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마니또 게임.

마산 청보리 2014. 1. 25. 15:32

2006.7.7 

 

저번주엔가..

 

반 친구들끼리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갖자는 의미로

 

마니또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의 회의를 통한 결과였다.

 

'선생님!! 우리반 마니또 게임해요'

 

'그래 그래. 내 초등학교때도 해봤는데 재밌더라.'

 

'맞다 맞다.'

 

'샘 해요~~!!'

 

'여러분, 마니또 하면 잘 할 수 있겠어요? 잘 안해주고 그러면

 

상처받을텐데...'

 

'넵!! 잘 할 수 있습니다!!!'

 

해서 우리는 마니또를 하게 되었고

 

우리반 귀염둥이 섭이가 마니또 대장을 하게 되었다.

 

섭이는 다음날 반 아이들 이름이 적힌 종이를 만들어왔고

 

우린 하나씩 집어들었다.

 

자기 이름을 뽑은 친구들만 다시뽑았고 나머진 종이를 잃어

 

버리지 말고 잘 간수하기로 했다. 나중에 소중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름도 끼여 있었다.

 

1주일이 지났고

 

마니또를 밝히는 날이 되었다.

 

1번부터 내가 부르면 일어나서 자기 마니또는 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래서 입니다. 라고 말하기로 하였다.

 

1번 현이부터 시작했다.

 

'전 사실 마니또를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렇군요. 섭이는 현이 이름옆에 잘 모름이라고 적어두세요.

 

섭이의 마니또는 혼났다. 이제.'

 

'앗! 선생님 마니또가 잘해줬는데 그 친구가 못맞추면 어떻해요?'

 

'그럼 그 친구가 혼이 날껍니다.'

 

이런순서로 한명씩 밝혀지게 되었다.

 

하지만 중간쯤 갔을때 한 친구가 말했다.

 

'전 제 마니또가 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오늘아침에

 

자기가 내 마니또라고 말해줬기 때문입니다.'

 

'와~~~~~'

 

교실은 순간 웃음바다가 되었다.

 

나 또한 너무 웃었다.

 

'석이!!!!!!'

 

'저만 그런것 아닌데요. 누구도 그랬는데요.'

 

웃으며 은근히 말하는 물귀신 작전..

 

'이놈들이!!!'

 

결국 부정행위(?)를 한 석이를 포함한 몇 친구들과 마니또들이

 

잘해줬는데 못 맞춘 아이들, 그리고 마니또에게 전혀 잘해주지

 

않은 놈들은 교실 뒤로 가서 푸샵을 했다.

 

요즘 우리반 프로젝트가 몸짱 프로젝트다.

 

해서 요즘 반에서 혼날일이 있으면 무조건 푸샵을 한다.

 

헉헉 하면서도 잘도 한다.

 

결국 나의 차례가 되었고 난 도저히 알수 없었다고 말했다.

 

누구냐고 물었다.

 

그때 수가 손을 들고 기어가는 웃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잘해드릴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조례마치고 빨리 나가시고

 

수업 끝나고 빨리 나가시고..해서 못해드렸어요..'

 

'그럼 수 말은 선생님이 교실에서 빨리 나갔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못해줬다는 말인가요?'

 

'네..' '그럼 선생님이 잘못한거네?'

 

'말하자면 그렇죠.'

 

'이놈이!!!!'

 

또 한바탕 교실은 웃음 바다가 되었다.

 

마니또게임에 대한 주의를 줬고 한번 더 하기로 했다.

 

이번주가 두번째 주이다.

 

저번주보다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

 

이름을 뽑을때는 탄식과 환호성이 동시에 들린다.

 

다음주 마니또 공개날에는 또 어떤 재미난 사건이 있을지

 

기대된다.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도 모자라 더 잘 지내고 싶어

 

마니또 게임을 하자고 조르는 이놈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반응형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혁이의 집  (0) 2014.01.25
2년만의 만남.  (0) 2014.01.25
사랑의 운동회.  (0) 2014.01.25
작은 운동회.  (0) 2014.01.25
사라진 학급비. 하지만.  (0) 201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