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체력검사.

마산 청보리 2014. 1. 25. 14:22

2004.9.20 

 

아침에 해가 상쾌했다.

아침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아침 공기를 가르며

학교를 가는 길이 너무도 상쾌했다.

루루루~~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고나 할까?^-^

"안녕하십니까!" 지나가던 1학년 놈들이 목청 터져라 웃으며

인사한다. 귀여운 녀석들. 인사 받아주며 라라라~~학교로 갔다.

나름대로 해가 떨줄 알고 모자에 태양안경을 써고 갔는데..

이럴수가 시간이 갈수록 날이 흐려지는 것이 아닌가!

끝까지 쓰고 있었다.

오늘 나의 일은 제자리 멀리뛰기!! 많은 선생님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담당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다양한 표정과 체력검사의 재미있는 일들을 고스란히 담기위해

노력했다. 재미있었다. 순간순간 포착의 즐거움.^-^

카메라를 들이댈때 이놈들의 표정이란...정말 귀여웠다.

오전일정을 끝내고 점심을 먹었다. 교실에 가서 청소를 시키고

운동장에 나가 아이들과 공을 찼다.

아싸!!! 역시 오늘도 한골을 넣었다. 그것도 헤딩골~~~ㅡ.,ㅡv;;

오후일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반놈들이 50m 뛰는 것을 멀찌감치에서

지켜보았다. 악을 쓰며 뛰는 놈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

남학교라 싸움이란 항상 일어난다. 오늘도 두건의 싸움을 중재했다.

두 친구를 데리고 왔다. 보통 싸움의 경우 쌍방과실인 경우가 많더라.

이번에도 그러했다. 한 친구는 재미로 한 행위가 상대친구에게는

불쾌감을 유발하여 싸움이 된 상황이었다. 한친구는 사과를 했는데

상대친구가 계속 욕을 하여 더욱 싸움이 커진 상황이었다.

'넌 재미로 했는데 이 친구가 불쾌했다고 하는데. 이해할수 있겠니?'

'네' '그럼 넌 이 친구가 재미로 했다고 하는데 이해가 되니?'

'네, 하지만 화가나요.' '사과했잖아!!' '니가 언제!'

또 싸울 태세다. 이 어린 친구들의 특징은 감정이 격해지면 주위를

잘 못본다는 것이다. 말렸다. 양 친구의 어깨를 감싸안고 말했다.

'사과를 받은 너의 기분은 어떻니?' '기분 나빠요.' '왜그럴까?'

... 말이 없다. 상대 친구에게 물었다. '이 친구가 왜 계속 화를 낼까?'

'모르겠어요. 계속 시비예요.' '선생님이 보기엔 사과를 받은 친구가

아직도 뭔가가 시원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 어떻니?'

'사과를 진지하게 하지 않았어요.' '그래? 그럼 사과를 진지하게

해야 겠구나. 친구가 사과를 진지하게 받지 못했다고 하고 진지한

사과를 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말이 없다.

'너의 생각은 어떻니?' '썽나요.' '왜 그럴까?' '지도 잘못했으면서

내한테만 뭐라 하잖아요.' '뭘 잘못했는데?' '사과했는데도 계속

화를 내잖아요.'

'서로가 계속 상대가 잘못했다면서 화를 내는 것은 옳은 것 같진

않구나. 선생님이 보기엔 서로 충분히 할만큼 한것 같다. 다만

서로의 감정을 잘 헤아리지 못한 것 같은데..한번만 더 생각해보자.'

약간의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지나 다시 물었다.

'어때? 친구를 이해할 수 있겠니?' '네.' '사과를 다시 할 수 있겠니?

사과를 다시 받아줄수 있겠니?' '네'

'친구가 저 친구를 죽으라고 장난 친거냐?' '아니요.' '이 친구가

너무나 미워서 사과를 안 받아준거냐?''아니요.'

'선생님이 보기엔 서로가 정말 싫어서 악의적으로 한

행위 같지는 않구나. 분명히 싸울수도 있지만 오해는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격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러 한 것은 아닌것 같구나.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이 틀렸냐?'

'아니요.' '사과하자.' '네' '사과 받도록 하자.' '네'

두 친구는 갔다. 가면서 어색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것을 보았다.

휴~~~

싸움만큼 곤란한 경우도 드문것 같다. 최대한 서로에 대한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말그대로 좋게 마무리를 하는것. 오늘 이

친구들은 참 사려 깊은 친구들이었다. 겉으론 1학년들이었지만

친구를 이해하는 것 만큼은 성인보다 뛰어난 친구들이었다.

알아서 화해 한것 같아 뒤쫓아가서 화해 기념 사진을 한장찍었다.

영문도 모른채 우~~몰려와 브이를 그리는 수 많은 반 친구들과

함께...^-^

...

비가 온다.

집에 올때 비를 홀딱 맞고 왔다.

상쾌한 비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며 조용히 웃는다.

빗소리가 살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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