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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 어머님.

2004.10.16 난 한번씩 무작위로 우리반 놈들 학부모님들과 통화를 한다. 오늘은 두분의 학부모와 통화를 했다. 한 아버님께서는 전화를 주셨고 홍이 어머니께는 전화를 드렸다. 처음의 아버님은 너무나도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는 친구의 아버님이셨다. 성적도 너무 좋은..좋은 말이 서로 오고 갔다. 대화의 내용은 너무 좋았으나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저녁 늦게.. 홍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홍이는 저번 여름방학때 가출했다고 나에게 전화를 했던 친구다. 홍이가 한번씩 얘기하는 집안의 일(부모님의..)이 사실인지 확인하?싶었다. 그리고 잦은 지각에 대한 말씀도 듣고 싶었고 이번 학교 한글날 행사에서의 홍이의 활약에 대해 말씀드릴려고 전화를 드렸다. 홍이의 말은 안타깝게도 사실이었다. 홍이는 지금 어머니와 살..

동부경찰서.

2004.10.13 동부 경찰서에서 계속 전화가 왔다. 영이 데리고 오라고. 할머니와 삼촌은 바쁘신 상태. 어저께 데리고 다녀왔다. 약속시간에 늦어 택시를 타고 갔는데 둘이 내리면서 얘기했다. '너무 비싸다. 그자.' '네' 그래도 씨~익 웃는다. 짜슥. 편했는 갑다. 우여곡절끝에 여성.청소년부를 찾아갔다. 경찰서 본부라는 곳은 생각만큼 살벌한 곳이었다. 하지만 여성, 청소년부는 편했다. 분위기가. 가니 우리가 먼저 도착한 상태. 상대방 친구는 아직 오질않았다. 오늘 영이가 경찰서에 온 이유는 지난 여름방학때 있은 절도사건에 대해 진술이 맞지 않아 대질 신문을 위해 온것이다. 곧 상대방 친구가 도착했다. 대질 신문은 시작되었고.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대질 신문끝에 결론은.. 영이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럴 땐.

2004.10.11 비록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학교생활에서 정말 저를 힘들게 하는것은. 많은 업무도 아니고 동료 선생님들과의 마찰도 아니며 개인적인 어려움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생활에서 정말 저를 힘들게 하는것은... 아이들을 못 믿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볼때입니다. 아직 미성숙하다고 정의 내려버리는 아이들.. 교육이라는...그 의미를 되새기며 참고 또 참지만 한번씩 우리 아이들을 못 믿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볼때면. 섬뜩 섬뜩 놀라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을 믿고 싶습니다. 아니 믿습니다. 한번씩의 그 친구들은 그 친구들의 문제이지 우리 아이 모두의 잘못 같지는 않습니다. 한 친구의 잘못으로 우리 모든 아이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은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찹찹합니다. 한번..

중간고사.

2004.10.5 우리반 두놈이 시험일인데 아침 자습시간에 책을 안 펴고 있다.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 '책은?' '집에서 안가져왔어요.''그래?' 뒤에 사물함에 있는 체특학생의 책을 가져다 주었다.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좀 해야겠지? 나중에 보고 갖다놔~''네~' 상쾌한 아침이었다. ---- 영이가 또 학교에 나오질 않는다. 사실 월요일 아침에 삼촌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일요일부터 들어오지 않았다고. 시험기간이라 나간것이 불보듯 뻔했다. 허험.. 이젠 전에만큼 긴장되고 떨리지는 않는다. 다만 절도라던지 소위 말하는 범죄에 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늘 시험 마치고 집에 와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스타 한게임 하고. 썬글라스를 끼고 자전거를 타고 영이를 찾으러 나섰다..

토요일

2004.10.2 우리학교는 매주 토요일 1학년들은 수업이 없다. 즉 학교에 안온다. 반별로 돌아가며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체험활동의 날이다. 내가 맡은 활동은 국악활동. 오늘은 6반 친구들의 국악활동시간. 6반은 평소에도 참 재미있는 .. 귀여운 반이다. 악기를 가져왔고 열심히 '다드래기'라고 하는 가락을 가르쳤다. 이 놈들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나도 덩달아 신이났다. 잘 치는 친구는 많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너무 많았다. 고마웠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같이 땀을 흘리며 악을 치는 그 순간.. 열심히 하는 이놈들이 너무 고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악을 할 줄 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 오른손이 닳아 없어 지는줄 알았다. 얼마나 많은 놈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는지..

추석

2004.9.29 추석의 마지막 연휴. 사실 추석이 되기전에 괜한 걱정 부터 했었다. 부모님들께서 혹시라도 뭘 준비하시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가져오지 말라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다.^-^ 다만 아이들에게 얘기했다. "오~내일부터 추석연휴네. 그럼 다음주 금요일이 되어야 다시 만나겠네. 히햐~ 좋다. 아쟈!!! 추석동안 어른들 잘 뵙고 너무 많이 먹어 배탈 조심하세요." 한 친구가 질문했다. "선생님. 추석기간에도 희망노트를 써야 하나요?" 희망노트는 우리반 친구들이 아침 자습시간에 쓰는 노트다. 그 내용은 공부든 시든 칭찬일기든 그림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하루에 반바닥을 꼭! 채워야 하는 우리반 과제다. 대답했다. "추석은 민족의 대명절입니다. 푹~~쉬고 오세요. 희망노트는 ..

체력검사.

2004.9.20 아침에 해가 상쾌했다. 아침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아침 공기를 가르며 학교를 가는 길이 너무도 상쾌했다. 루루루~~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고나 할까?^-^ "안녕하십니까!" 지나가던 1학년 놈들이 목청 터져라 웃으며 인사한다. 귀여운 녀석들. 인사 받아주며 라라라~~학교로 갔다. 나름대로 해가 떨줄 알고 모자에 태양안경을 써고 갔는데.. 이럴수가 시간이 갈수록 날이 흐려지는 것이 아닌가! 끝까지 쓰고 있었다. 오늘 나의 일은 제자리 멀리뛰기!! 많은 선생님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담당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다양한 표정과 체력검사의 재미있는 일들을 고스란히 담기위해 노력했다. 재미있었다. 순간순간 포착의 즐거움.^-^ 카메라를 들이댈때 이놈들의 표정..

한글날 자기 주도적 학습.

2004.9.19 마산중학교 1학년들은 토요일 학교에 오지 않는다. 각반은 순서에 따라 요리활동, 등산활동, 우포늪탐사, 소비자 교육, 예절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의 12가지 프로그램을 돌아가며 활동한다. 그 사이사이에 전체활동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데 다가오는 10월 9일. 즉 한글날에는 한글날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자는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을 한다. 각 반별로 맡은 일이 다르다. 우리 반이 맡은 일은 교문에서의 한글날에 대한 홍보활동과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서명운동. 기본적인 재료들은 아이들에게 사주었다. 8시 30분 부터 모둠별로 홍보물 제작과 홍보내용 상의의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잘한다. 몇몇 친구들이 우드락을 오려서 칼을 만들어 칼싸움을 하는 것등 을 ..

9월 15일.

2004.9.15 2학기가 되고 우리반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적어도 영이문제는 해결 된 듯 하다. 이 녀석이 이제 매일 나오니깐..^-^ 우선 자리를 자유배치제로 했고 청소도 반 전체가 남아서 할 필요가 없어서 반씩 나누어서 한주씩 돌아가면서 한다. 아이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자유에 처음에는 얼떨떨해하다가 지금은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당연히 나타나고 있다. 즉 수업시간의 산만함이다. 청소의 불완전함이다. 어떤 아이들은 얘기한다. '선생님 누구누구 수업시간에 너무 시끄럽습니다. 원래대로 고정좌석제로 하죠.' '선생님 누구누구 청소 잘 안합니다. 혼내주세요.' 등.. 잘 듣는다. 아이들이 얘기하는 것을 잘 듣는다.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선생님과 함께 고민해보자'..

오늘은.

2004.9.10 마산 상담모임에 다녀왔다. 금요일은 상담모임이 있는날.. 방학이 끝나고 처음 모이는 것이라 선생님들이 너무 반가웠다.^-^ 시간을 조금 넘겨 한분씩 속속 도착하셨다. 오늘은 총 7분이 참석하셨다. 우아~~~두분이나 먹꺼리를 준비해 오신 것이다.^0^ 오늘은 넉넉하게 모임을 할 수 있었다. 1학기때까지로 한 단원이 끝나고 오늘 부터는 2단원. 새로이 별칭을 정하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나의 관심정도를 체크하고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시간이 어느새 지나갔다. ... 이 모임은 너무 좋다. 내가 마음속에 있는 갑갑한 것들을 다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다. 모두다 들어 주셔서 좋다. 모두다 공감해 주셔서 좋다. 함께 고민해 주셔서 더욱 좋다. 매주 이 곳에서 실천하고 배운 것을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