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년만의 만남.

마산 청보리 2014. 1. 25. 15:33

2006.7.19 

 

지난 7월 15일 토요일..

 

그날은 나에게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우선은 방학식을 한 날이었고(유후!^-^) 두번째는 2년전

 

내가 첫번째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놈들과 만나 축구를

 

한 날이었다. 실로 2년 만의 만남이었다.

 

사실 학교에서 이리저리 지나 다니면서 만나기는 하지만

 

안부를 묻기도 힘들었던 상황, 난 방학을 하기전에 아이들에게

 

말했었다.

 

'이번주 토요일에 단합축구를 하자. 2년전 1학년 8반은 누구나

 

와도 좋다. 단! 참가비는 500원이다. 자기 음료수 값이다.^-^'

 

2년전 반장이었던 경이한테 말했고 부반장이었던 진이한테도

 

말했다. 우리의 상대는 인근의 모학원에 다니는 우리학교 아이들의

 

축구팀.

 

그 팀의 아이들이 한번 하자고 해서 난 우리반놈들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터였다.

 

사실 토요일 방과후가 되기전까지 몇명이 올지 나도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다.

 

방학식을 했고 아이들은 웃으며 집으로 뛰어들 갔다.

 

나도 집으로 와서 얼릉 밥먹고 학교로 달려갔다.

 

20여명의 아이들이 와있었다. 우리는 먼저 달리기 시작했고

 

전반전이 갈수록 한두명씩 늦게 온아이들이 결합했고

 

후반전이 갈수록 또 몇명의 아이들이 결합했다.

 

나중에는 근 30여명의 아이들이 함께 뛰었다.

 

승부는 1:1로 끝났지만 참으로 즐거웠다. 우리가 마신 음료수만

 

페트병으로 15병은 넘는 것 같았다. 내가 한번 사고 이놈들이

 

한번 사고 또 다른 선생님이 한번 사주셨다.

 

-----

 

아이들은 참으로 많이 자라있었다.

 

2년전 어렸던 놈들이 이젠 변성기도 지나 느끼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다음에 또 합시더.'

 

'선생님. 고맙심니더. 선생님도 잘하시네예.'

 

'마마. 조용히 하고 너거들 아무튼 졸업식때 선생님하고

 

사진 한판씩 안찍으면 졸업못한다. 알겄나!!'

 

'네!!!!! 잘 알겠습니다.^-^'

 

사실 이날도 비가 왔다. 소나기가 한두차례 내렸지만

 

우린 그냥 비를 맞고 축구를 했다.

 

'선생님!!! 비옵니더!!!'

 

'그냥 하자. 이게 다 추억이다!'

 

비는 곧 그쳤지만 아이들의 옷은 다 마르지 않았고

 

오늘의 축구는 아이들에게 중학교 시절의 멋진 추억으로

 

남기를 희망해 본다.

 

2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나도 이놈들을 좋아하고 있는 것과 이 놈들도 나를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생활하는 하루하루가 지남이 아쉬운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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