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67

새벽등반

2005.3.1 2월 28일..2004년도의 우리 반이었던 1학년 8반친구들과 무학산 새벽등반을 하기로 한날..자유의지였다. 약속대로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상당히 궁금했다. '몇놈이 와있을까..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고 나올까..' 자전거를 타고 갔다. 너무 추워서 눈물이 막 흘러내렸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이놈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추위보다는 설레임이 더욱 앞섰다. 약속장소인 팔각정을 가기위해 합포고 밑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멀었다. '으..약속장소를 너무 멀리 잡았나?' 이때 시각이 5시 15분이었다. 한창 걸어올라가고 있는데 승용차 두대가 지나갔다. 얼마 안가 차가 서는 것이다. 그리곤 몇놈들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 함께 가요. 누구누구도 ..

2004년 종업식을 끝내고.

2005.2.16 오늘은 종업식을 했다. 우리 아이들은 8시 30분까지 정상등교를 했고 선생님들은 8시 50분부터 교무회의가 있었다. 교실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 교무회의를 하고 .. 다 끝난 후 부리나케 교실로 뛰어 올라갔다. 1년동안 내가 이놈들에게 뭘 해준 것은 없으나 언제부터인가 이놈들은 아침에 내가 올라오지 않으면 교실에서 나를 기다렸다. 조례를 함에 있어서는 차분히 하루를 시작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여느때와 약간 다른 분위기를 상상하며 교실문을 열었으나 에나꽁꽁.ㅡㅡ;; 난장판이었다. 난 이런 이 놈들이 좋았다.^-^ '여러분 . 오늘은 여러분들이 1학년으로써의 마지막 날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에게 뭘 제대로 가르쳤는지 사실 자신있게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

자그마한 잔치.

2005.2.12 오늘 우리 1학년 체험활동 반성및 평가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담임과의 시간. 난 우리반만의 조그마한 잔치를 생각하고 있었다. 해서 각부 부장들과 반장 부반장과 1주 전에 상의를 했고 아이들이 알아서 해보기로..난 지원만 하기로 했다. 어제밤에 문자가 왔다. '선생님! 내일 잔치합니다.' 반장이었다. 곧이어 새로온 문자. '선생님! 내일 파티하기로 했습니닥! 부반장이었다. 이놈들이 같이 있구나..오늘 결정했구나. 빨리 좋은 소식을 나에게 알리고 싶어하는구나.. 귀여웠다. 한놈씩 답 문자를 보내주었다. '오! 좋아. 선생님이 기대해도 되겠지?^-^' '으악! 기대하시면 안되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오늘 학교에 갔다. 아무일도 없었다. 조례때 반장과 부반장이 외출증..

개학.

2005.2.2 어제 밤에 너무나 떨렸다. '내일 일찍 일어날수 있을런지..우리 반놈들에게 어떤 멋진 모습을 보여야 할지..양복은 뭘 입고 가지..첫말을 무슨말을 할까..' 이런 저런 고민 중에 3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로 출발하였다. 날이 엄청 추웠다. 집을 나서자마자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던 한 놈을 만났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래 용성이도 잘 지냈구?^-^' 어찌나 우렁차게 인사하던지 상쾌한 아침 공기가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았다. 교무실에 들어갔고 너무나도 반가웠던 선생님들...^-^ 인사드리고 교실로 올라갔다. 근 한달만에 보는 것이지만 이 놈들은 어찌나 귀엽던지.. 진이는 부끄러워 내눈을 제대로 못보고 있었고 더욱 의젓해진 경이도 멋졌다. ..

나의 삶.

2005.1.26 교직 경력 몇년.. 장남으로써의 삶 30년.. 친구들과의 삶 몇년.. 오빠로써의 삶 28년.. 동료로써의 삶 몇년.. 선배로써의 삶 몇년.. 후배로써의 삶 몇년.. 음.. 나도 꽤 오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연을 맺으며 살아 가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도 좋은 사람을 만날때도 있었으나 너무나도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날때도 있었고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람을 만날때도 있었으며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때도 있었다. 난 ..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때 마다 최선을 다할려고 노력해 왔다. 한해 .. 한해 .. 아이들을 만날때도 마찬가지였다. 난 .. 지금까지의 삶을 아쉬워해 본적은 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아파하는 나 자신의 모습은 떨구려고 노력해 ..

제주도 전국 참교육 실천 대회.

2005.1.15 1월 11일에서 14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 4회 전국 참교육 실천 발표대회에 상담분과에 참여했다. 첫날... 반가운 선생님들을 너무나도 많이 뵈었다. 보이는 사람마다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 역시 참실에 잘 왔구나..라는 생각이..아니 확신이 들었다.^-^ 첫날 저녁 울산지부 김창오 선생님팀의 대화와 독백이라는 의사소통훈련은 안일했던 아이들과의 대화에 엄청난 고민과 희망을 던져주었다. 학교에 가면 꼭!꼭!! 실천하리라 마음 먹었다. 이날밤 .. 경남지부에서 오신 상담분과 선생님들과 함께 간단한 술을 한잔하고 경남지부 전체 선생님들의 모임에 가서 인사드리고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도 멋지게 불렀다.^-^(내생각..ㅋ) 둘째날 아침.. 마산지회의 발표였다. 나는 상담에 관해 이렇게 선생..

마지막 수업.

2004.12.25 어제 방학을 했다. 방학을 하면서 나의 교육철학을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책상을 모두 돌리라고 했다. 교실 뒤를 마주보고 앉은 책상.. 그리고는 말했다. '여러분. 선생님의 부탁이 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아주면 선생님이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감았고.. 난 조용히 말했다. '여러분들은 7년째 학생이라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7년동안 한분야에 종사하면 프로 또는 전문가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전문 학생들입니다.' 히히히~~ 장난스럽게 들리는 웃음소리들..^-^ 계속 말했다. '이 교실은 20여평 남짓합니다. 이 공간은 여러분들의 꿈을 펼치기에는 참 좁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꿈은 이미 여러분 자신에게서 부터..

이별 아닌 이별.

2004.12.15 1교시 마치고 교실에 올라가 보았다. 나를 보자 아이들이 뛰쳐나와 서로서로 말한다. '선생님! XX하고 XX하고 싸웠어요!!!' '제가 말렸는데도 계속 싸웠어요!!' 'XX가 싸움 붙였어요!!!' 난리도 아니었다. 어제밤엔 우리반 부반장친구가 반장한테 울면서 전화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고 걱정어린 문자가 와서 그 친구에게 전화해보니 어머니께서 받으셔서 부반장 친구가 아버지께 꾸중듣고 울면서 나갔다고 했다. 찾으러 다니신다고..혹시 어디있는지 알게 되면 연락달라고 하셨다. 나름대로 알아봤으나 도저히 알수 없었다. 걱정스런 맘으로 있었는데 나중에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곤 그 친구 오늘 몸살이 났는지 학교에도 늦게 왔다. 마음이 아팠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머리가 복잡한 상태..

설문조사.

2004.12.12 그저께 우리학교 1학년들이 하는 체험활동 설문조사가 있었다.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토요일 전일제 활동. 국악활동, 등산활동, 짚풀공예, 성교육, 소비자 교육, 요리활동 등 12개의 순회활동을 1년간 돌며 활동한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 아침 조례시간에 들어가서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곧 2학년이 됩니다. 그말은 곧 체험활동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1년간 체험한 활동에 대해 여러분들이 솔직하고 진지하게 설문에 응해주면 내년에 여러분들의 후배들은 보다 질높은 활동을 하게 될것입니다. '우~~~그럼 우리들은요?' '네. 여러분들이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여러분들이 올해 했던 체험활동은 작년 여러분들의 선배들이 남긴 여러 좋은 의견들을 가지고 다시 업그레이되..

두 아이.

2004.12.06 두 아이가 있었다. 두 친구는 상당히 친한 친구였으나 2학기 들어 한번 크게 싸운뒤 생각이 많이 달라진 친구들이다. 한 친구는 당시 일방적으로 맞아서 상대친구에게 무서움을 가지고 있었고 .. 때린 아이는 아무런 뒤끝도 없이 지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때린 아이는 전과 같이 이 친구에게 놀러가자고 말을 하고 쉬는 시간에 장난도 쳤다. 하지만 맞은 아이는 .. 때린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공포였다.. 쉬는 시간에 자신을 건딜까봐 무서워서 화장실에 숨어 있었고.. 마치고 자신을 데리고 가서 때릴까바 항상 늦게나 아니면 일찍 학교를 나서야만 했다... 오늘 두 친구와 함께..아니 두 친구와 친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모두 4명의 친구들과 앉아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시험기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