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68

아이들이 생일파티 해주는 교장. 여기 있습니다.

인터뷰-태봉고에 새로 부임하신 박영훈 교장선생님 ▲ 학생과 함께 계신 박영훈 선생님 공동체 회의 모습이다. 교장선생님이라고 상석이 마련되지 않는다. 모두 똑같이 한표씩을 가지고 전교생과 전교직원들이 똑같은 발언을 한다. 직접민주주의다.ⓒ 김용만 3월 12일.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도 만나고 공동체 회의도 직접 참관키 위해 태봉고를 찾았다. 늦은 오후, 조용한 음악이 들리는 교장실서 박영훈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먼저 박영훈 교장선생님은 이전에 원경고등학교(경남 합천군 소재 비인가 대안 사립 고등학교)에서 교감으로 9년, 교장으로 7년을 지내고 2014년 교장 공모제를 통해 태봉고에 부임했다. - 발령받으신 지 얼마 안 됐는데, 적응은 잘 되시나요? "사실 아직 완벽하게 적응은 하지 못했습니다. 태봉의 아이들..

잊지못할 2학년 2반 종업식을 마치며...

"선생님~~~~" 12월 중순 이후로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사실 학교에 가기 싫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를 기다려 주었다. 오늘은 졸업식 및 종업식이 있는 날. 용기를 내어 학교를 찾았다. 마지막 종례를 하러 교실에 올라갔다. 중간 중간에 만나는 아이들이 흠칫 놀라며 반갑게 인사한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꺼.""그래 잘 지냈냐?""네 선생님. 보고싶었습니더." 달려와 한아름에 안기는 아이들.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의 학교생활은 멈추었다. 아니 나의 모든 생활은 멈추었다. 학교의 학생들로부터 꾸준히 연락이 왔다. '선생님. 보고싶습니더. 잘 지내시지예?', '선생님 저희 반 이번 축제에서 2등 했습니더. 선생님 덕분입니더.' '선생님 언제오십니꺼. 저희 기다리고 있습니더..

진보의 시작은 학교 민주화에서 부터!

경남에선 이번 6·4 교육감 선거에서 경남 최초의 진보 교육감 선출에 대해 관심도가 높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좋은교육감만들기희망경남네트워크(아래 희망경남넷)'에 선거인단이 3만여 명이 신청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애초에 진보교육감 후보가 3명이었다. 그 중 진선식, 박종훈 후보는 경선에 참여하여 절차를 밟고 있고 조형래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거에 준비 중이다. 경남의 진보 교육감 후보 조형래 교육의원을 24일에 만났다. ▲ 경남 진보 교육감 후보인 조형래 교육의원 ⓒ 김용만 - 희망경남넷이 출범할 당시 진보 교육감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셨다가 후에 동참을 거부하셨습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아시는 바와 같이 처음에 희망경남넷에 후보 등록을 하였습니다. 희망경남넷에서..

아이들과 함께 등 하교하는 교육감이 되겠다.

경남 '좋은교육감만들기희망경남네트워크(아래 희망경남넷)'의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준비가 한창이다. 오는 25일부터 양일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26일에는 지역 18개 시·군 투표소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선거인단 참여 투표를 실시한다. 이어 27일에 단일 후보를 발표한다. 후보 단일화 선거에 출마한 진선식 후보(인터뷰 기사 보기)에 이어 24일 박종훈 후보를 만나봤다. 박종훈 후보는 교직생활과 교육위원을 지냈고, 현재 경남교육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하였으나 당선자와 2% 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가 또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교수-학습 시스템 변화부터 도모해야" ▲ 경남에선 좋은 교육감 만들기 운동이 진행 중이다. 민주·진보 ..

지역주민이 교장을 직접 선택. 이게 풀뿌리 민주주의.

경남 지역에서 '민주진보 교육감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좋은교육감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에서 경남진보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선거인단을 모았는데 3만88명이 모였다. 서울에서 곽노현 전 교육감 사퇴 후 보궐선거 때 민주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투표 선거인단을 모았을 당시 1만5000여 명이 참여한 것에 비하면 무척 뜨거운 반응이다. '좋은교육감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는 오는 26일 후보 단일화 투표를 치르는데, 진선식 후보와 박종훈(경남교육포럼 대표) 후보가 경합하게 됐다. 이중 진선식(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 대표) 후보를 지난 23일 만나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혁신학교 지정이 능사는 아냐... 학교 운영자의 철학 중요" ▲ 경남에선 좋은 교육감 만들기 운동이 진행 중이다. 진보 후보..

경남 최초 중학교 과정 공립 대안학교 문연다.

▲ 경남꿈키움학교 조감도 ⓒ 경남꿈키움학교 경남 최초 중학교 과정 공립 대안학교가 문을 연다. 이름하여 경남꿈키움학교. 12월 2일(월)부터 12월 11일(수) 오후 5시까지 신입생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아직 학교 건물이 완공되지는 않아서 인근의 반성중학교(교장 안명영, 현재 경남꿈키움학교 개교교장 겸임)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의 중학교과정 공립 대안학교였던 경기도의 어울림학교나 경기새울학교와는 또 다른 형태로 준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간단히 비교해 보면 어울림 학교는 피해학생을 위한 대안교육 장기 위탁기관이고 경기새울학교는 가해학생 등 부적응 학생의 '회복적성장'을 돕는 것이 주 내용인 학교로써 최단 3개월 과정, 최장 3년 과정의 위탁의 형태를 띠고 있다. 허나 꿈키움학교는 ..

태봉고 축제, 딴학교와 달라도 너무 다르네.

"We are the ONE."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인 마산 태봉고등학교가 연 제 8회 태봉고등학교 공동체의 날 주제이다. 말 그대로 우리는 하나. "우리? 학생들 선 후배를 말하나?" 처음에 이 문구를 보고 확실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공동체의 날을 함께 하면서 그 답을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15일(금) 오후 2시부터 11월 16일(토) 오후 5시 30분까지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축제를 했다. 일반 학교의 축제와 뭐가, 어떻게 다를까를 기대하며 축제에 참여했다. 15일 저녁에는 전야제가 진행됐는데, '야식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미스 태봉 뽑기, 만보기를 높여라, 도전 99초, 좀비 게임을 했다. 순전히 태봉고 학생들이 준비하고 진행한 게임이었다. 재미있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움직이지 말고 정자세로. 수능감독 만만하지 않아요.

▲ 수험장 번호가 붙은 교실 내일 이 교실엔 긴장한 수험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안고 입실할 것이다. ⓒ 김용만 "선생님, 시험 잘 치고 오겠습니다!!" "오냐!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오늘은 푹 쉬고 파이팅!!!" 마지막으로 나의 얼굴을 보면 힘이 날 것 같다며, 제자가 힘을 달라며 인사를 하고 달려 갑니다. 진심으로 힘을 주고 잘 치기를 기원하며 교실로 돌아오니 내년에 수험생이 되는 우리 반 놈들이 찌뿌둥한 얼굴로 맞이합니다. "선생님, 오늘 언제 집에 가요?" "우리 반 고사장 정리가 잘 되었는지 확인받고 가면 된다. 조금만 기다리자." 수능 시험장으로 선정된 학교는 전날 시험장 준비로 분주합니다. 책상 정리, 대청소, 종이로 TV 등 가리기, 액자, 시계 가리기, 낙서 지우기 등으로 분주합니다. ..

선생님의 수행평가는 참 특별했어요. 짱이예요.^-^

1학기 한국여행 수행평가가 성황리에 끝났고 2학기 수행평가인 '우리 동네 조사하기'도 어느덧 발표할 날이 다가왔다. 보고서 제출은 10월 14일(월) 오후 5시 까지였고 발표는 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1학기에 발표를 한번 해 봐서인지 마이크 잡은 아이들의 손과 목소리는 한층 더 씩씩하고 자연스러웠다. "자, 여러분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재미있게 잘 준비했나요?" "네~~" "선생님 저 친구는요. 늦잠 잔다고 안 왔어요." "내가 언제!" "니 잔다고 안 왔잖아." "그리고 우리 조는요. 오동동을 조사하며 허영만 아저씨의 식객에 나오는 아구찜집에 가서 아구찜을 먹었어요." "원래 아구찜을 좋아했나요?" "아뇨. 아구찜은 어른들이 먹는 것인지 알았어요. 근데 먹어보니... 우와... 완전 ..

수행평가 한다는 데 아이들이 저래 웃네요.

2학기가 시작되었다. 2학년 아이들은 어느 새 올해만 넘기면 고3이라는 생각에 표정들이 사뭇 비장하다. 이번에 또 수능제도가 바뀐다고 한다. 사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이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는 당장 중요한 것부터 치러야 했다. 바로 2학기 한국지리 수행평가. 1학기 수행평가는 국내여행 콘셉트로 큰 호응을 일으켰다. 실제로 조사를 하고 나서 가족들과 여행을 직접 다녀온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그 학생들은 카톡이나 문자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연락을 했지만 사실 내가 한 것은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조사하고 준비하여 발표한 학생들의 공이다. '내가 무슨, 니가 열심히 한 것이 더 자랑스럽구나. 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