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이 책 뭐지?
저는 저 자신도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한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도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왜 굳이 한자를 썼을까?'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첫 장을 넘겼습니다.
아빠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의 소제목은 <함께 걸어 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내용은 <아이와 함께 걸어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저자 표현준님은 여행 사진가입니다. 그룹전, 개인전, 초대전 등 사진가로서 대단한 분임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가 왠 서울 가이드 북? 어떤 상관이지?' 첫 장의 내용을 읽고 저의 궁금증은 바로 풀렸습니다.
아이의 인생에도 겹겹이 작은 역사가 쌓인다. 아이와 걷고 기록하다 보니 거리의 풍경보다 빨리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가끔 오랜 기억을 더듬어 함께 했던 곳을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포개어 보기도 했다. 오늘의 산책은 언젠가 미래를 위한 저축인 셈이다. 10년 후, 서울의 풍경은, 또 아이와 나는 얼마나 변해 있을까? 우리 산책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amaging 중)
아...이 책은 사진가 이전에 아빠가 쓴 책이었습니다. 사진을 위해 쓴 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 쓴 책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약간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책은 PART1, PART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1은 지역별 가이드로 '다양한 테마가 곳곳에 숨어 있는 상암지구,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홍대, 미로 속에 숨겨진 상점을 찾는 재미가 한가득 연남동, 골목골목 먹거리와 볼거리 보물찾기 연희동, 느릿느릿 여유를 느끼는 서촌, 오래된 추억들이 한가득 동대문, 문화 체험 공간이 가득한 이태원' 등, 말 그대로 지역별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읽는 것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단지 장소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 까지 당부하며 이 책만 읽고, 아이와 당장 출발해도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저도 아이와 산책을 종종 가지만 저자의 준비성에 놀랬습니다. 저자는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으로 '계획을 미리 알려주기, 그림자 놀이, 느린 산책, 포즈를 요구하지 말것, 계단을 만났을 때는 가위바위보, 산책은 함께 즐기는 것'을 알려줍니다. 책을 위한 산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느린 산책, 아이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따뜻했습니다.
내용이 궁금해 첫 장을 넘기면 상상했던 소개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0.1초간 당황했는데, 저자의 아이로 보이는 아기가 기어가는 사진이 먼저 나옵니다. 카메라 앵글을 쳐다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육아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이가 어떻게 자라며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아이가 정말 너무 이쁩니다. 이 예쁜 아이와 매주 산책을 나간 아빠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이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코스를 개발하며 준비를 했던 아빠의 노력과 기쁨이 저절로 느껴졌습니다. 덩달아 행복해 지는 책이었습니다.
지역별 가이드에는 각 지역의 스팟소개와 사진, 매력 포인트, 산책 전 알아둘 점, 교통편, 위치, 그 곳만의 깨알 재미 등이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말 쉽고 매력적인 책입니다. 당장 서울로 가고 싶다는 충동이 몇 번이나 일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와 함께 걷는 코스라 그런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좋아하는 곳으로 보이는 지역별 서점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지역 서점 투어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PART2에서는 서울 대표 추천 스팟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 산책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한강, 아이들과 함께 가는 한강 난지 한강공원, 서울을 한눈에 서울 성곽길, 도시의 옛 모습과 벽화를 함께 조망하다. 낙산 구간과 이화동, 서울의 대표적인 남산, 4계절 모두 즐기기 좋은 남산 산책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 경의선 숲길, 직장인과 주민의 걸음이 어우러진 대흥역-효창공원앞역'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와, 서울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았어? 서울 사람들은 이 길의 매력을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드는 책입니다.
일반 가이드북과는 다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의 특별함, 이전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2012년 7월 17일부터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행복한 순간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주말에 여건이 허락하면 아이와 함께 가벼운 마음을 산책을 했다고 합니다. 산책을 하며 아이의 자연스런 모습, 길의 특징, 장소의 특별함을 자연스레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껴집니다. 이 책은 억지스럽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책의 소개는 여행기라고 되어 있지만 저는 성장기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책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 아이와 거닐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이 아이의 성장과 함께 계속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하며 친절하지만 아이와 거닐 때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꼼꼼히 소개한 참 좋은 가이드 북입니다. 솔직히 아이가 없더라도 서울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책입니다.
휘황찬란하고 번쩍거리는 곳 뿐 아니라 사람 사는 곳에 대한 정겨움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는 이 책은 서울여행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에, 저자분께서 아이와 함께 방학 때라도 지방도 내려와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지방에서도 아이와 거닐기 좋은 곳을 소개해 주시는 것도 아주 고마울 것 같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책입니다. 서울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만간 서울로 여행갈 계획이 있습니다. 그 전에 이 책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 지 모릅니다. 서울로 가는 여행가방 제일 위에 이 책을 준비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분의 생각하며 마무리 합니다.
아이와 거닐기
아이의 시기는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해 온 둘만의 산책, 훌쩍 커버린 아이는 이제 저만큼 앞서 뛰어갑니다. 곧 아빠 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나이가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를 걸어가고 있는 수많은 아빠들과 함께 공감하고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노하우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 해 온 둘만의 산책 노하우와 길 위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아이'와 함께 거닐기가 이대로 멈추지 않고 쭉 계속되어 '(늙은) 아빠'와 함께 거닐기로 이어져도 꽤 멋진 일이 아닐까요?
지난 5년간 함께 산책한 찬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본문 중)
아이와 거닐기,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산책을 해보지 못하셨던 아빠들께 감히 권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경험만큼 소중하고 값진 것은 없습니다. 이번 주말, 가까운 곳으로 아이와 산책을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와 산책은 산책 그 이상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도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거닐記 - 표현준 지음/영진.com(영진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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