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57

수행평가 한다는데 아이들이 저래 웃네요.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학년 아이들은 어느 새 올해만 넘기면 고3이라는 생각에 표정들이 사뭇 비장합니다. 이번에 또 수능제도가 바뀐다고 합니다. 사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이 보기 때문이죠. 아무튼 우리는 당장 중요한 것부터 치러야 했습니다. 바로 2학기 한국지리 수행평가죠. 1학기 수행평가는 국내여행 콘셉트로 큰 호응을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조사를 하고 나서 가족들과 여행을 직접 다녀온 학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카톡이나 문자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연락을 했지만 사실 내가 한 것은 없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조사하고 준비하여 발표한 학생들의 공이었죠. '내가 무슨, 니가 열심히 한..

잊지못할 2학년 2반 종업식을 마치며...

"선생님~~~~" 12월 중순 이후로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사실 학교에 가기 싫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를 기다려 주었다. 오늘은 졸업식 및 종업식이 있는 날. 용기를 내어 학교를 찾았다. 마지막 종례를 하러 교실에 올라갔다. 중간 중간에 만나는 아이들이 흠칫 놀라며 반갑게 인사한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꺼.""그래 잘 지냈냐?""네 선생님. 보고싶었습니더." 달려와 한아름에 안기는 아이들.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의 학교생활은 멈추었다. 아니 나의 모든 생활은 멈추었다. 학교의 학생들로부터 꾸준히 연락이 왔다. '선생님. 보고싶습니더. 잘 지내시지예?', '선생님 저희 반 이번 축제에서 2등 했습니더. 선생님 덕분입니더.' '선생님 언제오십니꺼. 저희 기다리고 있습니더..

오늘의 교실은 야구장이다!!

1학기 2차고사가 끝이 났다. 선생님들도 문제내랴 채점하랴 바쁘지만 가장 분주한 상대는 아이들이다. 1등은 1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학입시라는 관문은 어떤 형태로든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이번 시험은 좀 특별했다. 9반 담임이신 전희원 선생님께서 시험치기 몇 주 전에 아이디어를 내셨다. “우리 이번 시험 마지막 날 단체로 야구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때마침 NC다이노스(이하 NC)의 홈경기가 잡혀있었다. “오 좋은 생각인데요.” 사실 마산에선 야구에 거의 광적인 팬들이 많다.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애들이 좋아할까요? 애들은 아마 PC게임을 더 좋아할텐데..” “우선 한번 모아보죠.” 약 50여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담임선생님 4분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

풍물치며 꿈을 키워요.

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

교실에서 떠나는 여행.

2013.6.18 이번학기에는 특별한 수행평가를 준비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가상의 여행 보고서 작성 및 발표하기. 많은 아이들이 의아해 했다. "선생님 그게 뭔가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번 수행평가는 기존의 시험시간 중에 치르는 서술형 형태와는 다릅니다. 선생님이 약 2달 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기간에 조별로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통해 이동 방법, 맛집조사, 체험꺼리 등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조원이 3명이면 2박 3일 코스로, 4명이면 3박 4일 코스로 준비합니다. 여러분들의 보고서는 발표가 끝나면 자료로 만들어서 여러분께 다시 배부될 것입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실제로 여행을 갈 수 있..

마피아 게임.

2013.6.7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

스승의 날.

2013. 5.15 스승의 날이다. 해가 갈수록 이 날이 참 쑥스럽다. 내가 이놈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많은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오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리반 귀요미들은 사탕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주며 하루종일 걸고 다니란다. 고마운 놈들이다. 이 놈들과 함께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벚꽃 축제.

2013.3.30 반 아이들과 진해 벚꽃죽제에 왔다. 올해는 남녀 합반이라 반 단합 체육대회를 대신하여 꽃놀이를 온 것이다.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별 이벤트 없이 단지 사진찍고 구경만 하고 다녔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 좋았다. 이 아이들을 교실과 독서실..학원에만 내 모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숨을 쉬어야 하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 진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늘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지낟. 이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Jinhae Cherry Blossom Festival (진해 벚꽃 축제) by hojusaram

부모님 상담.

2013.3.27 부모님들과 만났다. 부모님들을 뵐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담임교사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너무나 감사하게 모든 어머니께서는 나를 좋게 봐 주셨다. 사실인지는 알수 없으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시며 감사해 하셨다. 어머니들께 말씀드렸다. '전 교사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인간인지라 실수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땐 언제라도 연락주십시오. 연락주신다고 해서 제가 자녀분들을 혼내진 않습니다.^-^;' 한바탕 웃었다. 어머니들게선 아주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교사란 참 특별한 존재같다.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힘을 줄수도 있으나 상처도 줄 수 있는... 나의 교사생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당히 말할 수 있..

가정방문.

2011.11.23 우리반에 훈이가 있다. 이녀석은 일년을 학교를 더 다니고 있다. 즉 나이는 2학년인데 학교를 다시 들어와 1학년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이 놈이 문제아여서 반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지켜봤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너무나 성격이 좋고 붙임성이 좋아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을 잘 하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훈이의 단 한가지 단점은! 바로 무단결석이다.. 아버지, 남동생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일찍 나가시고 늦고 들어오시는 관계로 이 놈 둘이서 챙겨서 제 시간에 학교 오는게 좀 힘든 것이다. 해서 훈이는 학기초부터 무단지각, 무단 결석이 좀 잦다. 달래도 보고 위협도 해보고 체벌도 해보고, 아버님 과 대화도 해보고, 숙제도 내어보고, 아버..

두 아이.

2004.12.06 두 아이가 있었다. 두 친구는 상당히 친한 친구였으나 2학기 들어 한번 크게 싸운뒤 생각이 많이 달라진 친구들이다. 한 친구는 당시 일방적으로 맞아서 상대친구에게 무서움을 가지고 있었고 .. 때린 아이는 아무런 뒤끝도 없이 지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때린 아이는 전과 같이 이 친구에게 놀러가자고 말을 하고 쉬는 시간에 장난도 쳤다. 하지만 맞은 아이는 .. 때린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공포였다.. 쉬는 시간에 자신을 건딜까봐 무서워서 화장실에 숨어 있었고.. 마치고 자신을 데리고 가서 때릴까바 항상 늦게나 아니면 일찍 학교를 나서야만 했다... 오늘 두 친구와 함께..아니 두 친구와 친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모두 4명의 친구들과 앉아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시험기간..1..

2004.11.29 매를 들었다. 종례시간.. 모두들 무릎꿇고 책상위에 올라가라고 했다. 눈을 감으라고 했다. 조용히 말을 했다. '활발하고 유쾌한 것은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선생님 또한 여러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께 여러분들이 야단을 맞고 좋지 못한 말씀을 듣는 것을 보면 선생님은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또한 좋지 못한 말을 우리반이 들을때도 선생님은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반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 꾸중을 들을때..선생님은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여러분. 선생님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매를 들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매를 드는 선생님은 지금 마음이 유쾌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지금의 매는 선생님이 여러분들을 ..

지금 교실에선.

2004.11.22 한달전인가? 3학년들 기말고사 치기 한 2주 전에.. 난 이미 교과서를 모두 끝냈다. 그것도 3학년 사회와 1학년 도덕을 거의 동시에..ㅡ.,ㅡ;; 주위의 놀람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난 일부러 일찍 진도를 끝냈다. 의무라고 하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놈을 빨리 밀어내고 싶었다. 그리곤 하고 싶은 수업을 하고 싶었다. 내심 생각으로는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나또한 즐거운..소위 말하는 의무감이 없는 자유로운 수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시험 끝나고 첫시간...뭘할까 막막했다. 호계중학교 사회선생님께서 연구 수업으로 준비하셨었다던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천해 보는 협동학습에도 흥미가 있었고 아이들이 하자고 하는 지속적인 스피드 퀴즈.. 등등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

장기자랑.

2004.11.18 오늘은 우리학교 축제하는날.. 올해는 강당에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장소가 없어 전시회와 반 장기자랑만을 하게 되었다. 난 어제 학교에 못나와 내심 걱정도 되었다. 이 친구들이 장기자랑 준비를 잘 했을까.. 사실 오늘 학교에 와서도 .. 아니 장기자랑 하는 그 순간까지 의심을 했었다. 교실에 올라가보니 아이들 반이상이 없었다. '애들 어디에 갔나?' '구경하고 있습니다.' '헉! 그래요? 사진찍어야 되는데..여러분 모두 함께 갑시다.!!!' 이 친구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우루루~~~갔다. 예상외로 우리반 친구들의 작품이 많았다. 그 옆에서 사진 한장씩 찍고..(사실 이때부터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2학년들이 들어오길래 교실로 돌아왔다. 곧이어 시작된 장기..

힘의 차이

2004.11.10 어제 쉬는 시간이었다. 교무실 밖에서 민이와 석이의 얼굴이 보이는 것이었다. 둘 다 얼굴이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다. '선생님~~' 작게 부른다. '어 그래' 하며 나갔다. '무슨일이니?' 민이가 말한다. '선생님 규가요. 석이를 저거 집에 강제로 데려 가서요. 막 이것저것 심부름시키고요. 안하면 욕하고 그래요.' 놀랐다. '석아. 민이 말이 사실이니?' '네..' 대답을 하면서 석이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았다.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 이 일을 해결해야 겠구나. 민이가 이렇게 석이를 위해 선생님께 함께 와서 말을 해주니 참 고맙구나. 그리고 석이도 용기를 내어 선생님께 말해주어 너무 고맙다. 함께 노력해보자.' '선생님..' 석이가 부른다. '..

학급회의.

2004.11.05 수업을 모두 마치고 종례를 하러 교실로 갔다. 4층에 도착하여 교실쪽으로 확~몸을 트는데! 헉!! 홍이가 골마루에 엎드려 울고 있는 것이다. 한 손은 허리에 갖다둔채.. 헉! 이 친구는 꼬리뼈가 심하게 좋지 않다. 그래서 지금도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난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이 일이 심각한 일이라고 느꼈다. 우선은 교실로 홍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홍이는 여전히 울면서 자리에 앉아 엎드려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선생님은 지금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홍이가 이렇게 골마루에 엎드려 울고 있는데 우리 친구들의 무관심함에 놀랬습니다. 그리고 오늘 뿐만이 아니라 선생님은 그 전에도 홍이가 우리반에서 좀 힘들게 생활하고 있음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75주년 학생의 날

2004.10.31 어저껜 마산 댓거리에서 전교조 마산지회가 주최한 제 75주년 학생의 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권리찾기구간, 현실구간, 학생들이 알아야 할 인권선언문, 외국인 노동자 문제, 마산에서 있었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사진 등을 길거리에 전시했으며 오후 3시 30분 부터는 인근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공연을 하며 학생의 날을 기리는 행사였다. 난 학교 마치고 바로 가서 앵글조립, 그림 개시 등 일을 했다. 아주 분주했다. 행사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아이들도 한명두명씩 모이는데 조립은 왜이렇게 안되는지..아무튼 시간에 딱! 맞게 준비되었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길놀이부터 시작해서 마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에서 준비한 각 학교의 장기자랑들이 시작되었다. 풍물과 수화, 그리고 댄스가 주류..

교원정보화 시험.

2004.10.29 다음주면 11월.. 어느 새 가을이라는 놈은 향기를 풍기더니 이내 자취를 감춘다. 곧 바바리 코트의 계절이 오는가?^-^;; ----- 오늘 무슨 컴퓨터 시험을 치러 갔다. 교원정보화 무슨무슨 시험.. 필기는 합격했고 오늘은 실기 시험치는날. 상당히 긴장했다. 공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찝찝했다. 시간은 가고 드디어 오늘 아침. 결전의 날은 밝았다. '크..학교가서 하면 되겠지.' 학교가선 수업만 했다. '점심때 해야지.' 밥만 먹었다. '쉬는 시간에 해야지' 쉬었다...ㅡ_-;; 그리고 시간이 되어 출발했다. 이 때의 나의 기분은 될때로 되라는 .. 정 모르면 도움말 찾아보고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시험을 쳤고. 최선을 다했다. 당락은..

우리 반.

2004.10.25 요즘의 난..I Message를 한참 연습중이다. 사실 작년부터 연습했으니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젠 어느정도 입에 붙었다고 생각하나 정말 화가 날때는 You Message를 쓰는 나자신을 본다. 정작 쓰야 할때 쓰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실제로 거의 I 메세지를 쓴다. 훨씬 밝고 부드러워진 아이들을 보며 말이다.^-^ ---- 요즘 우리반은 아주 좋다. 영이도 착실히 공부하고 있고 마치고 애들 집에간 후 남아서 나랑 약속대로 영어공부를 계속 한다. 이놈이 단어도 전혀 모르길래 친구들한테 도움을 청해서 영단어 밑에 한글로 소리나는 대로 우선 적고 다음 뜻을 외우고 그것을 방과후 나에게 검사맡는다. 첨엔 상당히 모르더만 어젠 열심히 한듯 자신있게 와서 검사를 ..

Ego-gram

2004.10.21 Ego-gram. 이라고 하는 자아검사지를 손에 넣게 되었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 반 놈들한테 직접 실시해보았다. 에고 그램은 사람의 성향을 크게 5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프로그램. CP(비판적 어버이) , NP(양육적 어버이), A(어른) FC(자유런 어린이), AC(순응한 어린이) 이렇게 5가지로 분류한다. 처음에 이 놈들은 다른 반 친구들은 다 가는데 우리반만 남아서 하니깐 '우~~~'라면서 상당히 불만 쌓인 목소리였다. 하지만 '대신 청소안하고 집에 간다!!!' 라고 하니깐 '와~~~' 하면서 순식간에 몰두하는...정말로 이해못할 놈들이었다.ㅡㅡ; 10분 정도 지나자 한두명씩 다 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해석하는건지 묻고 날리도 아니였다. 시간이 지난 후. 모든 아이들이 다했고 결..

홍이 어머님.

2004.10.16 난 한번씩 무작위로 우리반 놈들 학부모님들과 통화를 한다. 오늘은 두분의 학부모와 통화를 했다. 한 아버님께서는 전화를 주셨고 홍이 어머니께는 전화를 드렸다. 처음의 아버님은 너무나도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는 친구의 아버님이셨다. 성적도 너무 좋은..좋은 말이 서로 오고 갔다. 대화의 내용은 너무 좋았으나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저녁 늦게.. 홍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홍이는 저번 여름방학때 가출했다고 나에게 전화를 했던 친구다. 홍이가 한번씩 얘기하는 집안의 일(부모님의..)이 사실인지 확인하?싶었다. 그리고 잦은 지각에 대한 말씀도 듣고 싶었고 이번 학교 한글날 행사에서의 홍이의 활약에 대해 말씀드릴려고 전화를 드렸다. 홍이의 말은 안타깝게도 사실이었다. 홍이는 지금 어머니와 살..

동부경찰서.

2004.10.13 동부 경찰서에서 계속 전화가 왔다. 영이 데리고 오라고. 할머니와 삼촌은 바쁘신 상태. 어저께 데리고 다녀왔다. 약속시간에 늦어 택시를 타고 갔는데 둘이 내리면서 얘기했다. '너무 비싸다. 그자.' '네' 그래도 씨~익 웃는다. 짜슥. 편했는 갑다. 우여곡절끝에 여성.청소년부를 찾아갔다. 경찰서 본부라는 곳은 생각만큼 살벌한 곳이었다. 하지만 여성, 청소년부는 편했다. 분위기가. 가니 우리가 먼저 도착한 상태. 상대방 친구는 아직 오질않았다. 오늘 영이가 경찰서에 온 이유는 지난 여름방학때 있은 절도사건에 대해 진술이 맞지 않아 대질 신문을 위해 온것이다. 곧 상대방 친구가 도착했다. 대질 신문은 시작되었고.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대질 신문끝에 결론은.. 영이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럴 땐.

2004.10.11 비록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학교생활에서 정말 저를 힘들게 하는것은. 많은 업무도 아니고 동료 선생님들과의 마찰도 아니며 개인적인 어려움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생활에서 정말 저를 힘들게 하는것은... 아이들을 못 믿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볼때입니다. 아직 미성숙하다고 정의 내려버리는 아이들.. 교육이라는...그 의미를 되새기며 참고 또 참지만 한번씩 우리 아이들을 못 믿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볼때면. 섬뜩 섬뜩 놀라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을 믿고 싶습니다. 아니 믿습니다. 한번씩의 그 친구들은 그 친구들의 문제이지 우리 아이 모두의 잘못 같지는 않습니다. 한 친구의 잘못으로 우리 모든 아이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은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찹찹합니다. 한번..

중간고사.

2004.10.5 우리반 두놈이 시험일인데 아침 자습시간에 책을 안 펴고 있다.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 '책은?' '집에서 안가져왔어요.''그래?' 뒤에 사물함에 있는 체특학생의 책을 가져다 주었다.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좀 해야겠지? 나중에 보고 갖다놔~''네~' 상쾌한 아침이었다. ---- 영이가 또 학교에 나오질 않는다. 사실 월요일 아침에 삼촌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일요일부터 들어오지 않았다고. 시험기간이라 나간것이 불보듯 뻔했다. 허험.. 이젠 전에만큼 긴장되고 떨리지는 않는다. 다만 절도라던지 소위 말하는 범죄에 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늘 시험 마치고 집에 와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스타 한게임 하고. 썬글라스를 끼고 자전거를 타고 영이를 찾으러 나섰다..

토요일

2004.10.2 우리학교는 매주 토요일 1학년들은 수업이 없다. 즉 학교에 안온다. 반별로 돌아가며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체험활동의 날이다. 내가 맡은 활동은 국악활동. 오늘은 6반 친구들의 국악활동시간. 6반은 평소에도 참 재미있는 .. 귀여운 반이다. 악기를 가져왔고 열심히 '다드래기'라고 하는 가락을 가르쳤다. 이 놈들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나도 덩달아 신이났다. 잘 치는 친구는 많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너무 많았다. 고마웠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같이 땀을 흘리며 악을 치는 그 순간.. 열심히 하는 이놈들이 너무 고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악을 할 줄 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 오른손이 닳아 없어 지는줄 알았다. 얼마나 많은 놈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는지..

추석

2004.9.29 추석의 마지막 연휴. 사실 추석이 되기전에 괜한 걱정 부터 했었다. 부모님들께서 혹시라도 뭘 준비하시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가져오지 말라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다.^-^ 다만 아이들에게 얘기했다. "오~내일부터 추석연휴네. 그럼 다음주 금요일이 되어야 다시 만나겠네. 히햐~ 좋다. 아쟈!!! 추석동안 어른들 잘 뵙고 너무 많이 먹어 배탈 조심하세요." 한 친구가 질문했다. "선생님. 추석기간에도 희망노트를 써야 하나요?" 희망노트는 우리반 친구들이 아침 자습시간에 쓰는 노트다. 그 내용은 공부든 시든 칭찬일기든 그림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하루에 반바닥을 꼭! 채워야 하는 우리반 과제다. 대답했다. "추석은 민족의 대명절입니다. 푹~~쉬고 오세요. 희망노트는 ..

체력검사.

2004.9.20 아침에 해가 상쾌했다. 아침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아침 공기를 가르며 학교를 가는 길이 너무도 상쾌했다. 루루루~~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고나 할까?^-^ "안녕하십니까!" 지나가던 1학년 놈들이 목청 터져라 웃으며 인사한다. 귀여운 녀석들. 인사 받아주며 라라라~~학교로 갔다. 나름대로 해가 떨줄 알고 모자에 태양안경을 써고 갔는데.. 이럴수가 시간이 갈수록 날이 흐려지는 것이 아닌가! 끝까지 쓰고 있었다. 오늘 나의 일은 제자리 멀리뛰기!! 많은 선생님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담당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다양한 표정과 체력검사의 재미있는 일들을 고스란히 담기위해 노력했다. 재미있었다. 순간순간 포착의 즐거움.^-^ 카메라를 들이댈때 이놈들의 표정..

한글날 자기 주도적 학습.

2004.9.19 마산중학교 1학년들은 토요일 학교에 오지 않는다. 각반은 순서에 따라 요리활동, 등산활동, 우포늪탐사, 소비자 교육, 예절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의 12가지 프로그램을 돌아가며 활동한다. 그 사이사이에 전체활동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데 다가오는 10월 9일. 즉 한글날에는 한글날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자는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을 한다. 각 반별로 맡은 일이 다르다. 우리 반이 맡은 일은 교문에서의 한글날에 대한 홍보활동과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서명운동. 기본적인 재료들은 아이들에게 사주었다. 8시 30분 부터 모둠별로 홍보물 제작과 홍보내용 상의의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잘한다. 몇몇 친구들이 우드락을 오려서 칼을 만들어 칼싸움을 하는 것등 을 ..

9월 15일.

2004.9.15 2학기가 되고 우리반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적어도 영이문제는 해결 된 듯 하다. 이 녀석이 이제 매일 나오니깐..^-^ 우선 자리를 자유배치제로 했고 청소도 반 전체가 남아서 할 필요가 없어서 반씩 나누어서 한주씩 돌아가면서 한다. 아이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자유에 처음에는 얼떨떨해하다가 지금은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당연히 나타나고 있다. 즉 수업시간의 산만함이다. 청소의 불완전함이다. 어떤 아이들은 얘기한다. '선생님 누구누구 수업시간에 너무 시끄럽습니다. 원래대로 고정좌석제로 하죠.' '선생님 누구누구 청소 잘 안합니다. 혼내주세요.' 등.. 잘 듣는다. 아이들이 얘기하는 것을 잘 듣는다.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선생님과 함께 고민해보자'..

오늘은.

2004.9.10 마산 상담모임에 다녀왔다. 금요일은 상담모임이 있는날.. 방학이 끝나고 처음 모이는 것이라 선생님들이 너무 반가웠다.^-^ 시간을 조금 넘겨 한분씩 속속 도착하셨다. 오늘은 총 7분이 참석하셨다. 우아~~~두분이나 먹꺼리를 준비해 오신 것이다.^0^ 오늘은 넉넉하게 모임을 할 수 있었다. 1학기때까지로 한 단원이 끝나고 오늘 부터는 2단원. 새로이 별칭을 정하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나의 관심정도를 체크하고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시간이 어느새 지나갔다. ... 이 모임은 너무 좋다. 내가 마음속에 있는 갑갑한 것들을 다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다. 모두다 들어 주셔서 좋다. 모두다 공감해 주셔서 좋다. 함께 고민해 주셔서 더욱 좋다. 매주 이 곳에서 실천하고 배운 것을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