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아파트 입대위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 절감하는 법

마산 청보리 2020. 3. 2. 07:00

저는 현재 제가 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동대표를 하시는 분들은 사실 아파트 입대위가 뭘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시는 채로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대위가 구성되더라도 입주민분들과 소통이 되지 않아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개인 생각인지는 몰라도 저희 아파트는 현재 입주민분들의 입대위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입니다. 저희 입대위는 소소한 실천을 몇가지 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가지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아래글을 첨부합니다. 아래글은 저희 아파트 입대위 회의 결과를 제가 아파트 밴드에 올린 글입니다. 저희는 매달 회의가 끝나고 나면 결과만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회장인 제가 직접, 회의 내용과 과정을 입주민분들께 투명하게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2월 입주자 대표 회의 모습


어제 저녁 2월달 입주자 대표회의를 했습니다. 결과를 안내드립니다.

1. 재무상태 : 현재 미수관리비(미납관리비)가 19,104,950원 입니다. 아직 많습니다. 사정은 있으시겠지만 관리비 미납세대에서는 협조 바랍니다.

 

2. 전기요금 한전요금 계약방식 변경 : 현재 우리 아파트는 종합계약으로 되어 있으나 단일계약으로 변경시 시뮬레이션 돌려봤을 때 달 280만원, 년간 3,00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관리비가 줄어든 다는 뜻입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종합계약은 세대와 공용전기료 중 세대전기료가 비쌉니다. 반면 단일계약은 공용전기료가 상대적으로 비쌉니다. 현재 우리아파트의 전기세 추이를 보면 공용보다는 세대별 전기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해서 올해부터는 단일계약으로 변경 계약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년간 전기료만 3,000만원 정도 절약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주민분들의 관리비 부담금이 낮아진다는 뜻입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 사실을 우리 아파트 관리 위탁업체인 XXXX에서 올 1월달에 와서 조언했다는 것입니다. 2018년에는 종합계약이 유리했으나 2019년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2019년에는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해서 XXXX 본부장님과 통화했고 이 부분에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XXXX에 위탁 계약을 한 이유는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을 놓친 것에 대해 심히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더 신경써 달라고 말했습니다. 

 

3. 수목 키높이 낮춤 전정 용역 검토의 건 : 현재 단지 내 거목이 많아 저층에 사시는 분들의 불편함이 큽니다. 조경도 해야 하기에 올해 단지 전역에 있는 정비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견적은 200만원 정도 입니다.

 

4. 승강기 내부 비상 통화 장치 보수의 건 : 현재 우리 아파트의 승강기 비상 통화 장치가 결함이 있어 안전검사 불합격 대상이기에 보수하자는 안건입니다. 예상 견적가액이 1,600만원 입니다. 입대위에서는 현재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담당 업체와 어떤 문제가 결함인지, 혹시 A/S의 영역은 아닌지를 확인하자고 결정했습니다. 해서 승인하지 않았고 3월달 회의에 업체 관계자분을 모셔서 직접 질의응답을 통해 듣고 최종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건은 보류되었습니다.

 

5. 공용부분(지하주차장, 각동 현관 센스등, 가로등 등) LED 선 작업 건 : 이 건은 예산을 장기수선충당금이 아닌 예비비로 지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아파트 관리규약에도 지하주차장 등 교체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꼭 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말 그대로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필수 공사에 씌여야 하는 예산입니다. 함부로 손대서는 안됩니다. 업체에 지하주차장 LED 교체 견적을 받아보니 2,000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다행히 관리소에서 직접 작업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직접 교체 시 개당 5,500원. 총 200만원 정도로 충분히 교체가 가능했습니다. 단! 이 부분은 관리소의 기본 업무가 있기에 단기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체해야 할 때, 그리고 시간 될 때 틈틈히 주임님과 과장님께서 하시기로 했습니다. 1년 정도 예상합니다. 관리소에서 적극 협조하여 가능한 부분입니다. 자리를 빌어 직원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6. 장기수선충당금 적립 적정 검토의 건 : 현재 우리 아파트 관리 규약에 의한 장기수선충당금은 2020년 12월까지는 10% 부과이나 2021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0%로 증액됩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2021년 1월부터 세대당 현재 10,488원에서 20,976원으로 인상됩니다. 이는 입대의에서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 전체 입주민분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어서 확정된 내용입니다.(자세한 내용은 관리소에 오시면 확인 가능합니다.) 갑자기 만원을 더 내는 것은 분명 부담입니다. 해서 입대의에서는 위에 말씀 드린 것 처럼 년 3,000만원 정도 전기세 절약, LED 등 교체 등 지속적으로 관리비를 낮출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입주민분들 피부로 와 닿을 만큼의 인상율이 없게 다각도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관리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선 큰 걱정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참고로 올해 아파트 도색작업을 해야 하는데 예상 금액이 3억 정도 됩니다. 현재 우리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이 3억 조금 넘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을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병행할 것입니다.

 

7. 하자소송 진행 건 : 법원 감정인 실사가 지난 11월말에 끝났으며 2020년 3월, 법원 감정인이 감정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이후 재판부 피고 측 사실조회 절차를 거쳐 2020년 6월~9월 사이에 판결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자 감정은 끝났지만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하자부분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관리소에서는 이 부분을 신속히 접수하여 법원 대리인에게 전달하고 있고 감정인께서 수시로 우리 아파트에 오셔서 하자부분을 재 감정하고 계십니다. 특히 누수에 대해 불편함이 많은데 헬스장과 지하주차장 누수 등은 견적을 받아보니 5,000만원 정도 나옵니다. 당장 아파트 자체적으로 공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선공사 후보상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 부분도 입대의에서는 고민 중입니다. 판결이 나면 보상 금액으로 공용부분 공사는 바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8. 기타안건 : 2019년 우리 아파트가 참여하여 장려상을 받았던 '친환경 녹색 아파트 사업'은 올해도 응모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올해 아파트에 여러 공사가 많은 관계로 관리소에서 담당하여 추진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소등, 에너지 절약, 탄소 포인트 가입 등 세대별 자발적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상을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구를 생각해도 환경은 우리가 꼭 챙겨야 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 덧붙여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2020년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우리 아파트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정되었습니다. 첨부한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원금액이 400만원으로 마산지역에 선정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입주민분들의 참여와 협조 덕분입니다. 올해도 노래자랑은 계속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조심스러운 때입니다. 하지만 좋은 이웃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든든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힘들 때 일수록 배려가 빛을 발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한다면 이 또한 잘 지날 것이라 믿습니다. '매일 행복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일을 찾으시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입대의과 관리소 직원분들은 입주민여러분들을 위해 분명 애쓰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빛나고 싶어서 소개드린 글이 아니라 입주민분들과의 직접적인 소통공간인 아파트 밴드에 매달 회의 결과를 공지만 해도 입주민분들의 신뢰는 쌓인다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소개드렸습니다. 그리고 입주민분들 중에도 관련분야 전문가분들이 계시기에 또 몰랐던 좋은 정보를 배울 때도 있습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아파트에 살고 계십니다. 저희 아파트는 이번에 한전과 전기요금 계약 내용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위에 글 2번 내용입니다. 종합계약에서 단일계약으로 변경했습니다. 한전사이트에 있는 시뮬레이션을 보면 금액차이가 얼만큼 나는 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대부분 관리소장님들, 전기를 맡고 계신 분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전과의 계약은 1년 단위입니다.) 저희 아파트는 종합계약이었으나 단일계약으로 변경 시 매달 280만원, 년간 3,000만원 정도 절감효과가 있었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면 금액 차이는 더 클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537세대 입니다. 

 

만약 입대위 동대표님들이나 회장님께서 이 내용을 모르고 계신다면, 관리소에서 보고를 안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현재 현명한 것을 선택했기에 변경할 필요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동대표나 회장을 하신다면,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이 내용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일을 바로 하시는 관리소장님이 계시다면 충분히 논의를 했을 것입니다. 허나 아무도 말을 안 했다면 이는 시정해야 할 내용입니다. 지금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한전계약이 뭘로 되어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관리소에 문의해보시면 됩니다. 친절히 안내해 주실 겁니다. 제가 알기론 공용전기 사용량이 많다면 "종합계약", 세대별 전기 사용량이 많다면 "단일계약"이 유리합니다.

 

입대위는 입주민들과 소통이 잘 되어야 합니다. 관리소는 입주민들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입대위는 직원분들을 해고하며 관리비 아낄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시는 분들을 최대한 배려하며 새는 예산을 막고, 이왕 쓰이는 것이면 어떻게 하면 아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희는 지하 주차장 형광등을 LED등으로 직접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입대위 회장을 맡은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누구한테 물어야 할지 몰라 당황했었습니다. 1년 정도 해 보니 이제 요령(?)을 알겠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알겠습니다. 제 생각 같아선 제가 사는 창원지역에 <창원지역 입주자 동대표 모임> 밴드라도 만들고 싶습니다. 최소한 우리 동네에 다른 아파트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좋은 정보가 있으면 나누고, 아파트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으면 모으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주자 대표를 해보셨던 분들의 조언과,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는 단지는 비슷한 사례를 해결한 다른 아파트의 정보를 공유하며 같이 해결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알아야 합니다. 회장의 마음대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입대위는 민주적이지 않으며, 관리소의 요구대로 모든 것이 통과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견제와 균형, 토론은 어디서든 필요한 사항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치와 민주주의를 요구하기 전에 어른들은 얼만큼 민주적이고 주민자치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오늘은 입대위가 투명해야 한다는 주제로 글을 적었습니다. 추후, 또 다른 사례가 있으면 글로 소개드리겠습니다. '아파트가 마을 공동체를 파괴했다.'는 말도 있지만 '아파트'를 통해 마을 공동체를 되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아파트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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