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꿈키움 중학교는 매주 월요일, 첫 시간을 주열기로 시작합니다. 예전에 주열기에 대한 소개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개학 후 매주 월요일 아침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특별한 발표로 시작합니다.
지난 주에는 1학년, 2학년, 3학년 학생 한명씩 발표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1학년과 2학년 아이들은 반 친구들을 소개했습니다. 반친구들의 특징을 재미있게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은 편하게 발표를 경청합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세웁니다.
3학년 친구는 곤충을 아주아주 좋아하는 학생입니다. 실제로 곤충을 키우기도 하지요. 이 친구의 발표주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곤충'이었습니다. 호응이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본인의 관심사를 소재로 발표를 잘 했습니다.
이날 발표한 3학년 친구는 평소 공부에 대해 그리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날 특별한 모습을 봤습니다. 이 친구가 발표 내용을 종이에 적어서 보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히햐...이럴수가...
그만큼 자신의 발표 주제에 정성을 많이 쏟았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둘째치고 저는 감동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땐 눈이 반짝입니다.
게임에 대해서, 연예인에 대해서도 말이지요. 그런데 이때 어른의 반응이, '어짜라고?, 그래서? 공부나 해.'라고 하면 아이는 말문을 닫을 것입니다.
심리학을 공부했던 안했던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않아. 이 사람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는 뜻입니다.
'우리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말은 안해요...'
흔히 듣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상한 것도 아니고 좋았던 관계였는데 갑자기 말문을 닫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이들도 참고 또 참으며 어른들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대부분 어른이, 본인이 하고싶은 말을 하지요. 아이들의 말은 니는 세상을 모른다는 둥, 현실적이지 않다는 등 듣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결국 동굴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생각을 바꾸러 하기 전에 생각을 읽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말을 듣게 하려면 내가 먼저 상대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어른들의 걱정대로 삶은 연결되지 않습니다. 미래의 막연한 걱정때문에 현재의 아이 모습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합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참아라.'가 아니라 '지금의 행복이 모여 미래가 된다.'고 말하는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주제로 아이들이 발표할 지 기대됩니다. 학교에서 한 주의 시작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작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입니다.
여기는 경남꿈키움중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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