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책서평' 태그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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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를 그만두고 귀농한 전 철학과 교수 윤구병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동시에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윤구병, 보리)라는 책도 봤다.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는 청소년들에게 철학적 사고를 편지글 형태로 쉽게 전달하고 자 쓴 책이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전혀 무리하지 않다. 그 책을 정독한 후 <잡초는 없다>를 읽었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의 세계관을 조금 더 이해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가슴 설레는 책이었다.

 


▲ 잡초는 없다. 윤구병 저, 보리 출판사 오래된 책이다. 그만큼의 친숙함과 낯섦이 느껴진다. 우리가 잊고 사는 것에 대해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강추한다. 
ⓒ 김용만 

저자는 지금의 세계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교육도 잘못되었고 농사도 잘못되었고, 먹거리도 잘못되었고, 사회의 중요한 가치도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른 사회를 위해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그만두고 전라도 변산으로 내려와 공동체마을을 꾸리게 된다.

모든 농민들이 비닐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제초제를 뿌리고 농약을 뿌릴 때 변산공동체마을에서는 그 어떤, 몸에 좋지 않는 것은 첨가하지 않고 순수하게 농사를 짓기 위해 노력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남들이 버린 것을 주워 재활용하고, 자신들의 똥과 오줌을 모아 퇴비를 만들고 논에는 우렁이를 풀었다. 주위 어른들로부터 걱정스런 조언도 듣고 몸도 훨씬 고되지만 끝까지 바른 농사를 고집한다. 잡초라고 무심코 뽑았던 풀이 알고 보니 유익한 풀이었다는 것을 알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지렁이가 우글거리는 살아있는 땅에서 저절로 자라는 풀들 가운데 대부분은 잡초가 아니다.' p. 91

변산공동체마을은 어렵긴 하지만 뜻 깊게 유지되어 간다. 수많은 매스컴에서 취재를 요청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 오고 싶다고 해도 마을에선 받아주지 않는다. 단 끝까지 오고 싶다고 하면 3박 4일 같이 농사일을 한다면 와도 좋다고 한다. 놀러오는 사람 맞이할 정도로 여유도 없거니와 보여주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이다.

지금껏 우리나라에 공동체 마을이 여럿 시도되어 왔으나 실패한 중요한 이유가 경제적 자립이라는 것을 알고 이 부분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아직 몇 안 되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공동으로 의논하고 저녁은 모두 같이 먹고, 돈도 같이 관리하며 생활한다. 한 마디로 공동체 마을을 운영하는 귀농 일기라고 봐도 무관할 듯싶다.

윤구병 교수가 철학가 출신이라 그런지 상당히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바른 방향에 대한 제시를 많이 한다.

'그러고 보니 현재 우리 학교 제도도 공장과 비슷하다. 저마다 다른 학생들의 소질과 소망과 능력과 취향을 무시하고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어 내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학생들은 미래를 꽃 피울 소중한 씨앗들이고 그 씨앗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데 하다못해 한 콩깍지에서 나온 콩이라도 자라면서 달라지는데, 어쩌자고 꼭 같은 나사못으로 깎아내려고만 들까. 그리고 나도 무엇에 홀려 그런 일에 앞장서 왔을까?' p.20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는 다같이 '기른다(育)'는 뜻이 담겨 있다. 기르는 일은 만드는 일과는 다르다. 인격, 사람다운 모습을 길러지는 것, 양성되는 것이지 빚어지는 것,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p.28

'(자녀들에게) 한 권의 책을 읽히더라도 주인이 쓴 글을 읽혀야 하고, 손님이나 종이 쓴 글을 읽히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또래 아이들이 쓴 글을 먼저 많이 읽혀야 한다는 말에는 주인이 쓴 글을 읽어야 스스로도 주인 의식이 생긴다는 뜻도 담겨있다.' p.39

'좋은 세상이란 별게 아니다.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p.43

'버리지 않는 삶은 버릴 것이 없는 삶, 검소하고 무엇이든지 아끼는 생활 태도의 반영이다. 아껴야 쌓이는 것이 있고, 쌓이는 것이 있어야 남에게 베풀 여유도 생긴다고 보면 안 될까? 그리고 물건을 아끼다 보면 사람 아끼는 마음도 생긴다고 보면 안 될까?' p.120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현대 문명은 쓰레기 문명이라고 불러도 좋다……. 새 것이 아닌 것은 비록 어제 만든 것이라도 기능이 떨어지고, 효율성이 낮고 유행에 뒤진 것이라는 관념을 심어주어 끊임없이 내다버리도록 부추긴다는 점에서도 쓰레기 문명이라고 할 수 있다.' p.123

'살아있는 개펄을 죽이고 그 위에 세울 쓰레기 문명이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p.126

'물건의 내용 보다 포장이 더 그럴 듯해야 팔리고, 포장보다 광고가 더 그럴 듯해야 더 많이 팔리는 이런 세상에서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을 길러내려는 교육자는 발붙일 곳이 없다.' p.135

'다른 사람들과 경쟁할 생각 말고 빠진 고리가 무엇인지 잘 살펴서 그 고리를 메워주는 방식으로 장삿길을 찾아라.' p182

특별한 책이었다. 읽는 내내 무릎을 몇 번을 쳤는지 모른다. 교육에 관한, 아니 이 땅의 자라나는 아이들을 키우는 어른들에 관한 따끔한 충고들이 많이 있다. 책의 말미에는 변산공동체 학교를 방학 때 짧은 기간 동안 운영했다고 적혀 있다. 정식 교과 과목만이 아닌 살아가면서 익혀야 할 다양한 것들,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 토목 등 기초살림을 가르치는 학교로 말이다. 특별히 교사는 없다. 공동체 식구 모두가 농부이자 교사다. 결국 윤구병 교수는 살아있는 농촌, 살아있는 아이를 통해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책이다. 1998년에 세상을 본 책이니 이미 15년이나 된 책이다. 어찌 15년 전의 책속에서 지적한 교육의 문제가 2013년도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으니 작가의 선견지명에 탄성을 질러야 할지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한숨을 지어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는다. 15년 전 아이들이 지금은 어른이 되었다. 세상은 얼마나 변하였는가? 세상 탓만 하는 우리들에게도 경종을 울린다.

현재도 변산공동체 학교는 꾸려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윤구병 교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도 집필하시고, 세상을 향한 쓴 소리를 마지않는 철학적인 책들도 계속 내고 계신다. 올 1월에는 경남 거제도에서 있었던 '생명토크 세 번째 이야기'에 오셔서 거제의 학부모님을 만나고 가시기도 하셨다.

시대적 대세는 경쟁이고 돈이다. 많은 사람들은 돈이 다가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돈의 매력을 쉽게 떨쳐내진 못한다. 왜 말은 돈이 다가 아니라고 할까? 과연 경쟁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살지 못하나? 왜 한국 교육이 문제다라고 말할까? 바른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그리고 그 대안은 뭘까?

윤구병교수를 만나보라.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무런 생각이나 고민 없이, 들리는대로, 보이는대로만 믿고 자라왔다면 놀라움을 느낄 것이고 낯섦에 대해 자주 부딪혔고 고민을 해 보고 자랐다면 또 다른 대안을 확인 하게 될 것이다. 윤 교수의 말씀이다.

"만드는 문화보다 기르는 문화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한다. 만드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이고 기르는 것은 공동체적 생활양식이다. 더 이상 많이 만들어서 버리는 삶이 아닌 바로 길러 모두 주인이 되는 삶을 살자."

어떤가? '혼자 꾸면 단순한 꿈이지만 모두가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 꿈의 현실화에 동참할 뜻은 없는가?

잡초는 없다 - 10점
윤구병 지음/보리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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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시대에 내재하는 불만'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이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p66

저자는 철학적 사유로부터 시작하여 철학과 삶의 유기적 관계, 불가분의 관계에 대해 말을 풀어간다. 철학의 심오함과 난해함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알기 쉽게 접근한다. 1부에서는 철학적 사유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사유해야 철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우리가 친숙하게 느끼는 중요한 몇 가지 것들을 낯설게 만든다.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 자본주의의 실체 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격렬하게 읽었던 부분이다. 3부에서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  <철학, 삶을 만나다> 
ⓒ 이학사 


저자인 강신주씨는 일반인에게 철학이 얼마나 쉽고 철학적 사유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다양한 예를 들며 풀어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책이 이해가 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철학자들을 거론하며 각 철학자들의 사상과 그 사상에 반하는 사상들, 또 지지하는 내용들을 다각도로 제시한다. 작가의 역량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한다.

"인간이란 설령 순수하다고 가정된 정신이라 할지라도, 참된 것에 대한 욕망, 진실에 대한 의지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상황과 관련하여 진실을 찾지 않을 수 없을 때에만, 그리고 우리를 이 진실 찾기로 몰고 가는 어떤 폭력을 겪을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진실을 찾아 나선다." 들뢰즈의 말이다.- p28.

즉 모든 사람들이 거짓된 일에 진실을 찾기 위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거짓을 알게 되더라도 나에게 별 상관이 없으면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 자신이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불합리한 경우를 당할 때에만(폭력 포함) 비로소 진실을 찾아나간다는 말이다.

우리가 비로소 진실을 찾아 나설 때

용산참사나 쌍용자동차 사태, 최근의 밀양 송전탑 문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우리집이 안전한 이상 용산참사를 언론을 통해 구경만 한다. 사람이 죽었다고 해도 내일이 아니기 때문에 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우리 동네가 재개발을 한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 어느 순간 용역들이나 경찰들이 나타나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동네 사람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눠 어제까지 이웃사촌이었던 사람들이 원수지간이 된다. 보상금으로는 도저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없어 견디고 견디는데 강제철거를 하기 시작한다. 이때서야 용산 가족들을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이미 늦었다.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자들의 엄청난 피해에 대해, 왜 노동자들이 저렇게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지는 모르고 언론에서 말하는 경제 손실이 몇 십억이라는 말만 들으며 욕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빨갱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 후 나의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회사의 부조리함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한 노조위원장이 회사에서 해고당한다. 이것은 아니라고 크게 외치니 경찰들이 와서 연행해간다. 이때 쌍용 노동자들을 이해해도 이미 늦은 것이다. 밀양의 송전탑은 현재 진행형이다. 매일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경찰들이 대치상황이다. 연행되고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11월 30일 희망버스가 들어가고 경찰이 미리 입구를 봉쇄하고.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언론에선 조용하다.

이 책의 2부 내용이 새삼 와 닿는다. 일본의 철학자인 '가라타니 고진'은 말했다. 그는 국가를 하나의 '신적인 실체'가 아니라 '교환관계'로 숙고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무조건적인 배려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국가가 피통치자에게 재화를 재분배하거나 혹은 관개사업 등의 공공사업을 일으키는 이유는, 사실 더 효율적으로 구성원을 수탈하기 위해서입니다. 박정희 그는 경제 개발을 해서 국민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독재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피통치자, 즉 우리의 착각일 뿐이지요. 가라타니 고진의 분석이 옳다면,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 통치를 영구히 하기위해 경제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p.149

즉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를 지속하기 위해 경제성장에 혼신을 쏟았고 이는 국민들로 하여금 자기 존재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지적은 계속된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탈하기 위해서, 국가는 국민에게 여러 시혜적인 정책들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그렇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효율적으로 수탈 할 수 있는 계층에게만 국가의 시혜가 집중됩니다. 그 계층이 옛날에는 농민이었으나 오늘날 자본가로 바뀌었습니다. 한미 FTA로 가장 시혜를 받은 계층은 누구일까요? 자본가들입니다. 국가는 자본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수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FTA로부터 가장 소외받은 계층은 누구입니까? 바로 농민들입니다. 더 이상 국가는 농민들로부터 얻어 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p.156, 158

국가는 나를 보호해주고 우리 가족을 보호해주며 우리 민족을 보호해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많은 국민들은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지적한다. '국가는 수탈과 재분배라는 역동적 교환관계로 유지되는 기구, 그러나 국가의 핵심은 재분배라기보다 압도적 폭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탈이다.-p.162

국가가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 국민을 필요로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국가는 필요할 땐 가차 없이 국가의 폭력, 공권력을 행사한다. 그 공권력은 주로 국가가 배려하는 존재들의 보호를 위해 사용된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상상해 보았다. 나아가 국가가 언론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국민의 생각을 마음대로 장악하게 된다면? 국가의 힘이 더욱 강력해진다면? 국민은 고맙게도 국가에게 그 어떤 반발을 하지 못하게 되며 오히려, 국가가 나를 위협하는 악한 존재들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으며 고맙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국가는 순종적인 국민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눈 막고, 귀 막고 살면 되는 것인가? 국가가 나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우리 가족을 공격하지 않으니 국가란 좋은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국가가 공권력이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나 과정이 비민주적이라면, 국가의 총구는 언제든 필요에 의해 우리 가족에게 향할 수 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나의 이웃이 국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책은 막바지로 접어든다. 자본주의의 불편한 진실과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적 대안들을 제시한다.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 주체적인 삶 살아가기, 타자(상대방)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이렇게 책은 마무리된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생각하여 별 고민도 없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침을 가한다. '이것이 왜 당연할까요? 저것은 왜 저럴까요? 이 문제의 해답은 이것뿐일까요? 결국 이 답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책을 읽는 내내 탄성과 후회와 자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을 보는 눈, 철학적인 사고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아직도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제공되는 정보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고 섣불리 적의를 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당신은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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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책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 김용만 


"삶과 인문학과 독서는 하나다."

인문학의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인문학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문학이 새로이 재조명된 이유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과 상관없을 것 같은 IT 분야에서, 그것도 최고 CEO라는 사람의 입에서 인문학이 언급된 것이다. 아이패드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입니다.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해 왔지요. 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p.76

"빌 게이츠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 p.77

대체 인문학이 뭐기에 최고의 CEO, 최고의 석학들이 강조하는 것일까? 인문학은 어렵지 않나? 내가 사는 인생에서 인문학 책 몇 권 읽는 것이 뭐 그리 큰 영향을 주겠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인문학 독서에 대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해결해 준다.

"인문학은 고귀한 것이고 차원이 높은 것이 아니다. 인문학은 결국 우리의 삶이다." p.20
"인문학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둥은 너무나 잘 알려진 대로 문학, 역사학, 철학이다." p.65

즉 인문학은 특별한 학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우리 인간의 삶이 기록된 것이고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길이며 새로운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의 토대가 되는 이 바로 인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p. 69

1부에서 저자는 인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명제를 제시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인문학이 얼마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고 접하기 쉬우며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인문학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문학, 역사, 철학 즉 분야에 따라서 읽는 법의 차이점과 염두할 점을 밝히고 있다. 그 설명들이 재미난다. 내용이 전혀 어렵지가 않다.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더욱 공감하기 쉬운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어 어서 고전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일게 한다.

그리고 '역사를 왜 읽어야 하는가? 신화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 질문을 하며 역사서를 봐야한다' 등 역사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쉽게 풀어쓰고 있고 마지막으로 철학을 접하는 방법도 따로 설명하고 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니체의 조언, 논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데카르트'까지. 철학이 어떻게 변해왔으며 철학적 사고가 왜 필요한가? 즉 '철학서는 삶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정답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올바른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고 능력을 발전시켜 주는 책이다', '철학은 또한 삶과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에 인간답게 살게 해 주는 학문인 동시에 인간답게 죽기 위한 죽음을 준비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 3부 '통합적인 책 읽기의 세계에 빠져보다'에서는 '3년 독서의 법칙', '시대 흐름에 맞는 통합적인 고전 독서법'을 안내한다. "3년 독서의 법칙이란 3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다양한 분야의 엄청난 책들을 독파해 냄으로써, 한 번도 나아가지 못한 의식과 사고의 비약적인 도약을 경험하여 자신의 인생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을 만드는 법칙이다"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했던 많은 분들을 소개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교보문고 창립자 신용호 선생, 일본의 저술왕 나카타니 아키히로, 중국의 국부 모택동, 나폴레옹, 에디슨, 이문열 작가, 도올 김용옥 선생까지. 이외 수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경험을 통해 비약적인 사고와 함께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한다. 물론 이 내용의 시작은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김병완 작가의 <48시간 기적의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이 방법을 소개하며 "독서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독서의 제대로 된 방법, 한 번을 읽어도 효과가 큰 독서법으로 '초서'(책에서 중요한 부분이나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방법)를 소개한다.

참 좋은 방법이다. 본인도 독서노트라는 것을 준비하여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책을 언제 읽었는지, 문학의 경우에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주요 특징들을 기록하며 읽고 인문서적을 읽을 때는 좋은 글귀나 의문 나는 문장들을 옮겨 쓰며 읽는데 그 효과가 실로 크다.

마지막 장에는 부록으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과 분야별, 상황별, 권장 추천도서를 장장 11페이지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무엇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이에게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듯싶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대를 위한 책 읽기는 아주 안 좋은 것이며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색에 의해서 얻어진 것만이 참된 지식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김병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문학 책을 접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책을 읽으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행복이 너무나 크기에 이 기쁨을 함께! 꼭! 누려보자고 강하게 말한다.

어떤가? 인문학을 접하고 싶고 새로운 기쁨을 느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가? 독서의 기쁨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초보 독서가들에 대한 상세하며 친절한 독서안내서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가 직접 만든 말로써 글을 마감한다.

"당나귀는 여행에서 돌아와도 여전히 당나귀일 뿐 말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인문학 독서를 할수록 더욱 더 인간이 되어간다."

기적의 인문학독서법 - 10점
김병완 지음/북씽크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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