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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시대에 내재하는 불만'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이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p66

저자는 철학적 사유로부터 시작하여 철학과 삶의 유기적 관계, 불가분의 관계에 대해 말을 풀어간다. 철학의 심오함과 난해함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알기 쉽게 접근한다. 1부에서는 철학적 사유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사유해야 철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우리가 친숙하게 느끼는 중요한 몇 가지 것들을 낯설게 만든다.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 자본주의의 실체 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격렬하게 읽었던 부분이다. 3부에서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  <철학, 삶을 만나다> 
ⓒ 이학사 


저자인 강신주씨는 일반인에게 철학이 얼마나 쉽고 철학적 사유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다양한 예를 들며 풀어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책이 이해가 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철학자들을 거론하며 각 철학자들의 사상과 그 사상에 반하는 사상들, 또 지지하는 내용들을 다각도로 제시한다. 작가의 역량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한다.

"인간이란 설령 순수하다고 가정된 정신이라 할지라도, 참된 것에 대한 욕망, 진실에 대한 의지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상황과 관련하여 진실을 찾지 않을 수 없을 때에만, 그리고 우리를 이 진실 찾기로 몰고 가는 어떤 폭력을 겪을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진실을 찾아 나선다." 들뢰즈의 말이다.- p28.

즉 모든 사람들이 거짓된 일에 진실을 찾기 위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거짓을 알게 되더라도 나에게 별 상관이 없으면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 자신이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불합리한 경우를 당할 때에만(폭력 포함) 비로소 진실을 찾아나간다는 말이다.

우리가 비로소 진실을 찾아 나설 때

용산참사나 쌍용자동차 사태, 최근의 밀양 송전탑 문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우리집이 안전한 이상 용산참사를 언론을 통해 구경만 한다. 사람이 죽었다고 해도 내일이 아니기 때문에 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우리 동네가 재개발을 한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 어느 순간 용역들이나 경찰들이 나타나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동네 사람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눠 어제까지 이웃사촌이었던 사람들이 원수지간이 된다. 보상금으로는 도저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없어 견디고 견디는데 강제철거를 하기 시작한다. 이때서야 용산 가족들을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이미 늦었다.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자들의 엄청난 피해에 대해, 왜 노동자들이 저렇게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지는 모르고 언론에서 말하는 경제 손실이 몇 십억이라는 말만 들으며 욕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빨갱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 후 나의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회사의 부조리함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한 노조위원장이 회사에서 해고당한다. 이것은 아니라고 크게 외치니 경찰들이 와서 연행해간다. 이때 쌍용 노동자들을 이해해도 이미 늦은 것이다. 밀양의 송전탑은 현재 진행형이다. 매일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경찰들이 대치상황이다. 연행되고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11월 30일 희망버스가 들어가고 경찰이 미리 입구를 봉쇄하고.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언론에선 조용하다.

이 책의 2부 내용이 새삼 와 닿는다. 일본의 철학자인 '가라타니 고진'은 말했다. 그는 국가를 하나의 '신적인 실체'가 아니라 '교환관계'로 숙고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무조건적인 배려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국가가 피통치자에게 재화를 재분배하거나 혹은 관개사업 등의 공공사업을 일으키는 이유는, 사실 더 효율적으로 구성원을 수탈하기 위해서입니다. 박정희 그는 경제 개발을 해서 국민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독재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피통치자, 즉 우리의 착각일 뿐이지요. 가라타니 고진의 분석이 옳다면,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 통치를 영구히 하기위해 경제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p.149

즉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를 지속하기 위해 경제성장에 혼신을 쏟았고 이는 국민들로 하여금 자기 존재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지적은 계속된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탈하기 위해서, 국가는 국민에게 여러 시혜적인 정책들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그렇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효율적으로 수탈 할 수 있는 계층에게만 국가의 시혜가 집중됩니다. 그 계층이 옛날에는 농민이었으나 오늘날 자본가로 바뀌었습니다. 한미 FTA로 가장 시혜를 받은 계층은 누구일까요? 자본가들입니다. 국가는 자본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수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FTA로부터 가장 소외받은 계층은 누구입니까? 바로 농민들입니다. 더 이상 국가는 농민들로부터 얻어 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p.156, 158

국가는 나를 보호해주고 우리 가족을 보호해주며 우리 민족을 보호해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많은 국민들은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지적한다. '국가는 수탈과 재분배라는 역동적 교환관계로 유지되는 기구, 그러나 국가의 핵심은 재분배라기보다 압도적 폭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탈이다.-p.162

국가가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 국민을 필요로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국가는 필요할 땐 가차 없이 국가의 폭력, 공권력을 행사한다. 그 공권력은 주로 국가가 배려하는 존재들의 보호를 위해 사용된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상상해 보았다. 나아가 국가가 언론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국민의 생각을 마음대로 장악하게 된다면? 국가의 힘이 더욱 강력해진다면? 국민은 고맙게도 국가에게 그 어떤 반발을 하지 못하게 되며 오히려, 국가가 나를 위협하는 악한 존재들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으며 고맙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국가는 순종적인 국민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눈 막고, 귀 막고 살면 되는 것인가? 국가가 나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우리 가족을 공격하지 않으니 국가란 좋은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국가가 공권력이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나 과정이 비민주적이라면, 국가의 총구는 언제든 필요에 의해 우리 가족에게 향할 수 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나의 이웃이 국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책은 막바지로 접어든다. 자본주의의 불편한 진실과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적 대안들을 제시한다.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 주체적인 삶 살아가기, 타자(상대방)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이렇게 책은 마무리된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생각하여 별 고민도 없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침을 가한다. '이것이 왜 당연할까요? 저것은 왜 저럴까요? 이 문제의 해답은 이것뿐일까요? 결국 이 답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책을 읽는 내내 탄성과 후회와 자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을 보는 눈, 철학적인 사고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아직도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제공되는 정보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고 섣불리 적의를 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당신은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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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책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 김용만 


"삶과 인문학과 독서는 하나다."

인문학의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인문학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문학이 새로이 재조명된 이유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과 상관없을 것 같은 IT 분야에서, 그것도 최고 CEO라는 사람의 입에서 인문학이 언급된 것이다. 아이패드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입니다.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해 왔지요. 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p.76

"빌 게이츠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 p.77

대체 인문학이 뭐기에 최고의 CEO, 최고의 석학들이 강조하는 것일까? 인문학은 어렵지 않나? 내가 사는 인생에서 인문학 책 몇 권 읽는 것이 뭐 그리 큰 영향을 주겠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인문학 독서에 대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해결해 준다.

"인문학은 고귀한 것이고 차원이 높은 것이 아니다. 인문학은 결국 우리의 삶이다." p.20
"인문학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둥은 너무나 잘 알려진 대로 문학, 역사학, 철학이다." p.65

즉 인문학은 특별한 학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우리 인간의 삶이 기록된 것이고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길이며 새로운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의 토대가 되는 이 바로 인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p. 69

1부에서 저자는 인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명제를 제시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인문학이 얼마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고 접하기 쉬우며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인문학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문학, 역사, 철학 즉 분야에 따라서 읽는 법의 차이점과 염두할 점을 밝히고 있다. 그 설명들이 재미난다. 내용이 전혀 어렵지가 않다.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더욱 공감하기 쉬운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어 어서 고전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일게 한다.

그리고 '역사를 왜 읽어야 하는가? 신화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 질문을 하며 역사서를 봐야한다' 등 역사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쉽게 풀어쓰고 있고 마지막으로 철학을 접하는 방법도 따로 설명하고 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니체의 조언, 논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데카르트'까지. 철학이 어떻게 변해왔으며 철학적 사고가 왜 필요한가? 즉 '철학서는 삶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정답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올바른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고 능력을 발전시켜 주는 책이다', '철학은 또한 삶과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에 인간답게 살게 해 주는 학문인 동시에 인간답게 죽기 위한 죽음을 준비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 3부 '통합적인 책 읽기의 세계에 빠져보다'에서는 '3년 독서의 법칙', '시대 흐름에 맞는 통합적인 고전 독서법'을 안내한다. "3년 독서의 법칙이란 3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다양한 분야의 엄청난 책들을 독파해 냄으로써, 한 번도 나아가지 못한 의식과 사고의 비약적인 도약을 경험하여 자신의 인생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을 만드는 법칙이다"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했던 많은 분들을 소개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교보문고 창립자 신용호 선생, 일본의 저술왕 나카타니 아키히로, 중국의 국부 모택동, 나폴레옹, 에디슨, 이문열 작가, 도올 김용옥 선생까지. 이외 수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경험을 통해 비약적인 사고와 함께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한다. 물론 이 내용의 시작은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김병완 작가의 <48시간 기적의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이 방법을 소개하며 "독서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독서의 제대로 된 방법, 한 번을 읽어도 효과가 큰 독서법으로 '초서'(책에서 중요한 부분이나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방법)를 소개한다.

참 좋은 방법이다. 본인도 독서노트라는 것을 준비하여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책을 언제 읽었는지, 문학의 경우에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주요 특징들을 기록하며 읽고 인문서적을 읽을 때는 좋은 글귀나 의문 나는 문장들을 옮겨 쓰며 읽는데 그 효과가 실로 크다.

마지막 장에는 부록으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과 분야별, 상황별, 권장 추천도서를 장장 11페이지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무엇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이에게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듯싶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대를 위한 책 읽기는 아주 안 좋은 것이며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색에 의해서 얻어진 것만이 참된 지식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김병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문학 책을 접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책을 읽으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행복이 너무나 크기에 이 기쁨을 함께! 꼭! 누려보자고 강하게 말한다.

어떤가? 인문학을 접하고 싶고 새로운 기쁨을 느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가? 독서의 기쁨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초보 독서가들에 대한 상세하며 친절한 독서안내서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가 직접 만든 말로써 글을 마감한다.

"당나귀는 여행에서 돌아와도 여전히 당나귀일 뿐 말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인문학 독서를 할수록 더욱 더 인간이 되어간다."

기적의 인문학독서법 - 10점
김병완 지음/북씽크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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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2차고사가 끝이 났다.

선생님들도 문제내랴 채점하랴 바쁘지만 가장 분주한 상대는 아이들이다.

1등은 1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학입시라는 관문은 어떤 형태로든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이번 시험은 좀 특별했다. 9반 담임이신 전희원 선생님께서 시험치기 몇 주 전에 아이디어를 내셨다.

“우리 이번 시험 마지막 날 단체로 야구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때마침 NC다이노스(이하 NC)의 홈경기가 잡혀있었다.

“오 좋은 생각인데요.”


사실 마산에선 야구에 거의 광적인 팬들이 많다.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애들이 좋아할까요? 애들은 아마 PC게임을 더 좋아할텐데..”

“우선 한번 모아보죠.”

약 50여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담임선생님 4분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주에 계속되는 비소식..

조마조마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천둥에 엄청난 소나기에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4교시가 끝나고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하늘도 우릴 돕는데요.”

선생님들 표정엔 이미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되었고 우린 마산 야구장에 모였다.

사실 아이들은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경기 규칙을 모르는 아이들이 태반이었고 NC의 선수들이 누군지도 몰랐고 더군다나 야구장의 백미인 응원문화를 모르는 아이들이 거의 다였다.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아는 이는 단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우린 입장했고 경기를 관람했다.

이 두 명의 열정 덕분에 약간 외야에 앉은 우리들도 차츰 응원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나성범 안타!!! 이호준 홈런!!!”

응원 구호를 따라 외치며 목이 쉬도록 응원하는 아이들. 그 속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나 또한 열심히 응원했다.


덕분에 우린 이벤트에도 당첨되어 치킨 교환권도 받았고 카메라에도 몇 번 잡히는 영광(?)을 누렸다. 경기 전 이미 야구공도 몇 개 주운 아이들도 있었다.





정말 처음 온 것 치고는 상당한 수확이었다.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진행되었다.

1점 도망가면 1점 따라오고 역시 넥센은 보통팀이 아니었다.

경기 중 엄청난 함성과 한숨들.

아이들은 묻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선수는 왜 그냥 나가는데예?”

“응 공에 맞았잖아. 공에 맞으면 그냥 나가는 거야.”

“선생님 병살이 뭡니꺼?”

“응 한 번에 두 명의 타자가 죽는 것을 병살이라고 해.”

“선생님 사람들은 왜 저 선수를 좋아하는데예?”

“응 저 선수가 젊고 잘하기 때문이지.”


점차 야구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

조금이라도 아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답해주고 경기규칙을 설명하고 열심히 듣고, 이 속에서도 교육활동은 일어나고 있었다.

드디어 시간을 흘러 9회말 투아웃. 점수는 4:3! NC가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고 타자 2, 3루에 타석에는 넥센의 아니 대한민국 대표 유격수인 강정호가 있었다.


한 구 한 구에 온 정신이 집중되었고 3볼카운트 까지 갔다가 결국 삼진으로 잡았다. 이때의 감동이란. 서로 얼싸안고 난리였다. 우리반, 너희반이 없었다. 모두가 하나되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야구를 통해 아이들은 또 다른 희열을 맛본 것이다.

아마 야구를 보러 가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PC방이나 노래방, 잠으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야구를 보며 야구를 잘 아는 친구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다른 스포츠의 룰을 알게 되었으며 응원문화와 스포츠맨십에 대해 알게 되었다. 친구의 새로운 면을 확인 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임마이거 야구 도사네.”

“마 니 멋지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교실에선 거의 말이 없는 한이와 언이였다.

이 친구들은 지속적인 응원과 여러 정보를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지켜보는 나 또한 흐뭇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분야가 다르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다양한 분야의 소질에 대해 완벽히 알기 힘들다. 아이들과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경험을 같이 하다보면 이런 부분들을 알 기회가 생긴다. 아이들의 다양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아이들의 미소와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렇게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과 생활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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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풍물패라고 하니 더욱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30여분 가량의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무대인사를 뒤로하고 종원이를 찾아갔다. "종원아!!" "네 선생님" 땀이 흥건했다. "정말 멋졌다. 보니깐 태현이도 있던데" "네 선생님 태현이도 같이 합니다." 태현이는 다른반 학생이나 1학년때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다. 태현이도 부끄러워 하며 인사를 한다. "너희들 정말 멋졌다. 기념으로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겠냐?" "네! 선생님!" 밖에서 기다리마. 한참을 기다렸고 말끔히 사복으로 차려입고 녀석들이 나타났다. 옷을 갈아만 입었는데도 어찌나 달라보이던지. "뭐 먹고 싶냐?" "저희도 창동은 잘 모릅니다. 분식집 가지예." "오야 간만에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먹으러 가자!" 우리 셋은 신나게 걸어갔다.

분식집에 도착했고 김떡순을 시켜두고 이야기를 했다.

"태현아, 종원아. 선생님이 너희들이 풍물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전문적이고 멋지게 잘 하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계속 자는 이유를 알겠다." "네 선생님 사실 저희들 야자 마치고 밤 10시까지 매일 연습하고요. 주말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합니더. 요즘엔 불면증까지 걸려 새벽 3시가 되어야 잠이 들어예." 마음이 아팠다. "그래 오죽하겠냐. 그래 이 일은 재미있고?" 태현이가 말했다. "네 저희는 초등학생때 부터 시작했는데예. 저희 팀(설전통국악예술원)이 좀 합니더. 전국대회가서도 상 많이 탔서예." 뿌듯해 한다. "그래 충분히 그런것 같다. 선생님이 잘은 몰라도 솔직히 너희들 공연 보는 중에 소름이 돋더라. 너무 잘해서" 종원이와 태현이가 배시시 웃는다.

"너희 진로도 국악쪽으로 생각하고 있겠네?"
"네 저희가 전국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 풍물자체도 재미있고 해서 저희는 이쪽을 전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더."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정말 보기 좋다. 마이무라. 더무라 임마."
"네!!! 선생님. 그런데...죄송한데예.."
"와?"
"식혜 더 시키무도 됩니꺼?"
식혜가 한잔에 500원이었다.
"당연하지! 실컨 무라"
"네!!!"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이들 가는 뒷모습을 보니 흐뭇했으나 마음 한켠이 씁쓸했다.

공연 후 '선전통국악예술원' 관계자님과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다.

"이 아이들은 그래도 우리 것을 지키고 알려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악이 그리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한 번씩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공연이 평일에 잡히는 날에는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항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애로사항이 있을 때 아이들이 힘빠질 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집까지 걸어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로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태현이와 종원이처럼 어릴 때부터 풍물을 해오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태현이와 종원이의 학교 성적은 썩 좋지는 않다. 학교에서도 간간히 졸아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대책이 없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이 아이들은 충분히 멋지다. 적어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고 50번씩 넘어지면서도 상모를 돌리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는 이 학생들은..충분히 멋지다.

난 우리 반 아이들의 대회 참여나 개인적인 보고회 등이 있으면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도 담임이지만 밖에서도 담임이라는..너를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있어서이다. 오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으나 난 여건만 허락되면 간다. 학교 밖에서의 아이들은 또 새롭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사물놀이 -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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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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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18 

 

이번학기에는 특별한 수행평가를 준비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가상의 여행 보고서 작성 및 발표하기. 많은 아이들이 의아해 했다.

"선생님 그게 뭔가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번 수행평가는 기존의 시험시간 중에 치르는 서술형 형태와는 다릅니다. 선생님이 약 2달 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기간에 조별로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통해 이동 방법, 맛집조사, 체험꺼리 등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조원이 3명이면 2박 3일 코스로, 4명이면 3박 4일 코스로 준비합니다. 여러분들의 보고서는 발표가 끝나면 자료로 만들어서 여러분께 다시 배부될 것입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실제로 여행을 갈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할수 있겠습니까?"

"네!!!!"

곧이어 질문들이 쏟아졌다.

"선생님 저희가 운전해서 간다고 해 됩니까?"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 시외버스나 기차를 추천합니다."

"시기는 언제로 해야 하죠?"

"여러분이 가고 싶은 때 가는 것으로 하면 됩니다. 신나는 여행이 되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의 협동학습은 시작되었다.

 

 

조는 내가 직접 짜주었다. 일부러 남녀 비율을 맞추고 성향을 고려하여 짰다. 특별히 유리한 조나 특별히 불리한 조가 없게 하기 위함이다.

이 수업은 자료를 찾고 자유롭게 협의를 해야 하기에 학교 도서관에서 한다. 이미 사서 선생님께서 컴퓨터와 여행관련 도서들을 준비해 주셨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내용이 구체화 되고 재미가 더해가고 있었다. 이미 자료 준비가 다 되어 PPT를 작성중인 조도 있었고 아직 여행지조차 정하지 못한 조들도 있었다.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을 위해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능하면 여행을 그냥 구경만 하는 것 보다는 스토리가 있으면 합니다. 이런 부분에선 준이조가 매력적입니다. 소개하자면 준이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 보냅니다. 준이 친구들은 이런 준이를 보며 너무 마음아파 합니다. 해서 준이를 위해 친구들이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장소는 평소 준이가 가고 싶어했던 남해. 그곳에서 마지막 추억을 쌓고 마지막 날 준이가 죽습니다. 친구들은 준이의 유품을 가지고 가장 의미 있었던 여행지에 와서 유품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스토리가 들어가면 훨씬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은 경청한 후 또 다시 회의에 들어갔다.

"네!! 선생님. 저희 조는 수능 후 뒤풀이 여행을 갈 겁니다."

"저희 조는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 제주도에 불시착했으나 제주도의 풍경에 매혹되어 정착하는 스토리입니다."

"저희는 살인범이 도주하는 여행을 짜볼려고 합니다."

"니 얼굴이 살인범 아이가?"

"니가 더 살인범 같거든!!!"

와~~~하고 웃는다.

정말 다양한, 별의 별 스토리가 다 쏟아져 나왔다. 나는 가능하면 모두 다 수용하며 "네 네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들이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이 안된다고 친구 의견을 묵살하지 말고 끝까지 듣고 함께 의견을 모아가기 바랍니다."

"네!!!" 참으로 신나한다.

 

 

몇몇 학생들에게 이번 학기의 한국지리 수행평가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일반 수행평가와는 달라 매력적 이예요. 하지만 집중을 안하는 친구들이 있어 속상하기도 해요."

"처음 여행 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급하게 하다보면 내용이 뒤틀릴 수도 있었어요."

"힘든 면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며 협동심이 향상되는 것 같고 혼자 보다 여럿이 하니까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새로운 면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주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시험형이 아니라 발표하는 거잖아요. 아직 발표를 하진 않았지만 친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이런 경험은 참 소중한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물론 시험지에 문제를 내어 채점을 하면 편하다. 아이들도 어찌 보면 편하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 같진 않다. 가상의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며 아이들은 서로 부딪기며 혼자보다는 함께가 더 의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정해져 있지만 그 틈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 하고 싶다.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 때 그 수행평가는 참 의미 있었다.' 고 추억을 하기를 희망한다. 아이들은 무능력하지 않다. 단지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상한 내용을 질문하며 베시시 웃는 이놈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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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15 

태봉고의 4번째 공동체의 날에 다녀왔다. 여느 학교의 체육대회와 축제와 새삼 달랐습니다. 

일반 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행사를 학생회가, 아이들이 준비하고 만든다는 것이다.

그기에다가 학부모님들이 참여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공동체의 날 답다.

프로그램을 보면 우선 오전에는 체육대회를 했다. 남녀학생이 발을 묶고 2명이 한조가 되어

벌이는 쌍쌍축구. 허나 달랐다.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더해 아주 재미있었다.

그 내용은 찬스라는 아이템이었다. 각 팀별로 경기당 몇개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고

그 아이템은 골을 넣을때까지 계속된다. 아이템 내용을 보면 남학생이 다리풀고 혼자 공을

몰 수 있는 아이템, 상대방 골키퍼가 손을 사용하면 안되는 아이템 등 기발했고 선수들이

모여 아이템을 고를 때의 그 고조된 분위기..'잘뽑아야 된다.' '내만 믿어라' 며 격려하는

분위기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경기를 중계하시는 선생님들의 해설..너무 재미있었다.

 

축구가 끝난 뒤 미션 계주를 했는 데 이 내용 또한 아주 유쾌했다. 선수들은 출발선에서 달려간다.

그럼 운동장을 반 정도 달리면 책상이 준비되어 있고 그 위에 바톤을 대체하는 물건들이 올려져 있다.

선수들은 달려간 순서대로 그 물건 중 하나를 골라 다음 선수에게 바톤으로 넘기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물건들이 뭐냐면 작은 책이 있고(가장 유리해 보였음) 실내화 한쪽(실내화가 좀커서

여학생에겐 불리해 보였음)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접이식 3단 빨래널이(가장위험해보였으나

가장 재미있었음. 이것을 들고 뛰는 모습. 상상해 보시길), 마지막으로 바깥 지역 청소할 때

사용하는 쓰레받기인데..이것은 성인이 서서 쓸어담을 수 있는 즉 환경 미화원분들 께서

사용하시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부피가 어마했다. 참 게다가 약간 무거워보이는.

가로세로 50Cm정도의 정육각형 나무상자(이것이 제일 선수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바톤이었다.)

이런 것들을 들고 뛰어 와서 다음 선수에게 전달하고 전달하는 계주였는데 정말 웃음 바다였다.

 

학생들 경기 후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경기가 있었고 모두들 신나하며 즐겁게 참여했다.

그리고 곧이어 시작된 단체 줄넘기. 이 경기도 재미있었다. 모든 경기에 룰이 상식과 달라 처음에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다. 단체줄넘기의 룰은 몇명이 뛰던 상관없다. 줄넘기를 넘은 사람수

곱하기 줄넘기한 갯수로 승부를 내는 방식, 즉 100명이 들어가 1번 넘으면 100회가 되는 것이다.

많이 뛸수록 유리한 방식. 노랑팀과 초록팀의 신경전과 작전들이 볼만했다. 단체 줄넘기 우승은

200회를 넘은 노랑팀이었다.점심을 든든히 먹고 오후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서 함께하신 

참여한 미션 계주. 이 계주는 그날 달리다가 미션이 적힌 종이를 뽑고 그 종이에 적힌

사람을 빨리 구해 같이 손잡고 들어오는 경기였다. 'DSLR을 가진 사람 데리고 오기, 부모님

모셔오기' 등등 이 계주 또한 달리며 사람 구하는 사람과 상대팀이라서 응해줄수 없다며

도망가시는 분 등 정말 유쾌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교감선생님께서 들어오셨는데 모든 가족들이

일어나며 박수치며 환호하고 아이들은 결승테이프를 다시 만들어 교감선생님을 맞이하는 모습..

교감선생님의 두 팔을 흔드시며 웃으시며 마지막으로 들어시는 모습이 태봉고가 얼마나

끈끈하게 사제관계를 유지하는지 알 수있었다. 계주가 끝나고 모든 체육대회의 대미인!!! 두둥!!!

 

줄다리기시합이 있었는데 이 것 또한 규칙이 재미있었다. 줄잡는 선수가 인원 제한이 없다는 것!

노랑팀과 초록팀이 한명이라도 자기 사람 데리고 올려고 동분서주하는 모습들이 정말 즐거웠다.

결국 사람 수가 조금 더 많아보이는 초록색 팀이 이겼다. 게임이 끝날때마다 경품추첨을 하며

흥을 돋구었다.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곧이어 공연을 하는데 공연의 수준

또한 수준급이었다. 약간의 긴장과 즐거움으로 부모님들과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끼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에 앞서 여태전 교장선생님께서 잠시 올라오셔서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두고 어르신들께 지금까지 태봉고가 많은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며 아이들을 사랑으로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 학생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올해는 최초로 컴인데이라고 하여 졸업생들도 모교를 방문하는 뜻깊은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태봉고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기에 이러한 행사가 기획된 것 같은데 졸업생

선배들이 와서 공연에 같이 서기도 하고 서로 포옹하며 좋아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 

 태봉고의 축제를 보며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렵지 않다. 아이들은 할 수 있다. 어른들의

조바심이 믿음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들은...학교는 변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인들이 바로 태봉고에 있다. 지금도 태봉고의 아이들은 뭔가를 스스로 기획하며 준비하

 고 즐기고 있다.

 

- 말씀하시는 여태전 태봉고 교장선생님. 한마디 한마디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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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7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적어보려 한다. 물론 모든 인문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교육활동임을 미리 밝혀둔다.

우리 학교는 매주 금요일 8교시는 담임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로 자습이나 독서를 한다. 오늘도 별다를 바가 없었다. 1학기 2차고사(옛날의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아 자습이 더욱 필요한 사항. 아이들에겐 자습시간을 주고 난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10여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힘겨워 하는게 느껴졌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오늘같이 날도 우중충하고 집중도 잘 안되는데 우리 좀 놀까?"
"네?"

아이들은 의아해 했다.

"자 책상을 다 밀어보자. 그리고 우리 수학여행때 해서 히트쳤었던 마피아 게임하자!"
"네?"

아직도 의아해 하는 아이들. 잠시후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내가 사회자의 역할을 하며 마피아를 미리 지목하고 아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며 마피아를 잡아내는 게임이다. 단순하지만 나름의 논리와 관찰력이 있어야 하며 은근히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니가 마피아잖아!! 몸에서 냄새나!!"
"그런게 어딘노? 땀냄새 나면 마피아가?"
"보통때 니가 마음에 안들었어! 임마 이거 마피아 맞다. 죽이자!!"

와~~하고 웃는아이들^-^. 숨가쁘게 게임은 진행되었고 첫째판은 마피아의 승리로 끝났다.

 



마피아 게임이 끝날때 쯤 반장의 또다른 제안.

"선생님. 이 게임도 재미있지만 윙크하는 마피아 게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래? 방법이 어떻게 되는데?"
" 네 마피아를 정하시면 마피아가 몰래 윙크를 하는 거지요. 윙크를 받은 아이들은 다리를 꼬고 않고요. 최종적으로 다리를 꼬지 못한 4명이 마피아가 누군치 맞추는 게임입니다."

예상외로 단순했고 그리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도 말하도 윙크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킬킬대며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마지막쯤에 다리를 꼬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 윙크좀 날리도.." 라며 애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보기 좋았다. 올해 처음 실시한 남녀합반이라 어색해 하여 게임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아이들은 친해져 있었다. 즐겁게 30여 분을 놀았다.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 오늘 감독이어서 아이들 자습감독을 하고 있는데 2011년도에 졸업한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휴가 나왔습니다. 학교에 가서 찾아뵙겠습니다."
"오야. 오늘 선생님 야자감독이니깐 7시 이후 아무때나 와라^-^"
"네 선생님"

제자는 내가 고3담임할 때 제자였다. 참 성실했고 미소가 이쁜 아이였다. 남학생이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간호학과로 진학한 친구였다.

오후 7시 30분쯤 학교에 왔다. 계단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큰 포옹을 하고 우리반 교실로 데리고 올라갔다. 아이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여러분 이 학생은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쳤던 제자이기도 하지요. 꾸준히 선생님과 연락이 되는 친구인데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보러 왔습니다. 온 김에 간호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대학생활 등 여러분들의 인생 상담을 하고자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은 자리를 비켜줄테니 즐겁게 대화를 해보기 바랍니다."
"네!!!"

아이들은 신나했다. 4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제자와 단둘이 시간을 가졌다. 올 9월에 제대하고 선생님의 노고를 이제서야 알겠다고 제법 의젓한 말들을 한다.

"임마, 그땐 몰랐나?"
"네 선생님 사실 그땐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일찍 군대 갔구나. 9월 제대면 왕고겠는데?"
"아직 제 위에 일주일 고참이 있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크게 웃었다.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차안에서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졸업한 제자와 이렇게 단 둘이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제대하면 다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지금 이순간의 아이들은 물론 난하다. 요즘 아이들이 철이 없고 이기적이라고들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설사 아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사들에게도 덤벼든다.

이런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벌을 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이런 협박과 벌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반에도 참으로 대하기 힘든 아이가 있다. 가정방문을 갔었고 이놈의 집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몇가지 약속도 했었다. 나의 일방적인 통고식의 약속이 아닌 서로의 합의를 통한 약속을 했었다. 사람이 바로 바뀔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이 놈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욕해도 좋다.
단 한가지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것을 그래도 자신을 봐 주었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생각이 없지 않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를 못만났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하루하루 힘든일도 물론 많지만 아이들의 웃음을 매일 지켜볼 수 있는 난 행복한 교사다.  

<덧붙여.. 이 글이 오마이 뉴스 사는 이야기에 기사로 등록되었습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75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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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15 

 

스승의 날이다. 해가 갈수록 이 날이 참 쑥스럽다.

 

내가 이놈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많은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오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리반 귀요미들은 사탕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주며 하루종일 걸고 다니란다. 고마운 놈들이다.

 

이 놈들과 함께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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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30 

 

반 아이들과 진해 벚꽃죽제에 왔다. 올해는 남녀 합반이라 반 단합 체육대회를 대신하여 꽃놀이를 

 

온 것이다.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별 이벤트 없이 단지 사진찍고 구경만 하고 다녔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 좋았다. 이 아이들을 교실과 독서실..학원에만 내 모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숨을 쉬어야 하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 진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늘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지낟. 이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Jinhae Cherry Blossom Festival (진해 벚꽃 축제) by hojusara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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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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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27 

 

부모님들과 만났다. 부모님들을 뵐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담임교사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너무나 감사하게 모든 어머니께서는 나를 좋게 봐 주셨다. 사실인지는 알수 없으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시며 감사해 하셨다. 어머니들께 말씀드렸다. '전 교사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인간인지라 실수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땐 언제라도 연락주십시오. 연락주신다고 해서 제가 자녀분들을 혼내진 않습니다.^-^;'

 

한바탕 웃었다.

 

어머니들게선 아주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교사란 참 특별한 존재같다.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힘을 줄수도 있으나 상처도 줄 수 있는...

 

나의 교사생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있다.

 

난 아이들을 사랑한다. 난 이놈들이 좋다. 아무래도 난 영판 선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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