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서평' 태그의 글 목록


<이 글은 제2회 사랑모아독서대상에서 대상에 선정된 서평입니다.>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샀던 책인데 이제야 읽었습니다. 그전에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읽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성심당 이야기 뿐 아니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심당의 역사 뿐 아니라 성심당의 철학이 깊이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남해의 봄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도 설레는 마음으로 펼쳤습니다. ‘그림이 너무 예쁘다. 책이 따뜻하다.’는 평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여유로울 때 읽으려고 아껴두었던 책입니다. 허나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글입니다.

<그림과 글:이미경/남해의 봄날/2017.2.10/17,000원>


이 책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이미경 작가는 손끝 여문 외할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아 어려서부터 만들고 그리는 걸 즐겼고 자라서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갖고 퇴촌으로 이사해 산책을 다니다가 퇴촌 관음리 구멍가게에 마음을 빼앗긴 후 20여년 동안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백 점의 구멍가게 작품을 그려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 그리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향한 안타까움으로 오늘도 작은 골목들을 누비며 구멍가게의 모습과 이야기를 정교한 펜화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문장만 봐도 책의 내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미경 작가는 단지 구멍가게의 풍경 뿐 아니라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구멍가게…….잊고 있었던 단어입니다. 요즘은 구멍가게보다는 마트라는 말이 익숙한 듯합니다. 동네마다 있었던 자그마한, 없을 것 빼고 다 있던 구멍가게는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였고 어른들에게는 만남과 대화의 장소였습니다. 많은 수입이 없어도 구멍가게를 지키고 계시는 어르신들은 오늘이 아닌 어제를 기억하며 사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더 많이 벌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닌 없어져서는 안되기에 문을 열고 있는 구멍가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구멍가게에서 친구들과 철없이, 재미있고 건강하게 놀았던 이들이 어른이 되어 고향을 떠나 마트가 즐비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도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현실이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구멍가게에서 놀던 아이들에겐 동전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잊고 살고 있지만 당시의 건강한 추억이 오늘을 사는 자양분이 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구멍가게는 힘든 현실보단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추억을 떠올려주는 곳입니다.

 

이미경 작가는 전국의 구멍가게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과거를 추억합니다. 독자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전합니다. 책은 잘 넘어 갑니다. 중간 중간 있는 구멍가게 그림들은 잠시 책장을 멈추게 합니다. 세밀화 자체도 훌륭하지만 구멍가게마다 스며있는 사연들과 작가님의 이야기가 그림을 더 따뜻하게 합니다.

우리 주위에 늘 함께해서 낯익은 것에 눈을 돌리자. 함께한 시간만큼 마모되고 둥글어진 모서리에서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엔 시간의 흔적이 있고 따스함이 있다. 기억 속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구멍가게로 가는 길, 모퉁이를 돌면 그곳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행복이 있다.’(본문 중)

저는 나름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착잡할 때 이 책을 펼쳤습니다. 책 읽는 것도 잊고 작품을 감상하듯 탄복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어느 새 심란했던 마음은 차분해졌고 책 속에 빠져들어 갔습니다. 자연스레 과거의 신났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구멍가게가 흔했던 시절을 산 세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구멍가게 추억의 끝자락쯤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네 구멍가게에서 10, 20원으로 먹거리를 사고 친구들과 달고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제가 사는 지역인 경남 마산에서는 뽑기’, ‘쪽자라고 불렀습니다.) 핀 끝에 침을 묻혀가며 달고나 도장 모양을 섬세하게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마지막 부분에 꼬리가 잘려 달고나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쳐 아쉬워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달고나를 해 먹던 위생은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누가 사용했는지도 모를 젓가락이 한 움큼 담겨있는 물통에서 마음에 드는 젓가락 하나를 골랐고 그 젓가락으로 달고나를 만들며 침을 얼마나 묻혔는지 모릅니다. 달고나를 만들던 작은 국자도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모른 채 곁에 묻어 있는 달고나 찌꺼기를 많이도 떼어 먹었습니다. 당시에는 달고나 모양 뽑기 미션 수행이 애틋했습니다. 친구들과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소다를 넣으며, 부풀어 오르는 달고나를 보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에는 작가분이 직접 방문한 구멍가게 그림들이 많습니다. 그림 자체도 정감 있지만 그림과 같이 쓰인 작가님의 이야기가 감동을 더합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한여름에도 차다 못해 시린 지하수에 수박 한 덩이 담가 두었다 잘라 먹으면 그 시원함이 온몸에 퍼졌다. 커다란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퍼 담아 물장구를 치다 해를 등지고 물을 내뿜으며 나타나는 무지개를 보고 신기해하며 웃었다. 마당 가득 하얀 이불 홑청을 널어 두면 빨래 사이사이 얼굴을 파묻고 냄새 맡으며 좋아했다. 마당엔 분꽃, 맨드라미, 봉숭아, 샐비어 같은 화초가 있었다. 자줏빛 샐비어 꽃을 입에 물고 달콤한 꿀을 빨아먹기도 하고 갑갑함을 참아가며 열 손가락 묶어 봉숭아물을 들였다.’(본문 중)

절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니지만 동네 누나들이 봉숭아물을 들이고 첫 눈이 내릴 때 까지 지워지면 안 된다며 손을 안 씻었던 기억이 납니다. 빨간 고무 대야는 온 집에 흔했고 여름에는 수영장으로, 겨울에는 김장하는 통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인근에 나들이를 갈 때면 막걸리와 음식들이 담기는 만능 용기였습니다. 겨울 철 방안의 두툼한 이불위에 올라가 구르며 장난치던 순간도 살아났습니다. ‘전국의 구멍가게가 뭐지?’로 펼쳤던 책인데 읽다보니 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심란함도 어느 새 사라졌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저는 배우고 싶을 때도 책을 읽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너무 힘들 때도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으며 영감을 받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남해의 봄날 같은 지역 출판사들은 지역의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작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서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요로워지기 위해서 읽어야 합니다. 지역 이야기와 유명하지 않은 이야기도 담아내는 출판사가 건강히 존재해야 세상은 더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혹시 삶이 팍팍해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힘들더라도 영원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건강했던 추억은 우리가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제목처럼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을 떠올리며 동전 하나로 충분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의 난 어떤 욕심 때문에 힘든지도 생각해 봅니다. 몇 십 년이 지났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구멍가게들은 세상사는 분들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어찌 보면 빨리’, ‘더 많이보다 필요한 것은 그 자리에 그대로일지도 모릅니다. 책의 에필로그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이 책이 묵묵히 삶을 이어가며 한자리를 지켜왔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20171월에 이미경.’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희진 2019.01.23 1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서평 추천 감사합니다.

  2. 넉넉 2019.02.14 20: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서평대회가 있는지 몰랐네요. 따뜻한 서평 잘 보았습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10월 17일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출판미디어편집국장이신 김주완국장님의 페북에 제가 태그되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플파워'는 경남도민일보 출판사입니다. 제가 애정하는 출판사이기도 하지요. 저는 평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읽고 난 책 중 나름 괜찮은 책들은 서평을 꼭 씁니다.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문입니다. 해서 제 블로그에도 서평 카테고리가 따로 있습니다.

 지역출판사, 독립서점 책은 일부러 구매하여 읽는 편입니다. 김주완 국장님께서 저를 태그 해 주신 것만 해도 영광이었습니다. 공모전 포스터를 봤습니다.

올해가 2회째인 흥미로운 서평공모전이었습니다. 3,000자 내외의 서평 2편 이상 응모해야 하며, 대상책은 전국의 지역출판사에서 출간한 모든 도서(서울과 파주출판단지 소재 발간 도서 제외)라고 합니다. 한 눈에 지역 출판업계를 위한 서평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일부러 지역 출판사책을 많이 읽었기에, 그리고 뜻에 공감했기에 감히 도전했습니다.


제가 경남 마산에 살아서 그런지, '피플파워, 펄북스, 산지니, 남해의 봄날' 출판사 책들은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제가 읽고 응모한 책은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이미경님이 쓰신 '동전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과 펄북스에서 출간한 '이소이 요시미쓰'씨가 쓴 '동네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였습니다.

 

11월 초에 서평을 모두 써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12월 15일에 발표한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정말 솔직히! 3등, 정말 운 좋으면 2등까지 기대했습니다. 기대만!!! 했습니다. 한국에 책을 많이 읽으시고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데 어찌 감히 제가 쓴 서평이 순위권 안에 들 것인지. 기대도 못했습니다. 3등, 2등은 옆에 분들께 허세 떤다고 그냥 뱉었던 말입니다.


서평을 제출하고 나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이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라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네 김용만님이시죠?"

"네 어디시죠?"

"네 여긴 학이사 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학이사요? 네 어떤 일이십니까?"

"서평공모전에 응모하셨죠?"

"네"

"네 김용만님 축하드립니다. 1등으로 선정되셨습니다."

헉!!!!

"네???? 뭐...뭐라고요? 제가 1등이라고요????"

"네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압!!!!!!!!!!!


"정말요???제가 1등이라고요? 오 마이 갓! 정말입니까? 제가요? 제가 쓴 글이요? 오 마이 갓,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찌 이런일이...실수하신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12월 21일 저녁에 시상식이 있는데 참여가능하신가요?"

"당연하지요!!!! 가겠습니다. 조퇴하고 가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럴수가...내가 다른 대회도 아니고 서평공모전에 1등이라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학이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오 마이 갓. 수상자 제일 위에 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두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페이스북과 지인들에게 얼마나 자랑질을 했는지.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시상식날이 되었고 간만에 대구로 향했습니다. 운전이 즐겁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있었습니다. 창원에는 없는데...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 시작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둘러봤습니다.

2층에 북카페가 있었습니다. 진짜 북카페였습니다. 출판산업지원센터라 그런지 앉아 계신 분들이 모두 중후해 보였고 작가분 같아 보였습니다. 대표님을 만나 인사를 했는데 왠지 제가 있을 자리 같지 않아 인사만 드리고 나왔습니다. 건물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2018 대구 올해의 책', '대구는 책관련 이런 행사도 하는구나.' 부러웠습니다.

'대구출판인쇄디자인공모전' 작품 전시회도 하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옛날에는 책 내용만 집중했습니다. 요즘은 책 디자인도 눈에 들어옵니다. 책표지와 제목에 따라 손이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간 관련 정보를 거의 접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책 디자인과 저자, 제목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공모공간을 둘러보며 '참 이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시상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정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감히, 방명록도 적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내가 1등이 맞나?'는 의심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다 옆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사랑모아독서상 김용만' 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딱!!!

'꿈이 아니었어...ㅠㅠ'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유명하신 분들의 격려사와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출판업계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 같은데 저는 처음 뵈서..ㅠㅠ

제가 감히 상을 받았습니다. 상장, 상패, 상금을 받았습니다. 믿지 못할 정도로 과한 상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ㅠㅠ

상을 받은 것도 좋았지만 출판업 관련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산지니 대표님도 만나뵈었고 펄북스 편집팀장님도 인사드렸습니다. 제가 읽었던, 좋았던 책을 출간한 출판사 관계자분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연예인 만나는 특별한 감정이었습니다. '무슨 출판사 누구 십니다.'라고 내빈 소개할 때마다 '우와!!!! 저 분이셨구나. 우와....'라며 속으로 감탄했습니다. 티내면 부끄러울까봐 속으로만 탄성을 지르며 겉으론 덤덤한 척 박수쳤습니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심사평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모아 독서상을 받은 서평은 투박했습니다. 하지만 서평으로서 갖춰야 할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책은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성해지기 위해서 읽는다라는 대목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단으로 활동했었고 책을 꾸준히 읽으며 서평을 써왔습니다. 아는 척하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으며 돈을 더 벌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서평공모전에서 1등으로 선정되고 나니 마음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냥 혼자 쓰는 글이 전문가분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어? 내가 쓴 글이 1등이라고??? 혼자 쓰는 글인데 다른 분들도 공감해 주시는 거네? 내가 글을 영 못쓰는 것은 아닌가봐.'라는 생각 들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제 글을 전문가분들에게 평을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서평전이 있으면 '나보다 훨씬 지적이시고 책 많이 읽으시고 글 잘쓰시는 분들이 모이는 곳이니 어찌 내가 감히 명함을 내밀어?'라고 지레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이사에서 주최한 '사랑모아독서대상'은 지역 출판사 책들만으로 한정했기에 더 애착을 가졌고 서평을 썼습니다. 물론 엄청난 정성을 들였던 것은 아닙니다.ㅠㅠ. 하지만 보통때와는 달랐던 것은 주위에 책 좀 읽으시는 분들께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고 의견을 들어 약간의 퇴고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상은 제가 잘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좋은 책을 내 주신 지역출판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업계를 위해 대회를 주최하신 분들 덕분입니다. 


저는 아마 이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서평을 계속 썼을 것입니다. 막상 상을 받고 나니 더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좀 더 정성을 들여 서평을 써야 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내 이름의 책을 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다보니 '내 책을 쓰고 싶다.'는 희망이 계속 솟아납니다.^^;;


제 인생에 큰 상을 받은 적이 몇 번 없지만 이번 상은 특별했습니다.(상금 때문만이 아닙니다. 알지요?^^;;)


글을 쓴 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가 쓴 서평으로 지역 출판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사지만 지역 출판사라는 한계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학이사에도 공감의 박수를 보냅니다. 상을 수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페북신청이 엄청 들어왔습니다. 한분 한분 수락하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의 페친 신청을 받다니...ㅠㅠ...정말 영광이야...'


제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이제 저는 동네에선 한 서평쓰는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4년간 꾸준히 글을 써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서평단으로 활동했던 근 2년간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쓴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제일 컸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제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재주 중 하나인 글쓰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제 이름이 적힌 제 책을 출간할 것입니다. 받은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나눌 때 더 행복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읽는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며 실천할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 읽고 글 쓰며 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책을 꾸준히 읽으시는 분들께 2019년 사랑모아독서대상전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대회의 의미가 좋습니다. 공감하시면 내년에는 꼭 도전하시는 걸로. 그리고 선정되시면 소개해준 마산청보리 김용만샘 덕분이다는 멘트를 꼭 부탁드립니다.^^;;


마산청보리!!! 서평전에서 1등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는 별 일이 없으면 매주 주말 아이들과 마을 도서관에 갑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책을 보고 저는 제가 읽을 책을 고릅니다. 욕심이 많아 일주일에 5권 정도를 빌립니다. 다 읽지는 못합니다. 해서 재대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빌리는 책을 보면 제가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를 나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제가 빌리는 책 종류는 주로 에세이나 감정관련 책들입니다. 생활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가보니 한 켠에 <아무튼>으로 시작하는 작은 책들이 주루룩 꽂혀 있더군요. 대충 봤었지만 빌렸습니다. 우선 이 책은 얇습니다. 읽는데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140페이지 정도 되는 책들입니다. <아무튼, 방콕> <아무튼, 쇼핑> <아무튼, 서재>를 빌렸습니다. 우선 폈던 책은 <아무튼, 방콕>입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펴게 된 이유는 좀 웃깁니다.


제목만 보고 '방콕이라, 방에서 콕있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겠구나. 궁금한데 저자는 방에서 뭘하고 지낼까?'라는 생각으로 펼쳤지요.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진짜 방콕에 여행간 이야기를 쓴 책이었습니다. 잠시 멘붕이었지만 책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재미있었거든요.^^


책 제일 앞장에 아래와 같은 소개글이 있었습니다.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함께 펴냅니다.


아하, '아무튼'은 세 출판사가 펴내는 에세이 시리즈구나. 책의 속내를 알고 나니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아무튼, 방콕'은 '김병운'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반년 전 어느 날,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으로 미국행 항공권을 발권했다. 시애틀과 포틀랜드,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를 약 20일간 걸쳐 둘러보는 야심 찬 여정이었다....하지만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좀 갑갑해졌다. 열두 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도, 도시 간 이동을 비행기로 해야 하는 동선도, 짧다고 생각하면 짧지만 길다고 생각하면 길 수 있는 일정도 전부 다 부담스러워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본문 중)

결국 저자는 150불이라는 거금의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미국행 여행을 취소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 상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방콕을 여행지로 결정합니다.

방콕행 항공권을 새로이 검색하고 예약하고 발권하는 데까지는 채 하루도 필요치 않았고, 방콕에 대한 애정이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은 애인이 단지 방콕이라는 이유로 동행을 결정했다. 방콕은 늘 우리가 함께였떤 도시이고, 늘 우리가 함께여야 하는 도시이므로, 방콕은 또 한 번 이겼고, 우리는 방콕에 간다.(본문 중)

저자와 애인분은 방콕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방콕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익숙합니다. 그리고 방콕을 아주 좋아합니다. 방콕의 특정길에는 그들의 추억이 있고 재미가 있으며 희망도 있습니다. 그들을 결국 방콕에 가게 됩니다.


이 책은 여행지로서 방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명 여행 블로거는 아니더라도 이 책에 소개된 숙소와 식당, 골목만 가도 충분히 훌륭한 일정이 나올 듯 싶습니다.


'아무튼, 방콕'은 단지 방콕에 대한 소개책이 아닙니다. 방콕을 소재로 자신을 돌아보고, 애인과의 애뜻한 감정도 확인하는, 편안하게 잘 읽히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거짓말 좀 보태서 이 책을 펴서 읽고 두시간도 채 되지 않아 다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와 함께 방콕 여행을 다녀온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저희 가족들은 아이들도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해외여행은 단 한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후에 아이들이 자라면 해외로 가족여행을 한번 가보자는 막연한 계획은 있습니다. 아이들이 잠들었을 때 '어디가 좋을까? 여긴 어때? 겨울방학을 이용하려면 여기가 좋지 않을까? 아이가 물을 좋아하니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좋지 않을까?'라며 아내님과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결정난 것은 아니고 구체적으로 실행하지는 못하지만 여행 계획을 같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신이 납니다.


일로 가는 출장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여행은 훌륭한 활력소입니다. '아무튼, 방콕'을 읽으며 가족여행의 방향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신기한 곳, 유명한 곳을 가고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의 주목적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빡빡한 일정은 여행을 힘들게 하는 요인일 수도 있습니다. 숙소가 가장 중요하며, 숙소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좋다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 여행의 목적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 가성비 좋은 여행을 추구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얇은 책이지만 여운은 긴 책입니다. 매주 '아무튼'시리즈를 계속 읽어야 겠습니다. 타인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히 책을 읽을 이유가 됩니다. 재미있는 책, 잘 읽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잠시만 기대겠습니다. 

부제 - 혼자 해결할 수도, 도망칠 곳도 없을 때


제목에 이끌려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을 고를 당시 개인적으로 마음이 심란했었습니다.^^;


와다 히데키씨가 쓴 책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근 일본에서 씌인 심리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 좋은 심리학자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현재 일본에 상처받은 이들이 많아서 그럴수도 있다고 봅니다.

2014년에 발행되어 초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프로이드의 제자였으면서 그와 쾌를 달리 했던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씌인 책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았던 책입니다. 저도 읽고 서평을 썼었습니다.

<잠시만 기대겠습니다.>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였던 '하인즈 코헛'의 이론을 설명한 책입니다. 이전의 심리학자들이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때 '사람은 그렇게 성숙하지도 강하지도 않다.'는 주장을 했던 인물입니다. 당시의 정신분석학계에서는 '자기애'나 '의존'을 부정적으로 보았으나 코헛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애와 의존은 우리에게 필요하다. 더 나아가 자기애와 의존이 없다면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


240페이지의 책입니다. 책도 잘 읽힙니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개드리자면

1장 마음껏 응석을 부리자.(자신감이 없어도 괜찮은 이유)

2장 미움받을 용기? 없어도 충분하다.(이상적인 관계는 서로 기대기)

3장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의 기분(나 그리고 너를 소중히 하는, 코헛식 인간관계)

4장 '공감'이 바꾸는 세계(외로움도 관리가 필요하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책의 내용을 대충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정신을 다른 방향에서 보고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이 흥미로웠습니다. 잘 읽었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남들은 강해보이는 데 자신은 하찮게 보여 힘든 분들, 상대와 자신을 끓임없이 비교하며 슬퍼하시는 분들, 자신감, 자존감이 낮아 자기애가 낮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충분히 위로를 받았습니다.^^


마음과 정신에 옳은 것, 틀린 것이 있겠습니까? 개인차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바라는 나'가 아닌 '내가 보는 나'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상대에게 기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자신감이 부족해서도, 본인이 못나서도 아닙니다.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상 마산청보리의 <잠시만 기대겠습니다.> 짧은 서평이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다카하시 사치에씨가 쓴 책입니다. 책 제일 앞장에 보면 다카하시 사치에씨의 웃는 사진이 있습니다. 표정만 봐도 따뜻해 보입니다.^^ 실제로 이 책을 쓰신 분은 정신과 의사시고 1916년 생이십니다. 올해 11월이 되면 만 100세가 되시는 분이시지요. 70년 가까이 환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쓰신 책입니다.

반세기가 넘게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 환자들에게 배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힌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인생의 힌트라고 해서 결코 어려운 내용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행에 옮길 수 있지만, 자칫 귀찮아지는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저는 실행할 지 말지 10초간 고민합니다. 그 순간 마음이 불안정하다면 10초 만에 결정을 내리기  힘듭니다. 따라서 평소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자, 어떻게 하면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저는 지나치게 고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마음의 균형'을 파악해 둬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도 부디 자신에게 알맞은 균형을  찾기 바랍니다.-머리말 중

머리말 만 읽어도 사치에씨가 왜 이 책을 썼는지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은 총 5개의 주제로 펼쳐집니다.

-인생의 균형

-생활의 균형

-건강의 균형

-인간관계의 균형

-사랑의 균형


균형이 주요 키워드 입니다. 180쪽의 비교적 얇은 책입니다. 잘 읽힙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독자를 위해 친절히 편안하게 쓰인 책입니다.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균형 잡힌 마음에 대해 고민할 꺼리를 줍니다.


삶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 사람들이 싫으신 분들, 세상자체에 회의가 많이 드는 분들께 권합니다.


맺음말을 소개합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도 자신만의 균형을 찾았나요? 단 한번이라도 '이 정도면 될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면, 단 1밀리미터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균형을 찾아간다면 저에게 그 이상의 기쁨은 없습니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해지지 마세요.

너무 참으면서 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남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지 마세요.

이러한 균형을 찾아내는 분별력이야말로 어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입니다. 마음의 균형을 찾아갈 때는 재미있게 놀이하듯,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감각이면 충분합니다. 그러한 자세가 인생을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변화시켜 줍니다.

100년을 살아오면서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낍니다. 삶이란 바로 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부다 자신에게 적절한 균형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한 순간 모든 것이 좋아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모든 문제는 나에서 부터 시작하고 세상에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100살 된 정신과 의사 할머니의 마음 처방전, <백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이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제우스 2018.11.25 09: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용만아 잘 지내지? 좋은 책 추천 고맙다

<어린왕자>를 읽었습니다. 이번 포함 5번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매번 읽었을 때의 느낌이 정확하진 않으나 책을 펼쳤을 때의 마음은 달랐습니다.


음..이 책을 처음 폈던 어린 시절에는 그냥 유명해서 글만 읽었습니다. 책도 두껍지 않았고 그림도 적당해서 '나도 어린왕자 읽었어.'라는 과시욕으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감동은 특별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음 읽었을 때는 책의 첫 페이지에 있는 보아뱀 그림이 유명해서 다시 펼쳤습니다. 내용은 그리 와 닿지 않았습니다. <어린왕자>의 유명한 글귀를 확인한다고 읽었습니다. 그리곤 한참 후에 또 한번씩 읽었습니다.


이번에, 제 나이 40 넘어 다시 <어린왕자>를 펼쳤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습니다.


'아...생떽쥐페리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구나.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게 이 뜻이었구나.'


이번에는 아는 척한다고, 인용할 만한 문장을 찾고 외우고자 읽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떽쥐페리는 실제로 어린왕자를 만난 것이 아닐까? 생떽쥐페리는 어린왕자가 사는 별로 간 것이 아닐까?'...


어이없는 상상인지는 알지만 실제로 들었던 생각입니다. 다 읽고 학교의 2학년 아이들에게도 추천했습니다. 


'앉아서 30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떤 책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읽으면 와 닿는 것이 다른 책이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그런 책입니다. 여러분들이 청소년일 때 어린왕자를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살아가다 한번씩 어린왕자를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어린왕자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습니다. 이 책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어린왕자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40대에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른으로 살고 있나요? 아이를 보며 살고 있나요?"


<어린왕자>를 추천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박균호 선생님이 새 책을 내셨습니다. 저는 '독서만담'을 통해 이 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글을 재미있고 쉽게 쓰시는 분입니다. 그만큼 책도 잘 읽힙니다. 어느 새 여섯번째 책입니다. 이전에 쓴 책으로 '오래된 새 책', '아주 특별한 독서',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수집의 즐거움', '독서만담'을 펴냈습니다. 저는 박선생님과 페친으로 평소 올라오는 글을 통해 이 분의 생활을 가까이서 알고 있는 축에 속합니다.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는 느낌 그대로 책 제목을 정한 것 같습니다. 본인은 작가라고 칭하기 쑥스러운 면이 있다고도 읽힙니다. 실제로 작가님은 작가가 삶의 목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단지 책을 좋아했고, 책 모으는 취미를 가졌으며, 나름 집안의 평화를 유지하는 쪽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의 부제입니다.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 박선생님은 자신의 책쓰는 노하우를 일반분들에게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쓰셨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을 했습니다. 글쓰기 책 중에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쓰인 책도 드물 것입니다.


'서민적 글쓰기' 저자인 단국대 기생충학 교수 서민씨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가 재미, 둘째가 유익한 정보, 셋째는 생각을 바꿔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셋 중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바로 '재미'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담고 있어도 재미가 없다면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박균호 작가를 알게 된 건 큰 수확이다. 박균호는 재미 면에서 검증된 저자다. 그가 이전에 낸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전작인 '독서만담' 한 권으로도 그는 책을 꼭 사야 하는 작가가 됐다.(추천서 중)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는 저의 경우와 놀랍게 일치했습니다.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교수님들의 수준이었단 말인가!!! 역시 난 평범한 독자가 아니었어.'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이렇게 통하나 봅니다. 저도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 세가지 공감하고 인정합니다. 동시에 서민교수가 박균호 선생님과 또 어떤 인연이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박균호 선생님이 추천서를 실은 것도 어색할 뿐더러 그 분 캐릭터 상 이유없이 추천서를 실을 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추천서 작전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서민교수의 추천사는 짧은 분량에 이 책에 대해 정확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 장마다 책에 관한 시원한 주제들입니다.

1장 제목은 '책 띠지 버릴까, 말까?' 입니다. 저도 정말 고민많이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새 책을 샀을 때 띠지가 이쁘기도 하고, 종이도 좋아보여 그냥 버리기 망설여질 때가 대부분입니다. 저자는 책 띠지만 가지고도 80페이지를 채워 버립니다. 띠지로 시작한 글은 동네 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장단점, 서재 꾸미기, 좋은 선물이 아닌 책, 책 표지의 의미, 헌 책 팔기의 기술 등으로 확장되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것은 분명히 특별한 능력입니다.

나는 빌려서 책을 읽지 못한다. 거의 강박에 가깝다.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아무 때나 먹고 싶을 때 먹는 간식이 맛나듯이 기간을 정해두고 반납을 해야 하는 압박감으로는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나다. 억지 같지만 독서가 주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나는 '굳이' 책을 사서 읽는다.(중략) 동네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접근성이다...그러나 장서가 너무 많아도 대체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더러 암담해지기도 한다. 자식들과 오손도손 책을 고르기에는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리고 계산대에서 줄을 서야 하는 대형 서점보다는 동네 서점이 더 적합하다...오프라인 서점이 지닌 이 같은 장점들 중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우연한 발견'의 행운을 오프라인 서점에서보다 누리기 어렵다는 것...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본문 중)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에 대해 어려운 개념없이 이렇게 깔끔하고 설득력있게 표현한 책이 또 있을까? 박균호 작가는 서민작가입니다.


2장은 더 재미있습니다. 제목은 '책을 읽다가 라면이 먹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오래 산다고? 책이냐, 영화냐? 당신을 독서가로 만드는 10가지 방법, 소설을 읽어야 할 7가지 이유, 배우 윤여정도 말했다. 시집을 읽으라고, 잡지를 읽자. 종이책인가, 전자책인가? 요리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2장을 읽고 나서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꾸준히 소설과 시집, 요리책을 읽자.' 내용을 모두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설득력있고 재미있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 당하는 기분이 좋습니다.


3장은 '이렇게 쓴다.'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자, 결국 책을 쓰게 된다.는 전제로 시작하는 장으로 본인의 책 쓴 경험, 책쓰는 방법, 페이스북을 활용한 책 읽기와 글쓰기, 아이들을 글쓰게 만드는 좋은 방법, 매력적인 서평을 쓰는 7가지 방법, 파워라이터 24인이 말하는 글쓰기 팁까지 소개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아낌없이 털어 줍니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말이지요. 3장을 읽고나서 저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래, 책은 선택받은 자만이 쓰는 것이 아니야. 나도 책을 낼 수 있겠다.'라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변했습니다.


마지막 4장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편입니다. 작가라는 인생의 서브타이틀이 주는 묘미, 돈을 받고 글을 쓴다는 것, 책을 통해 라디어 방송에 출연한 사연들, 도서관 이용 분투기로 정리됩니다. 개인적으로 1장, 2장, 3장에 비해 4장은 약간 분량 조절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워낙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재밌게 읽어보려는 분, 본인 이름의 책을 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똑똑한 사람에게 설득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설득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박균호 작가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강요하지 않지만 자연스레 생각이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 갑니다. 협박하고 사기치지 않지만 이 분의 말씀대로 하면 정말 책을 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을 얻습니다.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수없이 많은 곳을 접었습니다. 이 글에 모두 옮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 직접 책을 읽으시다보면 미소가 생기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여러번 올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번 읽었고, 서평쓰느라 한번 더 봤습니다. 이 후에도 틈틈히 이 책을 찾을 것 같습니다. 독서의 방향을 알려주고, 글쓰기의 여유도 보여줍니다. 전자책과 종이책 중 선택을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말끔히 정리되었습니다. 책은 이래야 합니다. 거창하고 어렵지 않아도 독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박균호 작가가 스테디 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허나 그는 독자가 원하는 책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작가라는 특별함보다 같은 독자라는 동질감이 느껴져 더 읽기 좋았던 책, 책을 나도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할 수 있다!'며 도장을 콱! 찍어 주는 책, 독서에 대한 소소한 궁금점을 하나씩 찾아서 답해주는 책, 바로 이 책입니다. 제목을 한번 더 일러두면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입니다. 박균호 선생님은 작가라고 불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젠 작가라고 불러야 겠습니다. 편한 작가입니다. 이런 작가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필사의 필요성을 느껴 필사책을 추천받았습니다. 박균호 작가님께서 김승옥씨의 무진기행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바로 무진기행을 구입해서 필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 책은 특별한 마력이 있습니다. 변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은 좋은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는 사회교사입니다. 해서 보통사람보다는 세계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말이지요.


책은 박정훈, 김선아님께서 함께 쓰셨습니다. 출판사에 문의해 본 결과 두 분은 부부십니다. 박정훈씨가 경험하신 것을 김선아씨가 글로 옮기시고 편집하신 책입니다. 책은 1인칭 시점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저는 두 분이 부부시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박정훈 씨 혼자 쓰신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잘 읽히는 책입니다.


박정훈씨는 2000년에 처음 멕시코로 떠났고 그 후 약 7년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라 저자가 그곳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라틴아메리카의 진짜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은 후 더 깊게 연결되었습니다. ‘아하! 이래서 이랬던 거구나.’는 이해가 절로 되었습니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소외된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약과 범죄,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위험한 곳으로 알았던 라틴아메리카의 정겹고 따뜻하며 억울할 수 있는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쯤으로 알았던 지역의 찬란한 과거를 알 수 있었고, 빛나는 라틴아메리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참 쉽고 재미있으며 유익한 책입니다. 여행에 관심 있는 분,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꼭 권하고 싶습니다.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저는 일부러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순간들을 많이 소개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라틴 아메리카의 도도한 존재감을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라틴아메리카는 결코 작지 않은 대륙인데도 유럽 중심으로 쓰인 역사책에서 소외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 대륙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낄 기회가 많지 않지요…….이 책을 읽으면서 그 지역에 알록달록 화려한 색깔을 입혀 나가면 좋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정말 강렬한 색채를 가진 대륙이거든요.


박정훈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멕시코로 건너갔습니다. 약 7년간 멕시코시티에 머물면서 교민 신문인 <한인매일신문>취재부장, <한겨레21> 중남미 전문위원 등으로 일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취재하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에 기고도 했습니다. 


그가 멕시코로 떠날 때 멕시코가 스페인어를 쓰는 지 아닌지조차 긴가민가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고 합니다. 거의 준비 없이 비행기를 탄 셈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발을 디딘 멕시코에서 그는 수많은 행운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행운을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책은 <1부 혼혈, 구릿빛 피부의 사람들>, <2부 엘도라도에서 혁명의 나라로>, <3부 인생은 곧 카니발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담긴 내용은 풍성합니다. 


1부에서는 우주적 인종인 메스티소이야기, 아즈텍, 잉카 마야 문명, 전 세계를 구한 옥수수와 감자, 최고의 디저트 초콜릿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2부에서는 금광의 발견, 바나나 공화국, 해방자 볼리바르, 자연의 축복이며 자원의 저주라고 말하는 아마존과 안데스, 체 게바라의 쿠바 혁명,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된 정치가 룰라와 무히카를 소개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세계를 매혹한 라틴 댄스, 세계 최강 삼바 축구를 소개합니다. 제목만 들어도 매력적이지 않은가요? 이 책은 짧은 시간, 단 한권으로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알 수 있는 참 친절한 책입니다.


흔히 노예무역이라고 하면 미국으로 팔려간 흑인 노예들을 상상하는데, 사실 그 수로만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 간 흑인이 훨씬 더 많아요. 단일 국가로는 브라질에, 단일 지역으로는 카리브 해에 가장 많은 흑인 노예가 건너갔습니다.(본문 중)


저도 세계사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교과서에 라틴아메리카 흑인 노예 역사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 해안과 미국 남부의 목화 재배를 위한 대규모의 흑인 무역만이 언급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즉 그 수로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간 흑인이 훨씬 많았지만 세계사에는 다뤄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세계사란 강한 나라 위주의 역사가 아니라 진실의 역사가 다뤄져야 합니다. 


흑인이 가장 많이 잡혀갔기에 라틴아메리카에는 자연스레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아이들이 태어났고 물라토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흑인과 원주민 사이의 아이는 삼보라고 불리고 있지요. 즉 라틴아메리카는 역사적으로 혼혈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오늘날에는 이 모든 혼혈인종을 그냥 메스티소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학교 시험에 라틴아메리카 혼혈족을 부르는 명칭이 자주 출제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지 명칭이 아니라 혼혈인이 많아진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바퀴, 도르래, 철기 없이 만들어낸 뛰어난 건축물과 수학, 미국과 달리 원주민이 직접 정치에 뛰어든 여러 나라들, 라틴아메리카가 전 세계인에게 준 위대한 선물, 옥수수, 감자, 초콜릿,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에 왜 해적이 많았는지, 혁명의 아이콘 체게바라,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원주민들을 어떻게 학살했는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를 어떻게 간섭했는지 등 다양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호기심으로 폈던 책이었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고 다 읽고 나선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던 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소년이 읽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책이고 다양한 사진자료는 책을 더 풍성하게 해 줍니다. 저자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호감이 생겼습니다. 저도 다음 책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사실주의 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존중받을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땅이지만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땅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습니다. 세상에 호기심이 많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라틴아메리카는 멋진 곳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재미있는 시집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며 일상을 솔직하게 적은 시집입니다. 육아는 분명 힘든 일이고 책 내용을 봐도 어려운 일인데 시집을 읽다보면 왠지 모를 웃음이 계속 나옵니다. 


저는 남자고 아빱니다. 저도 아이를 키울 때 아내님과 싸운 적이 있습니다. 아내를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힘든 데, 집에서 조차 뭐라고 하니 짜증났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고 나선 아내가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집은 아빠들이 읽어야 하는 시집입니다.


“와 진짜 완전 웃긴다. 정말 이래요. 속이 다 시원하네. 애 키울 때, 진짜 이랬어. 이 책 누가 쓴 거예요?”


시집을 직장 동료 분들에게 읽어보라고 줬습니다. 보시는 분들의 반응입니다. 어떤 분은 웃는다고 일을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사무실 한 켠에선 키득키득 하는 웃음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무슨 일인지 가봤다니 이 책을 읽고 계셨습니다.


“진짜 그리 재밌어요? 공감돼요?”


“진짜 공감 100%예요. 나도 애가 좀 컸는데, 딱 이 마음이었어요. 정말 재밌네요. 다른 분들께 사서 선물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니 처음엔 웃는다고 눈물이 났다가 뒤에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네요. 정말 이 책을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의 즉석 평들입니다. 한결같이 왕추천이라고 하시더군요.

<딸 나요미와 외출 중인 서단님>

서단님은 이 책이 첫 번째 책이라고 하십니다. 첫 아이를 키우며 생긴 일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서단 시인은 특별한 분이 아닙니다. 이웃집의 흔한 엄마입니다. 시인의 말입니다.

아이는 참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육아는 정말 힘들 때가 많지요.

아이는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 같아요.


외롭고 지칠 때

육아시가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다

웃음이 나와

웃는 얼굴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를 읽다

가슴이 뭉클해서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육아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아기는 보살님, 2부 엄마의 마음으로, 3부 남편이라는 자, 4부 친정 가는 길에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정말 재밌습니다. 읽다보면 공감이 되며 웃음이 터집니다. 평범한 일상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이게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리고 육아시집은 구성이 특별합니다. 시가 있고 제일 아랫줄에 제목이 있습니다. 시와 제목의 조화가 또 한번 웃음을 줍니다.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요즘 

우리 집을 평정하는

한마디

<응애>


집착할수록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아기 코딱지>


안아 올리자마자

끅 트림이 나오고


울다가

톡 왕코딱지가 빠지고


손가락 물고

스르르 잠이 들고

<운수 좋은 날>


안 잔 건 아닌데

잔 것도 아니다.

<아기 엄마의 잠>


아기 낳기 전에는

감이 안 오고

아기 낳고는

볼 시간이 없다.

<육아서>


시 한편 한편이 너무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속이 시원한 부분도 있고 눈물이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피곤하고 힘든 일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쓸 수 있구나. 이게 바로 시인이구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시집 전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접어두겠습니다. 도서출판 띠앗의 <육아시집>, 직접 사서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서단님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1. 육아 시집을 쓰신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육아 카페와 SNS에 육아시를 써서 올렸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다들 육아시가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해 주셔서 신나서 쓰다 보니 꽤 많이 썼더라고요. 책 내라는 분들도 계셨고요. 육아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는데 육아시집을 통해 꿈을 이룬 셈이네요. 제 이름으로 된 책을 꼭 내고 싶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너를 이렇게 아끼고 사랑했었다. 너를 이렇게 키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딸아이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해요.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함께 보며 웃고 위로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육아시집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2. 서평을 찾아보니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며 엄마들의 평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시 자체도 상당히 읽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의도한 것인가요?

-의도했다기 보다는 아이를 키우면서 관찰한 것, 생각한 것, 느낀 것들을 그때 그때 메모해서 시를 쓰다보니 아이 키우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고 생각했던 일이니까요. 육아의 보편성이랄까요?


3. 시집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우아함, 아름다운 문장을 써야 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시집은 우아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진짜 일상을 여과 없이 옮긴 것 같은데요. 영향 받은 곳이 있다면요?

-삶이 드러난 시, 나만이 쓸 수 있는 시, 쉬운 말로 쓴 시, 누구에게나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그런 시가 좋은 시라고 이오덕 선생님과 그 제자분들의 책에서 배웠어요.


4. 육아시집 이후 다음 책 출간 계획은 있으신가요?

-딸과의 마주 이야기(마주보며 나눴던 이야기), 엄마의 마음 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둘을 잘 버무려서 책을 내고 싶네요.


5. 육아생활을 하고 있을 엄마, 아빠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다들 아이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저는 애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지 정말 몰랐어요. 물론 행복한 날이 훨씬 많았지만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날도 있었어요. 아이에게 화를 내고는 나한테 더 화가 나고 좌절할 때도 종종 있었고요. 엄마, 아빠란 말이 참 무겁지만, 우리 함께 아이들을 잘 키워보아요. 아이 키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6.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어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나요미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 겁니다.


이 시집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누구를 위해 내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의문은 마지막 시를 읽으며 해결되었습니다.


위대한 여신들!


<엄마>


서단님은 시는 본인을 위해 쓰셨고 엄마들을 위해 시집을 내신 것 같습니다. 


저절로 자라는 아이는 없다고 하지만 그냥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은 말씀하십니다. ‘육아를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분란이 시작된다. 육아는 힘든 것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저는 이 말에는 공감하지만 육아를 엄마들만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힘듭니다. 육아는 엄마들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입니다.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님을 보며 존경의 마음이 생겼습니다. 


엄마들은 이 책을 읽으며 공감받는 여유를 느낄 것이고, 아빠들은 이 책을 보며 아내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저희 어머님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엄마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시집입니다.


육아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감동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육아가 궁금하신가요? 서단님의 육아시집을 추천합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지만, 엄마의 마음도 알아야 하는 귀한 일입니다. 육아시집은 엄마와 아빠,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고코더 2018.05.04 08: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육아를 시로 표현할수있다니ㅎ
    재밌겠는데요

생활형 검사의 사람공부, 세상공부. <검사내전>을 읽었습니다. 검사 같지 않은 검사가 쓴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언론에서 검사라고 묘사되는 캐릭터는 예리하고 냉철하고, 정의롭거나, 불의에 타협하거나 타협하는, 일반인들과는 노는 물이 다른 직업입니다. 왠지 똑똑할 것 같고, 왠지 범죄자들을 꼼짝 못하게 할 것 같고, 술도 거하게 마시고, 독한 분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영화속 검사가 실제의 모습일까? 진짜 대한민국 검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검사내전은 검사의 고귀함, 위대함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특권 의식 없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 같은 검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검사의 사생활, 법에 대한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꺼리를 던져줍니다. 쉽게 쓰인 책이고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대한민국 검사에 대해 친근함을 느낄 수 있고, 법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지은이는 김웅씨입니다. 현재 공안부장을 하고 있는 실제 검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하여 적은 책입니다. 추천사를 소개합니다.

(김웅검사는) 차장검사와 법원수석부장판사가 술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을 호출해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오는 지 내기한 일화를 전화면서 “부르기면 하면 마냥 달려오는 것을 바랄 거면 개를 기르면 된다.”고 말한다. 자신은 가지 않았고, 다음 날 내기에서 진 차장검사에게 욕을 먹은 부장검사가 훈계하자 그는 “그럼 제가 술 마시다 차장님을 불러도 차장님이 나와 주나요?”하고 물었단다…….김웅 검사에 따르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고행할 수 있을”만한 간격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김민섭 추천자 중)


지은이가 보통 사람은 아님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만 읽고서도 “오! 이 사람, 매력적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엮여 있습니다. 1장의 제목은 ‘사기 공화국 풍경’입니다. 대한민국에 사기가 얼마나 판을 치고 있는지, 사기꾼들이 얼마나 악랄한지, 너무나 흔한 사기 수법, 자신은 절대 사기 당하지 않는다고 외치나 사기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기 관련 범죄들,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 적나라하게 소개합니다. 결국 사기는 욕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한국은 사기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합니다. 1장만 읽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기 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이며,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천혜의 환경 조성으로 우리나라 사기범의 재범률은 77%에 이른다. 처벌을 받은 사기꾼 10명 중 8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뜻이다. 사기범의 55%는 5개 이상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이건 확실히 비정상이다. 이렇게 사기범의 재범률이 높은 것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본문 중)

저자는 사기의 공식을 소개하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그가 소개한 사기의 첫 번째 공식은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 둘째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서는 안 된다. 즉 사기꾼은 없는 사람, 약한 사람, 힘든 사람, 타인의 선의를 근거 없이 믿는 사람들을 노린다. 셋째,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 당하는 지름길이다. 남이 하는 말을 그냥 듣고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고 당부합니다. 그냥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것은 모조리 거짓말이라고 강조합니다. 결국 사기는 행운을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속임을 당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다만 사기꾼들은 그런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섬뜩하지만 맞는 말 같았습니다. 김웅씨는 말합니다. 제발 사기 당하지 마시라고, 사기 당하는 피해자가 되지 마시라고, 동시에 사기죄에 대한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인이기에 외칠 수 있는 말입니다.


2장의 제목은 ‘사람들, 이야기들’입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사람들은 검찰청을 두려워하나 검찰을 밥(?)으로 보는 사람도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연있는 고소왕들을 소개합니다. 뭐든 단순한 것은 없으며,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더하여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생각도 소개합니다. 저도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이 부분이 가볍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피해자에게 이중의 상처를 준다.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일말의 책임을 지우면서 자신의 도덕적인 가책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들은 학교폭력을 벗어나지 못해 차가운 아파트 옥상까지 몰리게 된 아이들의 심정을 알지 못한다.(본문 중)

저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며, 그가 내린 결론을 슬라보에 지젝의 말을 인용해 정리합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저자는 3장, 4장까지 거쳐 법의 역할과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시작은 가벼운 에세이 형태지만 뒤로 갈수록 무게가 더합니다. 단지 시간 때우기용의 책이 아닙니다. 현실의 검사를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괜찮은 구성입니다. 처음부터 딱딱하게 시작하면 384페이지 끝까지 읽기 힘들었을 겁니다. 


최웅씨는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검사입니다. 앞으로도 그의 이름이 적힌 또 다른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검사에 대한 책이었다면 다음에는 또 다른 주제의 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덤덤해 보이지만 현실을 예리하게 보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공부, 세상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검사도 사람입니다.

검사내전 - 10점
김웅 지음/부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