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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이노무 손아. 니도 커서 니 같은 놈을 낳아봐야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게다!" 자식 놈들이 한창 속을 썩일 때 부모님들께서 주로 하시는 말씀이시다. 이 책은 적어도 부모님 속을 썩인다고 볼 수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속 썩이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이 더 느끼고 반성해야 할 것이 많음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소년법정이 열리는 날 대기실에는 종일 옅은 한숨과 함께 우울한 기운이 떠돈다. 처분 전 소년분류심사원에 잠시 위탁되어 있던 아이들은 호송차에서 내려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을 찬 채 이곳으로 들어와 대기실 한편에 마련된 철장 안으로 들어간다. 노란 머리의 소녀들 역시 포승줄에 묶여 맞은편 철창 안으로 들어간다. 익숙한 풍경인데도 비좁은 철창 안에 ..

세상을 바로 보고 싶으면 인문학을 봐라.

차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책 . ⓒ 김용만 "삶과 인문학과 독서는 하나다." 인문학의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인문학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문학이 새로이 재조명된 이유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과 상관없을 것 같은 IT 분야에서, 그것도 최고 CEO라는 사람의 입에서 인문학이 언급된 것이다. 아이패드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입니다.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해 왔지요. 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혼자 책 읽는 시간.

난 비명을 질렀다. 또 질렀다. 차를 세우고 계속 비명을 질렀다. 목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마틴(유치원에 가기 전인 아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내 뒤에 그냥 앉아 있었다. 아마 끔찍하게 무서웠을 것이다. p. 26 ▲ 혼자 책 읽는 시간 / 니나 상코비치/김병화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 웅진지식하우스 책을 왜 읽는가? 많은 사람들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오늘도 책장을 펼친다. 의 저자인 니나 상코비치는 약간 다른 이유로 책을 펼친다. .... 아버지의 뺨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고, 몸을 앞뒤로 흔드는 바람에 팔을 잡고 있던 나타샤도 함께 움직였다. "하룻밤에 셋." 그는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룻..

나의...... 아름다운.......정원.

"이년아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냐? 딸자식 목을 꺾어두고 밥이 넘어가? 네가 그러고도 애미냐? 나가 죽어라 이년." 동구엄마는 정신이 없다. 그 귀하디 귀한, 예쁘고 예쁜 딸 영주가 어이없게 죽은 것만 해도 서러운데 시어머니라는 사람은 허구한 날 괴롭힌다. 그래, 그래도 남편이 직업이 있어 월급 꼬박꼬박 가져오고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아끼고 아끼며 돈을 모아 곧 이사갈 생각에 힘듦을 참고 참았는데 이 인간은 보증을 잘못 서서 전 재산을 날려버렸다. 그래 그 아들에 그 엄마지. 이젠 더 못 참는다. 동구엄마는 방을 나가 마당으로 걸어 나갔다. 뒤에서 시어머니의 욕바가지는 계속 되고 있었고 아들 동구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엄마 그림자를 보고 있다. 왠지 밖에서 영주가 엄마를 부르는 것 같다. 영주야, 그래 밖..

나의 마시멜로는 어떻게 먹을까?

달콤한 마시멜로의 세번째 이야기다.달콤한 마시멜로의 세번째 이야기다. 오래전 월터 미셀이라는 미국인 심리학자는 네 살배기 아동 643명을 대상으로 간단하지만 매력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미셀과 연구진은 어린이들을 한 명씩 방에 앉히고 마시멜로를 15분간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준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15분 동안 나갔다 온다. 어떻게 되었을까? 어린이 세 명 중 두 명이 마시멜로를 먹었다. 일부는 5초, 어떤 아이는 13분간 참다가 결국 먹기도 했다. 하지만 세 명 중 한 명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다. 14년 뒤 사후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아이들은 이제 열여덟, 열아홉 살의 청년이 되었다. 연구자들은 이들에게서 무엇을 밝혀냈을까? 네 살 때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던 아이들은 잘 해내고 있었다. 먹..

오늘의 교실은 야구장이다!!

1학기 2차고사가 끝이 났다. 선생님들도 문제내랴 채점하랴 바쁘지만 가장 분주한 상대는 아이들이다. 1등은 1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학입시라는 관문은 어떤 형태로든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이번 시험은 좀 특별했다. 9반 담임이신 전희원 선생님께서 시험치기 몇 주 전에 아이디어를 내셨다. “우리 이번 시험 마지막 날 단체로 야구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때마침 NC다이노스(이하 NC)의 홈경기가 잡혀있었다. “오 좋은 생각인데요.” 사실 마산에선 야구에 거의 광적인 팬들이 많다.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애들이 좋아할까요? 애들은 아마 PC게임을 더 좋아할텐데..” “우선 한번 모아보죠.” 약 50여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담임선생님 4분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

풍물치며 꿈을 키워요.

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

교실에서 떠나는 여행.

2013.6.18 이번학기에는 특별한 수행평가를 준비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가상의 여행 보고서 작성 및 발표하기. 많은 아이들이 의아해 했다. "선생님 그게 뭔가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번 수행평가는 기존의 시험시간 중에 치르는 서술형 형태와는 다릅니다. 선생님이 약 2달 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기간에 조별로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통해 이동 방법, 맛집조사, 체험꺼리 등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조원이 3명이면 2박 3일 코스로, 4명이면 3박 4일 코스로 준비합니다. 여러분들의 보고서는 발표가 끝나면 자료로 만들어서 여러분께 다시 배부될 것입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실제로 여행을 갈 수 있..

태봉고 축제에 다녀오다.

2013.6.15 태봉고의 4번째 공동체의 날에 다녀왔다. 여느 학교의 체육대회와 축제와 새삼 달랐습니다. 일반 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행사를 학생회가, 아이들이 준비하고 만든다는 것이다. 그기에다가 학부모님들이 참여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공동체의 날 답다. 프로그램을 보면 우선 오전에는 체육대회를 했다. 남녀학생이 발을 묶고 2명이 한조가 되어 벌이는 쌍쌍축구. 허나 달랐다.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더해 아주 재미있었다. 그 내용은 찬스라는 아이템이었다. 각 팀별로 경기당 몇개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고 그 아이템은 골을 넣을때까지 계속된다. 아이템 내용을 보면 남학생이 다리풀고 혼자 공을 몰 수 있는 아이템, 상대방 골키퍼가 손을 사용하면 안되는 아이템 등 기발했고 선수들이 모여 아이..

마피아 게임.

2013.6.7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