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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2004.7.26 방금 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영이를 찾았는지...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아저씨의 말씀으로는 상대방쪽과(집을 털리신..) 말이 잘되어 처벌의 형태가 아닌 좋은 방향으로 일이 마무리 될것 이라고 하신다. 그러니 중요한 것이 영이가 서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녀석은 대체 어디있는지.. 이 모든 상황을 말해줬고 선생님과 함께 가면 괜찮다고 했는데도.. 나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다. 정말 이 한 학생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아니 이 학생에게 나의 도움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참 슬플 것같다. 점심먹고 이 녀석 찾으러 다시 나가봐야 겠다. 꼭 ! 찾고 말것이다. 영이는 .. 누가 뭐래도 .. 나에겐 .. 소중한 .. 학생이기 때문이다 ..

교육철학?

2004.7.24 방학식 하는날.. 새벽 4시 30분에 전화가 왔다. 난 개인적으로 잘때 전화오는것을 참 싫어 한다. 해서 받지 않았다. 이번엔 집전화가 울리는 것이다. 역시 무시했다. 다시 폰으로 전화가 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받았다. '여보세요.' '김용만선생님 되십니까?' '네' '혹시 이 학생을 아십니까?' 우리반 영이였다. 화들짝 잠이 깼다. 이녀석이 또 나갔기 때문이었다. '네! 우리반 학생입니다.' '신원보증좀 하셔야 되겠는데..중부경찰서입니다. 나와주실수 있겠습니까?' '네' 바로 나갔다. 경찰서 도착하니 4시 50분.. 이 녀석은 교복을 입은채로 철창 옆에 앉아 있었다. 형사님과 대화를 했다. 내용인즉 이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 2명과 다니며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지금 잡..

방학.

2004.7.20 내일이다. 지금 난 옆반 선생님께서 1정연수를 가셨기 때문에 저번주 금요일 부터 옆반아이들을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다. 처음에는 그것 쯤이야..했는데 은근히 빡시다. 내일 출석정리하고..뭐하고..담임과의 시간때에는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할것 같다. 오늘 옆반에서 사고가 있었다. 이놈들이 레슬링하다가 한놈이 입술이 찢어진 것이다. 양호실에서 응급처치하고 자연스럽게 정형외과에 가고 어머님 부르고 어머님과 아이에 대한 대화좀 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저녁에 옆반 선생님과 통화를 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남학생들 자라면서 당연히 있는일.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참 신기한 것이 있다... 이놈들은 자기가 잘못했으면 절대로 오바하지 않는다. 즉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말도 또박또박 할..

영이의 등교. 그 후.

2004.7.19 왔다. 아침에 가보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약간은 부끄러운듯.. 정말 간만의 100% 출석이었다. 몸이 안좋았던 진이도 건강히 앉아있고 잠시 외박했던 영이도 앉아있고.. 해서 그런지 북적북적하던 아침 풍경이었다. '여러분 방학 몇일 남았죠?' '3일요~~~~' 목청 터져라 외치던 놈들..^-^ 그런데 일은 1교시 이후 터졌다. 1교시는 체육. 1교시때 영이는 밖에 나가지 않았다. 교무실 앞에서 경위서를 쓰고 있었다. 체육 시간 후 아이들이 교실에 와있는데 돈을 잃어 버렸다는 친구들이 나왔다. '선생님. 훈이 10,000원 잃어 버렸다는데요.' ' 성이는 2,000원요.' 한결같이 아이들이 영이를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난 사실 이 순간 너무나 화가 났다. 도난 사건은 항상 일어 나는 것이..

연휴 마지막 날.

2004.7.18 아침일찍 선생님들과 등산을 갔다. 만나는 시간은 아침 8시. 장소는 학교. 보통때보다 더 빠른 시간에 학교에 출근(?)했다. 차를 타고 황매산에 다녀왔다. 정말 간만에 가보는 가파르고 럭셔리한 산이었다. 약 3시간정도의 코스.. 장엄한 산이었다. 산을 오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무아의 경지에 이러렀을까... 내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뭐니뭐니해도 영이에 대한 생각이 제일 컸다. 난 머리가 나쁘다. 그것을 오늘에서야 재확인했다. 뭔가 뚜렷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을 헉헉~거리며 오르다가 문득 떠오른 것은. '그래. 내일도 축구하자!' 영이는 축구를 좋아한다. 이놈이 저번에도 학교 간다해놓구선 학교 오다가 집을 나갔다. 내일은 우리반 친구를 한명 붙였..

홍이의 아픔.

2004.7.17 우리반에 홍이라는 친구가 있다. 학기초에 심한 반항끼로 걱정을 했던 친구다. 어머님의 걱정또한 심하셔서 학기초에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친구다. 활발한 친구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쩍 얼굴이 좋지 않다. 물어보니 '선생님. 우리 부모님께서 심하게 싸우셔서 이혼을 할려고 하십니다. 전 너무나 힘듭니다. 지금은 어머님과 살고 있지만 부모님께서 힘들어 하실까봐 집에서는 힘든 표정을 짓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놈의 말을 듣고 어찌나 대견한지.. 이놈은 알수 없는 놈이다. 한번씩 보면 너무 어른스럽고 한번씩 보면 너무 껄렁하다. 하지만 나와 대화를 할때는 적어도 천진난만하며 똑똑하다. 이 친구는 땀이 너무 많이 난다. 무슨 병이 아닌가 해서 병원에 가보라 하니 병은 아니랜다. 오늘은 진이도..

축구하는 날

7월 15일. 목요일.. 오늘은 우리반 놈들과 축구하기로 한 날이었다. 3시 30분에 마치고 청소안하고 운동장에 집합!!! 일이 있는 친구들은 먼저 가고 우리반의 20명의 축구매니아들이 모였다. 나도 먼저 가는 우리반 놈에게 학교체육복을 빌려입고 나갔다. 어울리더군.ㅋ 야구부가 또 운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 운동장을 마음대로 쓸수 없다. 우리는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동안 쉬지않고 뛰었다. 난 약한 팀에 들어갔고 우리팀은 한명이 적었다. 하지만 우리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인아 패스!!!' '성아 슛~~~!!!' ' 오~~~규 잘막았어!!' 축구하면서도 아이들 칭찬하랴 걱려하랴 골 넣으랴.. 정말 재미있었다. 1시간동안 쉬지 않고 뛰었더니 우리반 놈들과 나는 모두 얼굴이 홍..

엄청나게 내린 비.

2004.7.14 아침 8시 20분을 전후해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이 비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일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게다가 곧이어 연속되는 번개와 천둥소리.. 아이들은 교실에서 우아~~~하며 구경하고 떠들었지만 아직까지 학교에 오지 않은 아이들이 너무나 걱정되었다. 해서 오늘은 지각없는날! 이 되었다. 원래 오늘 마치고 우리반은 축구를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오후에 비가 안오다가 또 축구할때 쯤에 비가 와서 우리들만의 축구는 연기되었다. 꼭! 다음에는 축구하자고 우리 아이들은 외치고 집에 갔다. 모두들 가고..난 또 영이를 찾으러 아이들이 영이를 봤다는 시내로 갔다. 근처의 오락실과 피씨방 .. 그리고 그곳에서 영이 집까지 걸어오며 피씨방등을 둘러 보았지만 없었다. 간 ..

유서쓰기

2004.7.12 집단 상담에서 한번씩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 24시간 후에 죽을 것이라는 상황설정을 하고 유서를 쓰라고 하는 것이죠. 드디어 오늘 우리반이 유서를 쓰는날.. 너무나도 진지하게 쓰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한번더 감동했습니다. 20분의 시간이 흘렀고 한명..한명씩 유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제가 하나씩 읽어 보고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아이들도 집중하고..친구들의 유언을 들으며 우아~~~하는 분위기와 웃는 분위기 .. 아주 조용한 분위기..등 오늘 아이들은 다시한번 삶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듯 했습니다. 전 단순히 유서만을 써라고 한 것 뿐인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깨달은듯 했습니다. 훌쩍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 쓴뒤 아이..

비오는 일요일

2004.7.11 어제밤부터 우리반 부반장놈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선생님 내일 인라인 타러 갑시다.' 피곤했다. 영이일도 정리되고 수행평가채점도 해야되고 왠지 피곤했다. 하지만 이놈은 계속 앵겨붙는다. '누구누구하고 같이 가려고 합니다. 같이 가시죠.' '좋다. 내일 아침에 전화하마.' 전화를 끊었다. 나의 작업은 12시 40분쯤에 끝났다. 야호~~!!! 즐겁게 잤다. 늦잠 잘 생각으로 알람도 모두 끄고 맘편히 누워서 잤다. 아침에 눈을 뜨니 8시 30분.. 별로 많이 못잔 것 같아 억울했다. 하지만 혹시나 이놈들이 기다릴까바 전화를 했다. '진아(부반장이름이다.) 10시에 보자.' '네! 알겠습니다.' 즐거워하더라.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앉는데 좋아하는 이놈의 얼굴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다.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