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68

새벽의 무학산 등반.

2007.2.25 올해도 역시나 새벽등반을 갔다. 2월 24일 토요일 새벽 5시.. 우린 무학산 서원곡에 모여 출발했다. 근데 이놈의 자슥들은 날 가만히 두질 않았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된 문자공격.. '샘. 몇시까지 가야합니까?' '샘. 일어나셨습니까?' '샘 저는 오늘 밤샜습니다.' '뭐 입고 가야합니까?' '어디로 가야합니까?' 등등...여러 놈들이 3시부터 문자를 보내기 시작하는데. 썽나게도 거의 모든 문자들이 내가 답을 해야만 하는 문자였다. 아악!!!!! 어쩔수 없이 난 새벽 3시에 잠에서 깨어 문자소리가 울릴때마다 일일이 답을 해주고 있었다.ㅠ_ㅜ... 아무튼 시간은 흘렀고 난 2명의 아이를 태우고 차를 타고 갔다. 도착해보니 다른반 친구들 3명 포함 모두 24명의 아이들이 와있었다. 전날에..

싸움

2007.2.3 남학교라 그런지 아이들의 다툼은 참으로 자주 있는 일이다. 간단하게는 말로만 싸우면 다행이지만 간혹 주먹이 오고가는 일들이 있어 이런일이 있을 때는 해결을 위해 심히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방학 때였다. 학부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방학중인데 죄송합니더. 실은 우리 아이가 친구들한테 이런저런 일이 있어가꼬예. 걱정이 되서 전화드렸습니더.' 말씀을 쭉 하셨다. 난 한참을 들었고. '네 어머니 알겠습니다. 그런일이 있었네예. 제가 미처 몰랐습니다. 확인하고 잘 해결해서 말씀 다시 드리겠습니다.' 사건인즉. 겨울방학식 하는날 우리반의 세명의 친구가 이 친구를 때릴려는 이유로 집에까지 뒤쫓아 갔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버지가 집에 계셔서 타일러서 보냈는데 어머니께서는 아이의 학교생활이..

2006년

2006.12.9 2006년도 어느새 12월달에 접어 들었다. 올해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역시나 우리반은 올해도 최고였다. 우선 체육대회때 종합 준 우승과 응원상을 타며 상금으로 거금!! 18만원을 받게 되었다. 야호!!! 우리는 이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했고 후에 등불제(학교축제)에 이 돈을 밑천으로 먹거리 장터를 하자고 말을 모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12월 1일 학교축제가 시작되었고 각 모둠별로 3만원씩 나누어 가져 모둠별로 먹거리 장터를 했다. 올해는 교실에서 했는데 우리 10반의 메뉴는 인기 폭발이었다. 어묵, 떡볶이, 컵라면, 샌드위치 등등 맛도 정말 좋았다. 하루 동안 우리반은 행복했다.^-^ 행사가 끝나고 수입을 보니 8만 7천원.ㅡㅡ;; 쉽게 말하면 10만원 적자를 봤다.^_^;..

혁이의 집

2006.9.8 개학을 했다. 이놈들은 참으로 의젓해졌고 많이 자라있었다. 개학후 이놈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팔딱팔딱 뛰어다니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즐거워하고 있다. 나도 어느새 개학중후군에서 벗어나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 방학중 혁이가 이사를 했다고 한다. 해서 우리는 혁이집에 집들이를 가기로 했다. 신청자를 받으니 너무 많아서 두 팀으로 나누어 가기로 했다. 한팀은 내 차로 가고 나머지 한팀은 걸어서 오기로 했다. 학교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서 였다. 우리는 출발했고 혁이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 혁이가 헐레벌떡 말했다. '선생님 집이 좀 더럽습니더. 좀 치울께예.' '그래라.' 우린 집 밖에서 잠시 기달렸다. 뭐시 후다다닥 하더니 혁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했다. 우린 들어갔다. 우..

2년만의 만남.

2006.7.19 지난 7월 15일 토요일.. 그날은 나에게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우선은 방학식을 한 날이었고(유후!^-^) 두번째는 2년전 내가 첫번째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놈들과 만나 축구를 한 날이었다. 실로 2년 만의 만남이었다. 사실 학교에서 이리저리 지나 다니면서 만나기는 하지만 안부를 묻기도 힘들었던 상황, 난 방학을 하기전에 아이들에게 말했었다. '이번주 토요일에 단합축구를 하자. 2년전 1학년 8반은 누구나 와도 좋다. 단! 참가비는 500원이다. 자기 음료수 값이다.^-^' 2년전 반장이었던 경이한테 말했고 부반장이었던 진이한테도 말했다. 우리의 상대는 인근의 모학원에 다니는 우리학교 아이들의 축구팀. 그 팀의 아이들이 한번 하자고 해서 난 우리반놈들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터였다...

마니또 게임.

2006.7.7 저번주엔가.. 반 친구들끼리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갖자는 의미로 마니또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의 회의를 통한 결과였다. '선생님!! 우리반 마니또 게임해요' '그래 그래. 내 초등학교때도 해봤는데 재밌더라.' '맞다 맞다.' '샘 해요~~!!' '여러분, 마니또 하면 잘 할 수 있겠어요? 잘 안해주고 그러면 상처받을텐데...' '넵!! 잘 할 수 있습니다!!!' 해서 우리는 마니또를 하게 되었고 우리반 귀염둥이 섭이가 마니또 대장을 하게 되었다. 섭이는 다음날 반 아이들 이름이 적힌 종이를 만들어왔고 우린 하나씩 집어들었다. 자기 이름을 뽑은 친구들만 다시뽑았고 나머진 종이를 잃어 버리지 말고 잘 간수하기로 했다. 나중에 소중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름도 ..

사랑의 운동회.

2006.6.20 지난 토요일..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했다. 우리학교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것이라 준비하는 중에 참으로 애로사항이 많았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학교안에서 화해의 통일은 아직 거리가 있는 듯 했다. 아무튼 우리 반은 통일교육 후 이웃 도시 창원에서 오후 3시에 있는 결식아동돕기 및 월드컵 16강 기원행사인 '사랑의 달리기'에 참석하기로 하였다. 총 34명중 일이있어 빠지는 친구들 외에 근 30명 이상이 참여한 듯 싶다. 밥먹는 것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모둠별로 비빔밥 재료를 가지고 와서 학교에 남아서 비벼먹고 갈려고 했으나 생각해보니 준비물이 있고 또 다 먹고나서 치우고 난후 그것들을 가방에 넣고 메고 달릴려고 하니 좀 버거웠다. 해서 아이들과 또 한차례의 회의를 했고 결론은! 학..

작은 운동회.

2006.6.4 6월 4일 일요일.. 오늘 우리반만의 작은 운동회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반 운동회가 참 유익하다는 다른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반도 해보자고 마음 먹은 터였다. 해서 학급회의를 했고 날짜와 장소가 잡혔다. 그것이 바로 오늘.. 종목은 축구, 피구, 물총싸움, 닭싸움, 꼬리잡기 였다. 다른반과 같이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난 8반 선생님께 함께 하자고 했고 8반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의 의견도 들어 보자고 긍정적으로 말씀 주셨다. 8반 아이들에게도 말한 결과 오늘 반 대항전의 운동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장소는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 우리는 2시에 모여 1시간 30분 동안 축구와 피구를 동시에 했다. 축구팀 11명과 나머지 친구들은 피구를 한 것이다. 8반 선생님께서 피구 감독을 ..

사라진 학급비. 하지만.

2006.5.26 여느 때와 다름없이 종례를 하러 교실에 올라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난 장난끼 있는 표정으로 애들앞에 섰다. 한놈이 말했다. '선생님 안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웅성웅성했다. 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뭔데?' '학급비가 없어졌습니다.' 순간.. 난 보통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도 우리반 살림부 승이가 관리하던 학급비 3,000원이 없어졌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없어진 돈은 30,000원돈. 게다가 이번에도 승이가 관리하고 있었다. 승이를 봤다. 얼굴이 무척 어두웠다. 음... '우리반 점심 먹으려 갔다 오니깐 없어졌습니다.' '승이가 가방 깊숙이 숨겨두었는데 없어 진 것을 보면 우리반 친구중의 한명이 가져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다른반이 가져갔을 가능성은..

제자를 떠나보내며...

2006.4.15 내가 첫 발령을 받고..담임을 맞았던 3학년 10반.. 지금도 그 반을 잊지 못한다. 당시 그 반에는 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거의 매일 지각하고 싸움에 .. 그 전에는 가출도 여러번 했다는.. 소위 말하는 부적응아였다. 난 처음으로 이 놈의 집에 가정방문을 갔다. 왜 매일 지각하는지 왜 매일 싸움하는지..그게 궁금해서였다. 그 놈과 함께 그 집에 갔다. 3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놈 집에는 허리가 아프신 할머니가 계셨고..여리다 여린 강아지가 있었다. 이놈은 강아지를 안을 채로 나를 맞았었다. ... 냉장고를 열었더니 아버님께서(이놈은 한부모가정이었다.) 그래도 담임 선생님 오신다고 음심을 사두신 것이다. 콜라와 레쓰비.. 난 냉장고를 열고 가슴이 저밈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