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17
우리반에 홍이라는 친구가 있다.
학기초에 심한 반항끼로 걱정을 했던 친구다.
어머님의 걱정또한 심하셔서 학기초에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친구다.
활발한 친구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쩍 얼굴이 좋지 않다. 물어보니
'선생님. 우리 부모님께서 심하게 싸우셔서 이혼을 할려고 하십니다.
전 너무나 힘듭니다. 지금은 어머님과 살고 있지만 부모님께서
힘들어 하실까봐 집에서는 힘든 표정을 짓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놈의 말을 듣고 어찌나 대견한지..
이놈은 알수 없는 놈이다.
한번씩 보면 너무 어른스럽고 한번씩 보면 너무 껄렁하다.
하지만 나와 대화를 할때는 적어도 천진난만하며 똑똑하다.
이 친구는 땀이 너무 많이 난다.
무슨 병이 아닌가 해서 병원에 가보라 하니 병은 아니랜다.
오늘은 진이도 돌아왔다. 아침에 교실에 가니 진이가 앉아 있길래
머리를 힘차게 쓰다듬어 주었다. '짜식. 건강하네'.. 귀엽게 웃는다.
그리고 홍이를 몰래 불러 손수건을 주었다.
땀을 하도 많이 흘려 주위 선생님께서 걱정하시길래 내가 손수건
준다고 전에 약속했었다. 계속 까먹다가 이제서야 준것이다.
홍이한테 손수건을 줬다. 그리곤 말했다. '너 이녀석 졸업할때
이 손수건 선생님한테 검사맡고 졸업하도록 해라. 그때 손수건
없으면 졸업 시켜주지 않는다.!!!' ' 넵!! 알겠습니다. 소중히 간직
하겠습니다.' 환하게 웃던 홍이다.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의 생각 외로...아니 그보다 훨씬 더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더 으쓱해진다.
방학을 준비할때다.
밤 10시 30분쯤에 전화가 왔다.
영이를 찾았다는..
하나씩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나의 마무리가 아닐까 싶다.
월요일..어떤 얼굴로 아이들을 대할지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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