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68

소풍

2008.4.20 난 전임교인 마중에 있을땐 4년 연속 1학년을 맡았기에 소풍을 4년 연속 진해 파크랜드를 갔다. 갈때마다. '또 파크랜드..ㅠㅠ' 라고 생각했지만 갔을 때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이 기구 타고 재미있게 보냈다. 올해 합포고에선 소풍 장소가 '돝섬'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담임 선생님들께서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수 있을까.. 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너무 좋았다. 신났다. 이것을 하면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건 어때요? 선물은 뭐가 좋을까요? 등등 소풍 준비가 이렇게 신나는 것인지 몰랐었다. 아이들은 몰랐겠지만 담임 선생님들은 모여서 그 계획을 치밀하게 짰었다. 매일마다 힘든 교실에서 공부만 하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이날 하루 만큼..

감동

2008.3.28 그저께와 어저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게시판을 꾸며야 하는데 매년 하는 골치꺼리다. 올해는 고등학생이고 해서 아이들에게 한번 맡겨 보고 싶었다. 공고를 했다. '화요일 저녁 시간까지 4명이 팀을 이루어 우리반 뒤에 게시판을 어떻게 꾸밀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응모하는 팀은 선발하여 야자시간에 선생님과 함께 장을 보러 갈 것입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하필 4명인 이유는 내 차에 아이들이 4명까지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났고 5시가 되었으나 응모팀은 1팀 뿐이었다. 자습시간에 회의 시간을 주었고 마지막으로 4팀이 응모했다. 혼자 뽑기 어려워 여선생님들에게 심사를 부탁했다. 아이들은 저녁때부터 난리였다. '선생님 어서 발표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1학년 7반.

2008.3.25 낯설다. 난 지금까지 첫해 빼고는 줄곧 1학년 10반만 맡았었다. 업무적인 내용도 있고 여러가지로 인해 전임교에서는 1학년 10반만 내리 4년을 했었다. 해서 지금도 사실 한번씩 우리반을 말할때 10반이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우리반 아이들의 이름을 다 외웠다. 아이들의 특징도 보기 시작했으며 어느정도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반의 부서를 다 만들었고 아이들도 자신의 부서를 맡았다. 아이들과 함께 한 두번의 축구를 통해 아이들도 많이 친해지게 되었다. 나에게 농담도 하는 놈들도 나타났다.^-^; -------- 얼마전이었다. 방과 후에 나에게 문자한통이 왔다. '선생님 학교폭력 문제로 상담을 할려고 합니다. 언제쯤 시간 내어 주실수 있겠습니까?' 고등학교 와서 ..

고등학교의 첫 시작.

2008.3.11 인문계 고등학교에 올라왔고 어느 새 2주가 흘렀다. 많은 일이 있었다. 솔직히 정신 없었다. 난 고등학교 오면 교재연구만 하는 줄 알았다. 수업이 별로 없고 남는 시간에 교재연구하는..아이들과 한번씩 진로 상담하는.. 정도의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었다..ㅡㅡ;;; 잡무가 장난 아니었다. 우선 난 교실에 가서 아이들과 친해져야만 했다. 아니 친해지고 싶었다. 대부분의 시스템은 중학교때 활용했던 것을 그대로 응용했다. 자리배치, 생일챙김, 학급비, 화장지 가져오기, 칭찬카드 등등등... 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반장선거를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해봤다. 이름하야 인생곡선!! 학생들에게 각자의 인생곡선 을 그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그림을 교실 뒷면 게시판에 붙이라고 했다. 월요일에 그 그림..

다툼.

2007.12.25 크리스마스 이브.. 학교도 참으로 바쁘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말정산 하랴 생활기록부 정리하랴 업무 정리하랴 게다가 집에 있는 큰일까지..아무튼 여러모로 바쁘다. 정신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도 마찬가지였다. 아침부터 교육청 다녀오고 해서 정신이 없었던때..오전 수업 마칠때쯤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선생님. 10반에 석이랑 완이가 싸웠습니다. 제가 보고 지금 복도에서 경위서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아이들이 싸운 모양이네예. 제가 혼을 내면 안되겠습니까?' '네 그럼 담임선생님이 혼내시면 되겠네예. 잘알겠습니다.'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 상당히 화가 났다. 폭력은 옳지 않고 친구들끼리의 주먹..

아픔. 그리고 희망.

2007.12.13 우리반 성이가 드디어 수술을 하기로 했다. 성이는 생활보호 대상자에 얼굴에 언청이병을 가지고 있다. 성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 성이가 한번씩 엄마에게 이런말을 한단다. '엄마. 나 언제 수술해요? 난 얼굴이 왜이래요? 난 왜 다른 친구들하고 얼굴이 달라요?... 듣는 어머니께선 가슴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드디어 내년 2월달부터 성이가 입천장 수술부터 해서 장기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12월 21일 다음주 금요일 서울에 가서 진료를 받고 2월달 수술일정을 잡는다고 한다. 참으로 기뻤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소식... 수술비가 장기적으로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 든다는... 지금 성이집에서 경제원은 없다. 아버지께서는 뇌졸증으로 쓰러지 셔서 일을 못나가신지 오래고 큰누나는 대..

5,000원

2007.11.5 우리반에 성이란 아이가 있다. 체구도 왜소하고 집안 형편도 어렵다. 게다가 이 친구는 다른 친구와는 다르게 언청이라는 병도 있다. 올해 성이가 수술을 한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힙겹에 알아내신 좋은 의사선생님과 진료도 2번 봤다. 그 의사선생님은 서울쪽에 계셔서 성이는 2번 결석을 하고 진료를 받고 왔다.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참으로 다행입니더. 성이는 괜찮다고 하시던가예?' '네 선생님 아직 몇번 더 의사선생님을 뵈어야 한답니더. 의사 선생님이 바쁘셔서 약속잡기가 참 어렵네예. 성이가 결석을 많이 해서 죄송합니더.' '아닙니다. 성이가 건강해지면 그게 좋은 거지예. 수술은 어떻게 되는 겁니꺼?' '네 수술도 한번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두세번 할수도 있답니더...

성이.

2007.6.3 우리반에 성이라는 아이가 있다. 아버님께서 아주 편찮으셔서 지금도 물리치료중이시고 그런 아버님을 어머님께서 모시고 치료하러 다니신다. 집에 수입원이 없고 누나 둘이는 학교 잘 다니고 있으나 우리 성이는 약간의 장애가 있어 정상적인 친구는 아니다. 단지.. 발달이 좀 느려 말을 빨리 못알아 듣고 행동도 느리다. 글씨도 빨리 못쓰고 덩치도 왜소하다. 하루는 이놈이 일찍 마쳤는데 집에 안가고 교실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는 것이다. '성아 집에 안가냐?' '네 선생님 괜찮습니다.' 성이는 말을 느릿하지만 또롯또롯하게 대답한다. '와. 무슨 일있나?' '별일 없습니다.' 왠지 성이가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여기 앉아봐라.' 우린 다른 아이들이 모두 집에 간 뒤 조용한 골마루에 단둘이..

2007년 가정방문.

2007.3.31 올해도 어김없이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2주동안 가정방문이 사정상 어려운 아이들 5~6명을 제외하고는 우리반 모든 아이들의 집에 다녀왔다. 물론 작년처럼 반친구들과 같이 갔었다. 어머님이 계시면 어머님과 아이에 대한 여러 얘기를 했었고 부모님이 안계시면 부모님께 아이를 처음 중학교에 보내고 얼마나 마음 걱정이 많으신지..그리고 많이 궁금하실 아이의 학교생활..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잘하겠다는 각오와 나의 연락처를 적은 편지를 적고 나왔다. 올해도 재미와 감동의 가정방문이었다. 난 2주동안 방과후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나서 가정방문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집이 있다. ---- 빈이의 집에 갔다. 빈이는 참으로 활발한 아이다. 너무도 활발하고 잘 나서 종종 아이들에게 안좋은 소리를 듣기도..

2007학년도 새학기의 시작.

2007.3.6 드디어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새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담담히 하였다. 입학식 전날 늦게 남아 혼자서 교실을 정리정돈했다. 책상 크기에 따라 줄을 다시 맞추고 먼지를 닦고 의자를 바로 메우며..사실 난 올해로 3년째 같은 학년 같은 반 같은 교실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이젠 이 공간이 나의 또다른 방(?)같은 느낌이 든다. 정겹다. 입학식을 했고 약간의 긴장한 듯한 아이들이 이 교실에 와 앉아 있었다. 나의 학급운영에 대한 방식을 이야기 했고 여러 안내를 했다. 곧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아이들의 얼굴에서 긴장은 어느 덧 사라져 있었다. 학부모님과의 면담과 잘 끝났다. 이번주 월요일 부터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올해 아이들은 특히나 더 귀엽다. 뭘 가져오라고 하면 거의 이틀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