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장진석 작가의 사는 법, 하루48시간을 읽었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8. 2. 26. 07:00

[하루 48시간]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쓰신 장진석 작가님을 알고 있습니다. 책을 내셨다기에 알고만 있다가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받자 마자 바로 읽었습니다.

음, 색다른 책이었습니다. 에세이 형태의 책인데, 시, 동화, 수필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런형태의 책을 저는 접했던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뭐야, 정신 사납잖아.'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 읽고 나니 참신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진석 작가는, 본인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런 느낌이 납니다.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만족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리지 않은, 작가의 솔직한 글로 씌여져 있습니다. 작가는 큰 욕심이나 다른 목표를 가지고 이 책을 쓴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제목처럼 '하루 48시간'처럼 보내는 방법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해보니 [경남도민일보]에서 소개한 부분이 있어 옮겨봅니다.

<하루 48시간을 펴낸 장진석 작가, 출처 경남도민일보>

"글이란 순간을 두 번 사는 과정입니다. 글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남기고 기록하여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지향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책이란 장르를 정해서 거기에 맞게 써내려가야 한다고요. 하지만 사는 게 장르가 정해진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때그때 사는 느낌이 다릅니다. 때론 시적으로, 때론 동화적으로, 또 때로는 세상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글을 썼습니다.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글의 종류를 정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일을 많이 했는데, 지나가 나면 남는 게 없더군요. 뭘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러한 것을 붙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글을 남기고, 글을 통해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하루를 2번 산 것이 되지 않을까요.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면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2018.1.12일자 경남도민일보-

실험적인 책일 수도 있고 작가가 쓰고 싶은 데로 쓴 책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메모한 내용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더 많은 독자를 위해 화려하게 치장하여 쓰지도 않았습니다. 해서 이 책은 저자가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손으로 편안하게 적은 글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은 세상과의 소통이고, 글은 나 자신과의 소통이다. 그렇기에 삶에서 소중한 것이 글쓰기이다. 말은 듣고, 글은 써야 한다. 말은 잘 듣고, 글은 많이 써야 한다. 나의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남겨본다. 그것이 나로 시작하는 참 인생을 사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책을 읽는 법에 대하여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기록한 글입니다. 글의 종류를 정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 시간대별로 또는 생각별로 아무 페이지나 펼친다.

하나. 글을 읽고 낙서도 마음대로 한다.

하나. 마음대로 책장을 덮는다. (본문 중)

이 책에 대한 다른 분의 리뷰를 찾아 봤습니다. 평이 좋더군요. 솔직히 저는 10점 만점에 7점 이상 주기는 힘든 책이었습니다. 글들은 분명 읽기 편했지만 딱! 그기까지였습니다. 저자의 삶과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며, 그가 사는 일상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하는 일이 많습니다. 책에 소개된 것만 해도 아동문학과 수필을 쓰고 있고 부모교육, 경제진로교육, 영어교육, 창의요약교육, 소통공감 강연과 더불어 교육문화기획자,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도 분명 산만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책의 산만함 또한 저자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문단입니다.

인간은 다시 독립된 존재로 자유의지를 불태울 수 있어야 한다. 자연으로부터 독립하고, 신으로부터 독립하고, 타인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하길 원한다면, 반드시 자기 삶의 찰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완전한 독립과 자유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글이다. 글은 문자요, 문자는 그림이며, 그림은 존재이다. 이미지란 상상이며, 상상이란 그 모습을 또올린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글을 쓰자. 찰나를 남기는 유일한 방법이자, 내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하루를 48시간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하루를 48시간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글쓰기를 강조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역사를 남기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 부모님 세대 등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잘 모릅니다. 저도 80대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하는 것을 듣고 그 삶을 겨우 알 뿐이죠. 지금은 다들 많이 배우지 않았습니까. 자신의 생활을 글로 남기면 자신의 역사를 넘어 자식들에게는 가족의 역사가 되고, 나아가 지역의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잘 쓰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민해서 글을 쓰기보다는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겨 놓는 것이 좋다며, "일단 펜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는 술술 막힘없이 잘 말합니다. 중간에 위트 있는 말도 하죠. 그런데 글을 쓰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냥 말하듯이 쓰면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순간의 생각을 남긴 결과물로,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읽다보면 그 평범함에 '공감'을 하게 된다. <경남도민일보 인터뷰 기사 중>

호불호가 갈릴 책입니다. 


저는 왠만하면 책을 읽으면 그 책의 특징과 나누고 싶은 점을 찾아 소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합니다. 헌데 이 책은 나눌꺼리가 적습니다. 책이 허접하다는 뜻이 아니라 '책은 특별한 사람이 쓰는 것이고 내용도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저의 선입견에 정면으로 질문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왜? 책은 특별한 사람만 써야 합니까? 당신도 쓸 수 있어요. 책이 아니더라도 글을 쓸 수 있어요. 하루를 48시간으로 살고 싶습니까? 글을 쓰세요. 저도 책을 내잖아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런 멋진 책을 내잖아요. 본인의 삶, 본인이 정리하셔야지요. 잘 쓰는 글? 그런 것 없습니다. 일단 펜을 드세요. 자신의 속내를 편안하게 적어보세요. 어느 듯, 변화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겁니다."


장진석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은 대부분 저자가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고, 글쓰기가 얼마나 매력적이며 손쉬운 방법인지 소개합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루48시간]은 조금 다릅니다. 뭔가 산만하고 평범하며, 특별한 감동이나 재미, 배움이 없는 책이지만 용기를 줍니다. 저자는 올해 동화책과 단편소설을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가 사람들에게 '글, 편하게 써보세요.'라는 뜻으로 쓴 이 책과 달리, 전문적으로 만든 동화책과 단편소설에 저절로 관심이 생깁니다.


저자의 말처럼 삶은 장르가 없기에 이 책도 장르가 없습니다. 장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책을 읽는데 집중이 안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제가 보증할께요. 이 책 재미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라고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 편하게 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 경상도 말을 충분히 이해하시는 분들(내용 중 작가의 일상생활이 담겨 있기에 경상도 사투리가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장진석 작가님을 아시는 분들께는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특별한 순간을 위해 읽는 책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나기 위해 읽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완성하며 펜을 놓았을 장진석 작가님을 생각하면, 쉽게 서평쓰기 힘들었던 책입니다. 저의 생각을 담기 위해 나름 애썼습니다. 장진석 작가님은 책을 출간한 것만 해도,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하루를 48시간으로 보내는 법, 그 방법을 자신의 삶을 통해 소개한 장진석 작가님의 [하루48시간], 잘 읽었습니다.^^

하루 48시간 - 10점
장진석 지음/북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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