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68

여름 모꼬지.

2012.8.13 보충수업은 참 힘들다. 우리반 아이들은 힘들수도 있는 보충수업을 정말 별탈없이 꾸준히 잘 해내었다. 해서 내가 선물을 준비했다. 제안은 내가 했지만 준비는 아이들이 했다. 우린 보충수업이 끝나는 날 거제도 죽림해수욕장으로 엠티를 가기로 했다. 미리 답사도 다녀오고 숙소는 인근 교회를 빌렸다. 훈이 이모부님께서 운영하시는 곳이었는데 덕분에 우리는 숙소비 를 아낄수 있었다. 훈이 아버님께서 비용도 대신 지불해주셔서 정말 저렴하게 좋은 곳에 갈 수 있었다. 5~6명씩 조를 짜서 조별로 15만원을 주고 차비부터 식사비까지 모두 해결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회비는 수익자 부담.^-^;;)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몇일에 걸쳐 연수를 했다. 하면서도 나는 누누히 강조했다. '분명히 낙오되는 팀이 생..

뒤돌아보며.

2012.6.23 올해는 참 뜻깊다. 합포고 5년 마지막해인 동시에 마산 지역 만기이기 때문이다. 올해가 지나면 다른 지역으로 가야한다. 참 시간이 빠르구나...생각하면서도 아쉽다. 마중에서의 5년과 합포에서의 5년... 난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였을지.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선생님이었다고 응원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모이면 욕을 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많은 일이 있었다. 마산에서의 10년 동안 신규발령 받았다가 아이들과 만나며 결혼하고. 시우, 시연이 태어나고 어느 새 마지막 해이니 말이다. 올해는 더더욱 의미가 깊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생각만 해오다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이다. 올해는 우리반 아이들과 꿈에서만 그리던 MT를 가려고 한다. 물론 여름 보충 마치는 그 ..

2012년

2012.4.3 올해도 1학년을 맡았다. 올해는 또 색다른 해이다. 바로 합포고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합포고를 떠나야 한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말...아이들과 신나는 추억뿐이었다. 첫해의 1학년들과 2년째와 3년째의 3학년들...그리고 작년의 즐거웠던 6반과 올해의 마지막 7반.. 내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의 아이들도 신나게 출발했다. 즐겁게 반장선거를 했고 역할을 나누었으며 생일을 챙기고 있고 생일엔 야자를 면제해주고 있다. 생일에 돌림편지도 쓰고 아이들을 위해 교실 뒤에 '나눔 도서관'을 만들어 아이들의 독서생활을 유도하고 있다. 레드카드와 블루카드도 부활했으며 올해도 여전히 칭찬카드로 아이들과 논다.^-^ 여전히 유쾌한 학교생활을 하는 날 보며 천상 난 선생님이구..

겨울보충.

2012.1.12 올해 방학에도 어김없이 보충수업은 시작되었다. 매년 하는 것이지만 참 힘들다. 보충수업은 시작되었고 우리반의 몇몇 학생이 무단결석을 하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나는 어제 한 친구 집에 급습했다. 집에 가보니 아이는 머리를 감고 있었다. 머리를 감는 동안 난 기다렸다. '규야 어서 머리 감고 나와라.' 그 동안 난 부엌을 둘러봤다. 가스렌지 위에 있는 국들과 싱크대, 냉장고 등을 살폈다. 놀랍게도 냉장고는 냉장실 문이 안 닫혀있었다. 물론 닫느라고 닫았는데 빼꼼 열려있는 형태였다. 안을 보니 수납이 복잡했다. 규가 머리를 감는 동안 난 냉장고 정리를 했다.ㅡㅡ;; 해서 결국 냉장고 문을 닫는데 성공했다. 규가 머리를 감고 나오자 난 규에게 말했다. '규야 니는 지금 엄마랑 니랑 보내는 시..

학교축제.

2012.1.06 올해도 학교축제를 했다. 우리반은 축제때 마다 항상 불우이웃돕기 및 반별장기자랑을 해왔다. 올해의 아이템은 아름다운 가게.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라고 했고 내가 들어가는 반아이들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홍보를 했다. 예정했던 축제날이 되었고 우리반은 아름다운 가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모인 금액은 13만원에 육박했다. 우리는 이 금액을 모 방송국에 보내기로 약속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물건 파느라 난리였다. '떨이 떨이요~~~ 아이유 사진이 이천원!!!! 소녀시대 브로마이드 2천원!!! 게임씨디 10장에 천원!!!!' 정말 신났었다.^-^ 오전의 우리반 아름다운 가게는 성황리에 마쳤고 드디어 오후!! 반별 공연 시간이 왔다. 우리반이 준비한 것은 '슈..

가정방문.

2011.11.23 우리반에 훈이가 있다. 이녀석은 일년을 학교를 더 다니고 있다. 즉 나이는 2학년인데 학교를 다시 들어와 1학년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이 놈이 문제아여서 반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지켜봤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너무나 성격이 좋고 붙임성이 좋아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을 잘 하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훈이의 단 한가지 단점은! 바로 무단결석이다.. 아버지, 남동생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일찍 나가시고 늦고 들어오시는 관계로 이 놈 둘이서 챙겨서 제 시간에 학교 오는게 좀 힘든 것이다. 해서 훈이는 학기초부터 무단지각, 무단 결석이 좀 잦다. 달래도 보고 위협도 해보고 체벌도 해보고, 아버님 과 대화도 해보고, 숙제도 내어보고, 아버..

전학생.

2011.6.01 우리반에 전학생이 왔다. 인근 창원시에서 전학온 현이가 그 주인공이다. 현이는 좀 특별한 이력이 있는 학생이었다. 중학교때까지 축구를 하다가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었다. 인상은 좋았고 우리반 아이들도 환영했다. 서로 자기가 도와줄거라며 손을 들고 난리였다. '선생님 제가 매점 가르켜 줄께예!' '내만 따라온나. 내가 학교 구경시켜줄께!' '아이다. 내만 믿어라.' 라는 둥 지앞가림도 못하는 놈들이 난리도 아니었다. 현이 어머니께서 다녀가셨고 걱정하시는 눈빛도 난 느낄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오늘. 어제 우리반은 간만에 자리배치를 했고 난 아이들 새자리표를 만들기 위해 교실에 들어갔다. '자 누구야. 샘이 자리표를 새로 만들어야 하니 좀 적어서 샘한테 주라.' '네 선생님.' 그 ..

훈이의 방황.

2011.4.12 올해 우리반엔 훈이라고 하는 복학생이 한놈있다. 말이 복학생이지 다른 학교 다니다가 자퇴하고 올해 다시 우리학교에 들어온 놈이다. 입학식때부터 학교에 안 왔던 놈이다. 어찌된 일인지 반 아이들이 아무도 이놈에 대해 모르는 것이었다. 결국 몇일 뒤 이놈은 학교에 왔고 역시나...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외모였다. 다음날에는 또 학교 오지 않고 그 다음날에는 1시에 학교오고 그 다음날에는 또 학교 오지 않고 그 다음날에는 1시에 집에가고.. 말 그대로 대학생(?)이었다. 난 이놈을 불러서 얘기했다. '훈아 니가 지금 이래가 되끼가!!' '죄송합니다. 선생님.' 난 이놈이 이해는 되었다. 아버지가 혼자 두 아들을 키우시는데 아버지도 힘든 일을 하시느라 일찍 나가시고 늦게 ..

할머니의 햄버거.

2011.3.30 반장선거를 했다. 올해는 좀 특별하게 진행했다. 사실 한 친구가 반장을 심하게(?) 하고싶어한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반장을 하는 것은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난 아이디어를 내었고 간단히 분단의 줄별로 후보를 한명씩 추천했다. 총8명 정도가 후보가 되었고 투표는 진행되었다. 우리반의 과반수인 18명의 득표가 나오기 전에는 반장이 될수 없다고 못박았다. 해서 투표는 재선에 재선을 거듭하여 마지막 두명의 후보가 남았다. 마지막 결선투표에서 동이가 당선되었다. 동이는 우리반에 같은 중학교 친구도 한명 없이 들어온 친구였다. 선거가 있기 전, 그리고 있고 나서 난 아이들에게 말했다. "우리반에는 반장이 되었다고 해서 햄버거 등 먹꺼리를 돌릴필요 도 없고 반장되었으니 한턱 내라고 ..

2011학년도 1학년 6반

2011.3.16 3년만에 1학년 담임을 맡았다. 계속 고 3을 하다가 1학년을 하니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 막 중학교를 졸업해 약간 상기되며 긴장된 얼굴로 약간 어색한 교복을 입고 앉아 있는 우리반 놈들이 참으로 귀엽다. 올해는 내가 담임으로써의 여유가 좀 생겼음을 많이 느낀다. 예전같으면 흥분하고 어찌해야 될지를 모를 일이 우리 반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난 흥분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무단 결석이다. 하루 걸러 나타나는 참 다양한 아이들의 무단 지각과 무단 조퇴등이다. 게다가 흡연까지.. 어찌보면 문제아이들이 많은 골치아픈 반이지만. 예전 같으면 에너지를 쭈~~욱 뺐을 힘든 반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무단 결석하는 아이의 사정을 알고 무단 지각, 조퇴하는 아이들의 사정을 알고(물론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