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작은 학교의 가능성을 엿보다!!

"학교폭력 그리고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환경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치유되기 힘든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사회가 원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본문중)

▲ '작은 학교의 힘' 책표지 '작은 학교의 힘' 책표지 ⓒ 김용만

경력 15년의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펜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뛰어남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시골학교의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이였습니다. 하지만 전교생이 40명 안팎의 충남 논산의 도산초등학교에서 생활하며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각종 도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아이들 대부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존감이 강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학교에도 하루에 세 번씩 등교하는 힘이 뭘까?'를 고민하다 획일화된 우리 교육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작은 학교'라는 확신을 굳히고 이 책을 쓰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작은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과 공교육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이상적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의 발전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발전해왔음을 말입니다. 책에 소개된 학교들이 해냈다면 다른 학교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독단적이야, 학교 시스템이 굳었어, 업무가 너무 많아. 요즘 애들은 너무 버릇이 없어." 

아이들이 변하지 않습니까? 어찌 보면 교사 스스로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내 아이는 좀 모자라게 느껴지는가요? 부모를 보며 아이가 자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영악하지도, 게으르지도,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단지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고 사랑과 관심을 주면 어떻게 되는지 이 책에서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학교 문제, 살펴보면 사회적 구조가 원인

"큰 학교일수록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문제가 심각한 편이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이 무리를 짓거나 파벌을 형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서로에게 소중하기 때문에 왕따 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본문중)

보통 학부모들은 큰 학교를 선호합니다. 시설도 좋고 교통도 편리하고 뭔가 학력이 더 우수할 것 같은 믿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과밀학급(학생 수가 많은 학급)이지만 우리 아이는 입학시키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학생 수가 교육에, 아니 인간관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 생각해 보았습니까?

가령 40분 수업에 40명의 학생을 가르친다면 교사가 배분할 수 있는 시간은 1인당 대략 1분여 정도입니다. 하지만 40분 수업에 10명을 가르친다면 1인당 시간은 4분 정도가 됩니다. 산술적 계산이라 이정도지만 실제 수업 광경을 떠올려봅시다.  수업시간에 교사는 진도를 나가야 합니다. 진도를 나가는 데 40명의 학생 모두에게 일일이 질문을 하며 답을 기다릴 여유가 있을까요? 학생들 한명 한명이 눈에 모두 들어올까요? 힘듭니다.


하지만 10명의 학생을 상대로 수업을 하면 상황이 많이 달라집니다. 모든 학생을 담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끼리도 모두가 서로를 잘 담을 수 있습니다. 학생 수가 많으면 같은 반의 친구들조차 하루에 말을 한 마디도 섞지 못하고 하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왕따, 학교폭력은 왜 발생할까요? 아이들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즐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땀을 흘려가며 실컷 노는 법을 안다면, 그리고 그렇게 생활한다면 왕따나 학교 폭력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너무 힘듭니다. 어른들의 요구와 강요에 못 이겨 생활하다보니 너무 힘듭니다. 그 분노를 친구를 괴롭히는 형태로 표출시키는 것입니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에 대해 마음속 깊은 곳에 불안감을 품고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결국 진짜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을 불안해하는 어른들에게 있는 셈이다. 경쟁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는 어른도, 아이도 모두 불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본문중)

그럼 아이들만 힘든 걸까요? 어른들 또한 힘듭니다. 옆집의 완벽한 친구 아들을 보며, 내 아들을 왜 저렇게 안될까, 지금 이러면 미래엔 낙오된 삶을 살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미리 하며 다시 아이들을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몹니다. 아이를 학원까지 실어주고, 학원비를 주며, 어떤 새로운 정보가 없는지를 조사하며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원이나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엄마, 아빠와 화목하게 저녁밥을 먹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제 우리 교육도 아이들에게 경쟁이 아닌 친구와 놀이 시간을 돌려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부모부터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조급증을 버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인식을 '다른 아이와의 경쟁'이 아니라 '아이 자신의 성장'으로 바꿔야 한다. 아이의 행복과 경쟁력을 되찾는 일은 결국 우리 개개인이 자신의 인식을 바꾸는 데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 (본문중)


너무 이상적인가요? 아이 자신의 성장을 1순위로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가요? 가정에서 부모님의 역할은 이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시작하면 학교에서 이런 일을 해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놓이겠습니까. 이런 교육을 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 학교들입니다.


작은 학교의 생활


"작은 학교에서는 가정 방문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학부모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협력도 잘 이뤄지는 편이다. 그런데 큰 학교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교사가 가정 방문을 하지 않는다.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학부모와 얼굴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큰 학교의 교사들은 주로 전화 상담에 의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전화로만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사소한 오해가 생기기 십상이다." (본문중)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를 매개로 만난 사이입니다. 아주 긴밀한 관계입니다. 하지만 큰 학교에선 사무적이고 어색한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볼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학교는 다릅니다. 학교 운동회라도 있을 때면 동네잔치가 됩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를 잘 압니다. 자연스레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시골의 작은 학교는 대부분 텃밭을 가지고 있다. 세도 초등학교에도 꽤 넓은 텃밭이 있는데,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아이들이 원하는 작물을 골라서 키운다. "선생님, 저건 이름이 뭐예요? 저 풀은 왜 색깔이 저래요?" 자연과 대면한 아이들에게서는 끊임없이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자연은 그 누구보다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본문중)


작은 학교는 현실적으로 시골에 많습니다. 시골의 작은 학교는 최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수업보다 학교 바로 뒷산, 학교 바로 앞개울, 학교 바로 옆 밭에서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인에게 지원대는 지원비도 많아 질 높은 방과 후 교육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사의 경우는 어떨까요. 작은 학교의 교사들은 큰 학교의 교사보다 자율성이 보장받는 편입니다. 즉 원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큰 학교는 시스템에 의존하여 학교가 운영되기에 교사 개인의 의견이 무시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연히 교사는 소극적으로 변합니다. 작은 학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의 특기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고, 학생들도 더 다양한 재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마을 전체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작은 학교 교육은 큰 학교 교육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이 진짜 아이를 위한 것일까. 풍족한 자원과 넘치는 교육열일까. 진정한 배려와 관심일까.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본문중)


물론 모든 도시의 큰 학교와 교사들이 이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든 시골의 작은 학교가 이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작은 학교의 교사가 더 많은 업무로 힘들어 할 수도 있습니다. 도시의 교사가 최첨단 시설을 활용하여 즐겁게 생활 할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계속 묻습니다. '과연 아이를 위하는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공교육 혁명을 일으킨 작은 학교들


이미 우리나라에 이런 기적을 일으킨 작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책에서도 소개합니다. 경남 남해군의 작은 시골학교 삼동초등학교는 독자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경남에서 1위를 했습니다. 골프, 승마, 발레, 바이올린 같은 수준 높은 방과 후 수업으로 인정받는 도산초등학교도 있습니다. 도산초등학교가 명품학교로 다시 태어나며 이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살리는 일이 지역을 살리는 일이 된 셈입니다.


하루 첫 일과가 숲 속 산책이며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생태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방향으로 무엇보다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를 최우선시하는 남한산초등학교도 작은 학교입니다. 생태학습, 창조 학습, 발전 학습 등을 통해 학부모에게 감동과 믿음을 준 조현 초등학교, 농촌유학센터를 통해 전교생 16명의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4년 만에 전교생 90여명이 되며 거듭난 전북 임실군의 대리초등학교, 지역공동체 모임인 '여민동락공동체'의 노력으로 죽어가던 학교를 살려내고 모두가 행복하게 된 묘량중앙초등학교도 있습니다. 학부모가 단순히 학교를 돕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의 한 주체로서 학교운영에 참여해 연간 교육 계획도 함께 짜는 배움터 거산 초등학교 등 성공적으로 그 학교의 특성을 살리며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작은 학교들이 많습니다.


좋은 학교란?


"작은 학교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하고 학교생활을 행복해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바로 학교에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은 학교 아이들은 자신들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바로 교사들의 '기다림' 때문이다." (본문중)


교사가 기다려 준다는 것은 학생에게 더 나은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이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큰 학교에선 한명의 학생에게 많은 기다림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작은 학교에선 가능합니다. 작은 학교에선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웁니다. "왜 이것 밖에 못하니? 빨리 다음 것 해야지." 이런 닦달이 아니라 느긋하게 아이를 키웁니다. 아이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넉넉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이 외에도 자유로운 학구제 운영, 학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교육에서 학교에 함께 참여하는 교육,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 등 모두가 함께 해야 아이를 중심에 둔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학교의 3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하인 학교를 선택하라. 둘째, 합의된 교육 철학을 가진 학교를 선택하라. 셋째, 자연을 즐기는 학교를 선택하라.


이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어색함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작은 학교만이 최고고 최선이다.'고 외치는 저자를 보며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 읽고 다시 보니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아이가 존중받고 자존감을 기를 수 있으며 행복한 학교를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푸념하기엔 아이가 너무 가엾습니다. 교사들이 이상하다고 하기엔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세상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엔 아이들의 미래가 암울합니다.


주어진 것에만 맞춰 살지 말고 생각하는 데로 사는 것은 어떤가요? 남들이 정해둔 기준에만 맞추려 하지 말고 내 아이, 내 가족을 보며 또 다른 삶을 사는 건 어떤가요?

아이의 행복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아이답게 자라면 행복한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또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존중받으며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작은 학교의 힘 - 10점
박찬영 지음/시공사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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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코햄 2014.04.09 17:3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낸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거 같습니다. 지방에도 서울 중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자사고들이 많찮아요. 요즘은 진짜 괜찮은 학교라면 여건이 허락되는 한 어디든 보내고 싶습니다. 인터넷 정보는 무수히 많치만 진짜 정보를 알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거 겉습니다. 진짜 맛있는 집 구별하기도 어렵잖아요.

  2. 마산 청보리 2014.04.09 18: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옳은 말씀입니다. 지역의 인재가 서울로 가면 그 인재는 서울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되죠. 한번 살 인생, 지역에서 자란만큼 지역에서 받은 것을 지역으로 환원하며 사는 것도 아주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학교는 내 아이가 좋아하는 학교입니다. 남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다행히 우리 지역에서도 새롭고 좋은 학교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됩니다. MSG가 들어간 학교가 아닌, 순수한 학교에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