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24
올해는 스승의 날이 참으로 조용했던 것 같다.
운동장 조회도 없었으며 우리 학교는 정상 일과가 진행되었다.
난 그날 교실에 좀 늦게 들어갔고 아이들은 조용했다.
종례시간 때 아이들이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케익 받으러 오세요.'
그냥 까(?) 놓고 말하는 아이들.
'오냐. 날 감동시키지 않기만 해봐라!'
순순히 따라갔다. 뭘 거창하게 했을까..라는 약간의 설레임과 함께.
교실에 들어가니 작은 아주 작은 케익이 교탁위에 놓여있고
이쁜 꽃도 있었다. 교실에 들어서니 울려퍼지는 노래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처음에는 잔잔하게 갈수록 크게 불렀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이 노래를 들을때마다 왜 그렇게 부끄러운지...
노래는 끝났고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한 작은 선물들을 가져왔다.
진학상담이 고마웠다며 비타민을 사온 놈. 꿈이 바리스타라며
원두커피를 PT병에 넣어온 놈.ㅋ. 귀여웠다. 고마웠다.
방과후가 더 난리였다. 작년에 예체능반 놈들이 단체로 오고
7년전 제자들의 문자부터.. 사실 개인적으로 스승의 날때 가장
바쁜 것은 나의 전화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문자로, 통화로, 싸이월드로 다양하게 나의 안부를
묻는다.
난 항상 욕을 한다. '이놈아 맨입으로 축하하냐!!!'
당시에는 여러가지로 힘들었고 고된 적도 많았지만 지나고 나면
다 이쁜 추억이 된다. 지금 아이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난 지금의 아이들도 좋지만 미래의 아이들도 좋아 하고 싶다.
고마운 것은 이 놈들은 지금의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날 더 기억해 준다는 것이다.
교사로써 헛 살았던 것 같지 않다.
은혜의 소중함을 알게하고 내가 더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나보다 어린 스승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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