적인 과정을 혼자 누리지 않았습니다. ‘죽은 교사의 사회’, ‘대마왕 차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수업’, ‘학생 사용 설명서’,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등 다양한 책을 써서 독자들과 나누었습니다. 저도 이전 차샘이 썼던 책들을 꾸준히 읽어왔습니다.이 전 제가 읽었던 ..

정유정 작가, 종의 기원 후기

정유정 작가를 좋아한다. 몰입감이 대단하다. 불편한 마음도 동시에 들지만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종의 기원'도 그러했다. 솔직히 지금껏 읽었던 정유정 작가 책 중에 가장 불편했다. 그래도 책을 덮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을 덮으며 꾸역꾸역 읽어 나갔다.오늘 아침, 드디어 다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책 표지와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책을 반 이상 읽고서도 왜 이 책 제목이 '종의 기원'인지 알 지 못했다. '반어법도 아니고 은유법도 아니고, 대체 왜 책 제목이 '종의 기원'인거야?' 다 읽고 나니 완벽히 이해되었다. 그렇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간들에게 되 묻고 있다.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의 존재는 어떤 뿌리를 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에 존재하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섬뜩하면서 예리한..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습니다.

꽤 오래 전에 표지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읽어봐야 겠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당시엔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직장에서 제 옆의 분이 추천해주셨습니다."오베라는 남자 읽어봤어요? 진짜 추천해요."'어? 오베라는 남자? 들어봤는데?' 그 때 저 책 표지가 떠올랐습니다. '어 저자가  스웨덴분이네?'이전에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스웨덴 작가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갑자기 흥미가 생겼습니다. 당시 썼던 서평입니다. 알란 할아버지의 재미난 삶.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었습니다.저는 책을 읽을 때 이상한 버릇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잊힐만하면 읽습니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읽고 싶었지만 참고 참다가 이번..

츠루카메 조산원을 읽었습니다.

따뜻한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첫 장을 펼쳤습니다.솔직히 책의 시작과 끝 부분은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왜 여주인공이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왜 그가 갑자기 돌아왔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자연스럽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쁜 책이냐? 그건 아닙니다. 처음과 끝의 부자연스러움은 소설이기에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트모양 섬,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은 그 자체로 위안을 줍니다.여주인공 마리아 포함,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맑은 사람들은 누구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 곳에 오기 전, 자신은 출생부터 버림받았다고, 행복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느껴며 자라왔습니다. 유일한 행복..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읽었습니다.

'파랑'.맑게 갠 하늘.제목만 봐선 이 작품이 왜 'SF'인지 바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제목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집어든 책입니다. 읽으며 무섭게 빠져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이유모를 답답함이 솟아올랐습니다. 분명, 좋은 책입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소설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감정없는 로봇의 등장이 한 가족을, 한 사회를 바꾼 잔잔하고 따뜻한 책입니다.'신장 150센티미터, 몸무게 40키로그램의 기수는 창문 하나 없는 사각형의 방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렸다.'기수로봇 콜리는 다른 기수와 달랐습니다. 인간의 실수로 탄생했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은 아니었지만 콜리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되살아납니다.콜리는 1,000개의 단..

웃따의 '감정은 상처가 아니다.'를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가면성 우울'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작가는 현재 구독자 19.6만명 (2024. 11월 11일 기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웃음을 주는 따뜻한 심리상담사'라는 모토로 늘 환한 미소로 사람들을 맞아준다고 합니다.이 책은 그가 유튜브 영상과 상담을 통해 들려주었던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조언들 중 특히 대인관계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해서 그런지 읽기 쉬웠습니다. 상담사께서 옆에서 직접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이 책은 여러분이 처한 지금의 고민과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책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반복적으로 응원하며, 마침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지 안내해드리는 책입니다. 그런데 그냥 참고만 하세요. 책 좀 썼다고 해서 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