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연휴 마지막 날.

마산 청보리 2014. 1. 25. 14:06

2004.7.18 

아침일찍 선생님들과 등산을 갔다.

만나는 시간은 아침 8시. 장소는 학교.

보통때보다 더 빠른 시간에 학교에 출근(?)했다.

차를 타고 황매산에 다녀왔다.

정말 간만에 가보는 가파르고 럭셔리한 산이었다.

약 3시간정도의 코스..

장엄한 산이었다.

산을 오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무아의 경지에 이러렀을까...

내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뭐니뭐니해도 영이에 대한 생각이 제일 컸다.

난 머리가 나쁘다. 그것을 오늘에서야 재확인했다.

뭔가 뚜렷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을 헉헉~거리며 오르다가 문득 떠오른 것은.

'그래. 내일도 축구하자!'

영이는 축구를 좋아한다.

이놈이 저번에도 학교 간다해놓구선 학교 오다가 집을 나갔다.

내일은 우리반 친구를 한명 붙였다. 같이 오라고 특명을 내렸다.

하지만 집이 멀다. 오다가 얼마든지 또 옆으로 샐수 있다.

영이와 방금 통화를 했다.

'영아. 저번주 목요일. 우리반 애들 축구했는데 아냐?''모릅니다.'

'축구했는데. 내일도 할려고 하는데. 영이는 체육부장이니깐

알아야 되겠지? 내일 체육 들었냐?' '네 들었습니다.'

'잘됐네 그럼 내일 체육복 꼭 가지고 와라. 내일 축구하자.'

'네' 하고 좋아했다.

축구로 꼬셨다....

내일 학교 올지 안올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전화통화를 하며 이것만큼은 전달하고 싶었다.

내가 영이를 미워하지 않는다는것을..

산을 오를땐 힘들었으나 내려올때는 상쾌했다.

나의 나름대로의 답을 내려서인가..?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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