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꿈키움학교 조감도 | |
ⓒ 경남꿈키움학교 |
경남 최초 중학교 과정 공립 대안학교가 문을 연다. 이름하여 경남꿈키움학교. 12월 2일(월)부터 12월 11일(수) 오후 5시까지 신입생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아직 학교 건물이 완공되지는 않아서 인근의 반성중학교(교장 안명영, 현재 경남꿈키움학교 개교교장 겸임)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의 중학교과정 공립 대안학교였던 경기도의 어울림학교나 경기새울학교와는 또 다른 형태로 준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간단히 비교해 보면 어울림 학교는 피해학생을 위한 대안교육 장기 위탁기관이고 경기새울학교는 가해학생 등 부적응 학생의 '회복적성장'을 돕는 것이 주 내용인 학교로써 최단 3개월 과정, 최장 3년 과정의 위탁의 형태를 띠고 있다.
허나 꿈키움학교는 이런 위탁 교육기관의 형태는 아니다. 정상적인 학교의 형태로 출발한다. 인근에 있는 태봉고등학교와 시스템이 유사하다. 위탁의 형태와 독립된 학교로써의 형태라는 차이가 있다. 이미 2013년 10월 30일자 <연합뉴스>와 <국민일보> 등에서 '새울학교 학생 33% 중도이탈'이라는 기사가 났다.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고 기숙형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고등학교 과정인 태봉고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안정화 되어 보인다. 즉 우리학교라는 인식과 잠시 들르는 곳이라는 인식의 차이는 클 것이다. 이것은 학교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냐? 학교가 아니냐?'의 마음가짐의 차이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개교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경남꿈키움학교 개설사무팀장인 서용수 선생님을 만났다.
- 경남꿈키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치유와 돌봄으로 몸을 깨우고 마음을 살피는 교육'이 저희들의 교육 비전입니다. 이를 위해 학생 스스로가 치유할 수 있는 교육환경과 헌신적인 교사들의 돌봄으로 중학교 과정의 학생들을 즐거운 배움의 장으로 초대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의 배움은 자신의 꿈을 스스로 찾고 키워가는 활동을 통해서 시작됩니다. 학교와 교사는 지켜보고 도와주는 역할을 성실히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의 이름이 '경남꿈키움학교'입니다."
- 내년 개교 예정인데 그럼 올해 학생을 선발해야 되죠? 어떤 학생을 어떻게 선발하시나요?
"우선 20명씩 3학급, 총 60명을 선발합니다. 작은 학교를 지향합니다. 전형으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사회통합전형이라고 해서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가정 자녀, 학업중단자 등 사회적으로 배려해야 할 대상자를 60%(36명) 선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다양성전형으로 체험 위주의 대안교육을 받고자 하는 자, 대안학교 출신자 중 지원 자격을 갖춘 자 등을 40%(24명) 선발합니다.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2명까지 총 62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전형방법은 1차는 서류심사 2차는 현장 추첨, 3차는 학생 면접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현재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진학원서를 이미 작성하였는데, 그럼 경남꿈키움학교에 지원이 불가능한가요?
"아닙니다. 지원이 가능합니다. 경남꿈키움학교에 합격한 학생은 중학교 배정에 제외되며, 불합격한 학생은 이미 제출한 중학교 진학원서에 작성한 대로 배정됩니다."
- 중학교 학력이 인정되는가요?
"네 경상남도 최초의 중학교 과정인 공립 대안학교로서 중학교 졸업(예정)자와 동일한 학력이 인정되며 졸업장이 수여됩니다. 고등학교 진학 시에도 중학교 졸업(예정)자와 동등한 지원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 대안학교인데, 교육과정은 어떤 특색이 있습니까?
"대안교과의 비율이 40% 이상입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만의 교육과정인 '키움프로젝트(3Up-Project)' 즉 꿈키움, 몸키움, 맘키움 활동이 있습니다. 다양한 배움을 위해 월 1회 이동학습을 실시합니다. 명상과 마음공부도 병행하여 몸을 깨우고 마음을 살피는 교육도 함께 할 예정입니다. 하루일과로는 오전에는 지식교과 중심, 오후에는 대안교과 활동이 이루어 집니다."
- 경남꿈키움학교는 어디에 있나요?
"진주시 이반성면 가산리 151-1번지(길성길 1-80)에 소재해 있습니다. 너무 자세한가요?(웃음). 마산에서 경남수목원 쪽으로 약 4Km정도 더 가면 있습니다. 진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가시다 보면 오른쪽에 있습니다."
- 기숙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숙사생활은 태봉고처럼 의무인가요? 그리고 기숙사비와 식비는 어떻게 되죠?
"기숙사 생활은 선택입니다. 학생들이 아직 어린 부분도 있고 해서 강제적으로 시행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기숙사 생활시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등 기숙사 생활 규정을 어길 경우 '기숙사 퇴실 조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비와 식비는 전액 지원됩니다."
- 요즘 대안학교의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교육활동비는 어떻게 되나요?
"경남꿈키움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에 따른 이동학습비와 방과 후 학교 경비는 전액 지원됩니다. 즉 이동학습에 필요한 경비와 방과 후 학교 수강료 등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부담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 요즘 학생들의 큰 관심사일 텐데요. 교복과 두발은 어떻습니까?
"교복은 없고 두발도 자유입니다. 경남꿈키움학교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믿음으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합니다."
- '대안학교는 문제아들만 가는 곳이다'라는 편견 아닌 편견이 있습니다. 실제 그런가요?
"아닙니다. 선발내용에서도 보다시피 경제적 배려자, 문화적 배려자, 학습환경 배려자, 교육환경 배려자 등 다양합니다. 단지 성적만 가지고, 품행만 가지고 낙인 찍지 않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은 모두 다르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문제는 문제로 볼 때 문제가 됩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문제학생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교육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많은 대안학교가 생겨나고 운영되고 있다. 허나 모든 대안학교가 성공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인근의 태봉고등학교만 봐도 첫해에는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적응이 안 되고 대안적 활동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얼마나 방황했던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그리 녹녹한 일만은 아닌 듯하다.
어찌 보면 경남꿈키움학교는 여유가 있다. 이미 좋은 사례가 되는 형님뻘인 태봉고가 가까이 있고 먼저 개교한 중학교 과정의 공립 대안교육시설도 전국에 꽤 있다. 적어도 무에서 유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교육은 누가 먼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각 학교의 학생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경남꿈키움학교 개설사무팀이 꾸려져 11월부터 선생님들이 모여 개교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이 오더라도 웃으며 두 팔 벌려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첫걸음을 떼는 아기에겐 조언이나 충고보다는 관심어린 격려가 필요하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대안학교가 성공한다면, 학생들이 행복해 한다면, 학부모님들이 행복해 한다면, 교사들이 행복해 한다면, 경남꿈키움학교의 성공은 단순한 자랑꺼리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 교육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여는 한 획이 될 것이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으로 경남꿈키움학교의 문을 두드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역동적이고 살아 있는 교육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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