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서평]마을이 먼저 살아야 합니다.

마산 청보리 2014. 11. 4. 17:00

▲ 사람 사는 대안 마을 책 표지


귀농에 관심있으십니까?


작은 학교에 관심있으십니까?


어릴 적 매미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들리던 고향이 그리우신가요?


정기석씨가 쓴 '사람 사는 대안 마을'이라는 책이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기석씨는 참 재미난 이력을 가직 사람입니다. 이력을 잠시 소개하자면


"난민촌 서울에서는 말단 은행원, 비민주 노조 간부...등으로 밥벌이를 했다. 도시민으로 지은 죄가 다양했다. 마흔에 이르자 마을로 자발적 유배를 떠났다. 농헙회사 관리자...마을 연구원 행세를 하고 돌아 다녔다...오늘날 비인가 '마을 연구소'에서 혼자 일하는 척 한다. 이제 아무 짓도 안 하고 싶다. 산과 물은 맑고, 하늘과 들은 밝고, 바람과 사람은 드문, 작고 낮고 느린 '오래된 미래마을'에서 겨우 살아가고 싶다."(본문중)


마을에 아주 관심이 많은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저서들을 봐도 '오래된 미래마을(2005),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 기업(2011), 마을 시민으로 사는 법(2011), 사람 사는 대안 마을(2014)' 등, 모두 마을에 관련된 책뿐입니다. 저자는 마을을 연구하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마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듯합니다. 이 책은 농사로 일구는 경제마을, 사람을 배우는 교육마을, 놀이로 일하는 문화마을, 자연과 사귀는 생태마을.이라는 소제목으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을에 대한 저자의 확고한 신념이 자주 읽힙니다. 

'본디 마을은 관광지나 공원이 될 수 없다. 마을 주민들이 대대로 생활하고 생존해 온 박물관 같은 생활공간이다...그래서 법이나 제도보다 '마을 만들기'의 개념과 방법론부터 먼저 수정하는 게 순서다. 기왕의 '토건적 마을 만들기'는 사회 생태적 마을 살리기'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본문중)


저자는 더이상 마을을 식상한 축제나 하는 구경꺼리용으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귀농? 물론 좋치만 도시의 생활이 힘들어 선택하는 귀농은 더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농촌에서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마을에서 먹고 살기가 가능해야만 주민도 살고 마을도 살 수 있다고 현실을 이야기 합니다. 즉 '마을 만들기'가 아닌 '마을 살리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을을 살리는 방법으로 '마을 시민'들이 '마을 기업'으로 함께 꾸리는 '대안 마을'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20개의 마을을 소개합니다.


조합형 시장마을, 옥천 연주리<배바우골>의 주민 이야기입니다.

"황씨를 비롯한 배바우마을 주민들은 1980년대 대청댐으로 인해 홍수와 수몰 위험으로 고통받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대청호 주민연대를 만들었다. 수자원공사가 독점 운영하는 대청댐과 관련해 주민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대청호보전운동본부에 기꺼이 참여했다. 황씨의 말이다. '더 이상 관료들의 농업정책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농민연대를 농업발전위원회로 발전시켰어요. 자본의 힘에 취약한 유통 조직이 휘둘리지 않기 위해 옥천살림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냈고요.'(본문중)


배바우골은 주민들이 행정구역의 경계를 뛰어넘어 농민과 농민의 힘으로 협동과 연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야, 이게 가능해? 농민들의 힘으로?' 이런 사례들이 책에선 여럿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강조합니다. 다양한 직업군들의 도시민들이 귀농을 해야 하고, 마을 주민들은 귀농하시는 분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한다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적 마인드를 가지고 마을 기업을 육성하며 먹고 사는 것이 해결 될 때, 마을은 살아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마을 만들기는 혼자서는 결코 잘할 수 없는 일이다. 혼자 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그럴 필요도 없는 일이다. 마을 주민들끼리 서로의 진심을 나누고, 믿음과 진정성을 공유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공동체 사업을 위해 힘을 모을 안팎의 동업자들, 조력자들을 찾는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 중심에는 마을 주민들이 한데 힘을 모아 서로를 위하는 마을 기업을 우뚝 세워야 한다.'(본문중)


저자는 마을 주민이 행복해야 함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선?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농촌 마을이 먹고 살기 위해선? 공동체적 마인드가 필수라고 지적합니다. 별로 낯설지 않습니다. 애초에 한국의 전통 마을에서는 공동체적 마인드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마인드를 다시 살리는 것,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시로부터 귀농하시는 분들은, 개인주의적인 도시의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입니다.


마을의 형태도 아주 다양하고 내용도 다양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하지만 이 마을들이 지금 현재 굳건히 자리를 잡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마을들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영화를 찍는 마을, 새로운 공동체 사업을 꾸려 나가는 곳, 다 같이 열심히 공부하며 마을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고 또 성과도 있었습니다. 특히 한드리 마을에서 22년 만에 아기가 태어났다는 글은 정말 '울컷'했습니다.


책 속의 모든 이야기는 소설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마을들입니다. 하지만 영화처럼 낭만적인 귀농생활을 꿈꾸시면 곤란합니다. 귀농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며 마을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은 현실을 알기 위해 읽어야할 책 '사람 사는 대안 마을'을 추천합니다.


마을에는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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