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단조로웠습니다. 의미없는 삶에 힘이 빠지는 터였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 실제로는 추리소설같은 책을 원했는지 모릅니다. 동네 도서관에 갔습니다. 신간 코너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기를 30여분,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눈물? 원래 짜잖아.' 그런데 손이 갔습니다. 우연히 고른 책입니다. '함민복? 산문집이네?' 서서 책을 펴보았습니다. 선 자세로 어느 새 20여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이 책 읽고 싶다.' 빌려서 집에 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읽고 싶은 책을 가방에 넣고 집으로 올때의 설렘말입니다. 어서 빨리 읽고 싶어서 흥분하는 그 짧은 순간의 기쁨 말입니다. 서둘러 집에 왔고 스탠드를 켜고 배를 깔고 누워 책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