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책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 김용만
"삶과 인문학과 독서는 하나다."
인문학의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인문학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문학이 새로이 재조명된 이유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과 상관없을 것 같은 IT 분야에서, 그것도 최고 CEO라는 사람의 입에서 인문학이 언급된 것이다. 아이패드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입니다.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해 왔지요. 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p.76
"빌 게이츠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 p.77
대체 인문학이 뭐기에 최고의 CEO, 최고의 석학들이 강조하는 것일까? 인문학은 어렵지 않나? 내가 사는 인생에서 인문학 책 몇 권 읽는 것이 뭐 그리 큰 영향을 주겠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인문학 독서에 대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해결해 준다.
"인문학은 고귀한 것이고 차원이 높은 것이 아니다. 인문학은 결국 우리의 삶이다." p.20
"인문학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둥은 너무나 잘 알려진 대로 문학, 역사학, 철학이다." p.65
즉 인문학은 특별한 학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우리 인간의 삶이 기록된 것이고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길이며 새로운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의 토대가 되는 이 바로 인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p. 69
1부에서 저자는 인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명제를 제시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인문학이 얼마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고 접하기 쉬우며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인문학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문학, 역사, 철학 즉 분야에 따라서 읽는 법의 차이점과 염두할 점을 밝히고 있다. 그 설명들이 재미난다. 내용이 전혀 어렵지가 않다.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더욱 공감하기 쉬운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어 어서 고전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일게 한다.
그리고 '역사를 왜 읽어야 하는가? 신화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 질문을 하며 역사서를 봐야한다' 등 역사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쉽게 풀어쓰고 있고 마지막으로 철학을 접하는 방법도 따로 설명하고 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니체의 조언, 논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데카르트'까지. 철학이 어떻게 변해왔으며 철학적 사고가 왜 필요한가? 즉 '철학서는 삶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정답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올바른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고 능력을 발전시켜 주는 책이다', '철학은 또한 삶과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에 인간답게 살게 해 주는 학문인 동시에 인간답게 죽기 위한 죽음을 준비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 3부 '통합적인 책 읽기의 세계에 빠져보다'에서는 '3년 독서의 법칙', '시대 흐름에 맞는 통합적인 고전 독서법'을 안내한다. "3년 독서의 법칙이란 3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다양한 분야의 엄청난 책들을 독파해 냄으로써, 한 번도 나아가지 못한 의식과 사고의 비약적인 도약을 경험하여 자신의 인생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을 만드는 법칙이다"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했던 많은 분들을 소개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교보문고 창립자 신용호 선생, 일본의 저술왕 나카타니 아키히로, 중국의 국부 모택동, 나폴레옹, 에디슨, 이문열 작가, 도올 김용옥 선생까지. 이외 수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경험을 통해 비약적인 사고와 함께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한다. 물론 이 내용의 시작은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김병완 작가의 <48시간 기적의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이 방법을 소개하며 "독서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독서의 제대로 된 방법, 한 번을 읽어도 효과가 큰 독서법으로 '초서'(책에서 중요한 부분이나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방법)를 소개한다.
참 좋은 방법이다. 본인도 독서노트라는 것을 준비하여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책을 언제 읽었는지, 문학의 경우에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주요 특징들을 기록하며 읽고 인문서적을 읽을 때는 좋은 글귀나 의문 나는 문장들을 옮겨 쓰며 읽는데 그 효과가 실로 크다.
마지막 장에는 부록으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과 분야별, 상황별, 권장 추천도서를 장장 11페이지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무엇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이에게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듯싶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대를 위한 책 읽기는 아주 안 좋은 것이며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색에 의해서 얻어진 것만이 참된 지식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김병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문학 책을 접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책을 읽으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행복이 너무나 크기에 이 기쁨을 함께! 꼭! 누려보자고 강하게 말한다.
어떤가? 인문학을 접하고 싶고 새로운 기쁨을 느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가? 독서의 기쁨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초보 독서가들에 대한 상세하며 친절한 독서안내서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가 직접 만든 말로써 글을 마감한다.
"당나귀는 여행에서 돌아와도 여전히 당나귀일 뿐 말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인문학 독서를 할수록 더욱 더 인간이 되어간다."
기적의 인문학독서법 - 김병완 지음/북씽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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