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학기의 시작.

마산 청보리 2014. 1. 25. 17:30

2010.8.19 

 

2학기가 시작되었다.

 

2학기가 시작되면 몇몇아이들과 담임 선생님들은 몇차례의 곤혹을

 

치룬다. 바로 수시로 갈것이라고 준비한 아이들과의 마찰이다.

 

이제 수시에 들어가는 내신이 끝났기 때문에 더이상 학교교육과정

 

을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것이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문제이다.

 

야자를 안할려고 하고 보충을 뺄려고 하고..담임선생님은 니가

 

빠지면 다른 애들은 어쩌냐는 식으로 잡아두기 바쁘고 .. 뚜렷한

 

명분도 없다. 상당히 곤혹스럽다. 이미 합격한 아이들한테는

 

책이라도 읽으라고 하고 사실 야자 시간 분위기는 1학기만 못하고..

 

참 선생님들이 힘이 없음을 많이 느낀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아이로

 

만들어야 하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입시유형에 따라야 하고 대학

 

입시에 필요치 않는 것은 어느 새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거의

 

필요치 않는 부분이 되어 버린다.

 

모든 것이 대학입시에 맞춰져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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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지금 협박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니 잘들어보세요.'

 

아이들의 귀에 못이 박혔을 듯한 이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얘기하고 마무리는 이렇게 한다.

 

'선생님이 바라는 여러분의 미래 모습은 돈 잘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선생님이 바라는 최고의 여러분의 모습은

 

좋은 아빠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아버지에게 가지는

 

섭섭한 부분들...대화가 잘 안되는 부분들...다른 아빠에게 부러웠던

 

부분들..여러분이 해내길 바랍니다. 공부해라라고만 하는게 싫었

 

다면 여러분은 하지말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싫었다면 여러

 

분은 비교하지 말며 잘 놀아주지 못해 섭섭했다면 여러분은 실컨

 

놀아주는 아빠가 되길 바랍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웃음이 나오는 집이 행복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좋은

 

직업만을 위해 뛰어 가지 말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아빠가 되길 바랍니다. 후회없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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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표정은 다양하다. 공감하는 표정. 어리둥절한 표정.

 

공부하는 아이. 자는 아이.^-^;;;

 

난 아이들이 먼 미래에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먼 훗날 고3시기에 한국지리 시간에 뭘 배웠는지는 생각이 안나더

 

라도 그 때 그 선생님에게 받았던 긍정적 에너지만은 기억하길

 

바란다. 나의 새로운 일이 하나 늘었다.

 

수능문제를 적중하는 일과 더불어 긍정적 에너지를 주어서

 

아이들이 힘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참 할 일이 많다.

 

그래서 보람도 많다. 하고싶은 일을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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