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례식장을 일부러 가지 않습니다. 여러이유가 있습니다. 어떻든 잘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진정으로 추모하는 마음이 드는 경우에는 꼭 갑니다.
오늘 존경하는 분의 부친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의외로 담담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뭐라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차분해 보이시네요."
"며칠간 아버님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우연인지..이번 명절에 아버님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저는 큰일을 당하면 도리어 차분해집니다. 일을 추스리고 나면 무너지겠지요.."
"정말...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데 어찌 말로 표현을 못하겠어요. 안타깝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님 보내드리고 한번 뵙지요."
그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장례식장을 오지 않으려고 하는데 올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죽을 때 어떻게 하면 그나마 후회없이, 부끄럽지 않게 죽을 수 있을까 입니다. 더 많은 자본과 더 높은 권력을 위해 애쓰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죽음은 당연한 건데 죽음을 잊고 열심히 사는 것은 어떤 삶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배웅하시는 분을 뒤로하고 식장을 나왔습니다.
운전하며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몇십억을 가지면 행복할까? 더 가지려고, 나중에 행복하려고, 오늘 열심히(?) 사는 것은 후회 되지 않을까?
늦은 시간 집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여는 데 토끼같은 딸, 아들이 달려와 안아줍니다. 아내님께서도 반가이 맞아주십니다.
"일 잘 보고 왔어?"
아이들을 따뜻이 안고, 아내님께 눈인사를 했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거창한 욕심없이, 가족들과 살고 있는 제 삶이 만족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를 아는 분들께 욕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진 않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보다, 더 적게 쓰려는 마음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건강한 하루가 더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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