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너무 귀여운 아기 토끼 키우기.^^

마산 청보리 2018. 1. 25. 07:00

아내 회사에서 토끼를 키웁니다. 6마리 정도는 되어 보였어요. 그 중 유독 약한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밥 먹을 때도 구석에 있다가 다른 친구들이 다 먹고 가면 그제서야 나와서 밥을 먹던 토끼, 제가 보기에도 안쓰러웠어요. 근데 그 토끼가 다치게 됩니다. 

아내는 다친 토끼를 그냥 보지 못했습니다. 해서 동물 병원에 데려갔고 치료를 하게 되었지요. 치료하는 과정에서 다른 토끼로 부터 격리하여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았어요. 어쩔 수 없지 집에 데려오게 되었지요. 


저는 사실 탐탁치 않았습니다. 동물을 키우는 것이, 생명을 키우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고 쉽게 판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아이들은 너무 좋아했습니다. 결국 그 토끼는 건강을 회복했고 자연스레 가족이 되었습니다.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의 쪼꼬미예요. 쪼꼬미는 딸아이가 붙여준 아기토끼 이름입니다.^^

아기 때 와서 어찌나 귀엽던지요. 뛰어 노는 것만 봐도 미소가 절로.^^

이놈이 점점 친해지더니 거실 이불에도 막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엔 이렇게 뻗고 다른 가족들을 관찰하기도.^^;;


쪼꼬미와 친해지고 쪼꼬미도 우리 가족과 익숙해질 때 쯤이었어요. 아내 회사의 토끼들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 집 아이들도 덩달아 신이 났지요. 새끼 토끼를 보러 가자고 조르더군요. 어쩔수 없이 딸래미와 함께 새끼토끼를 보러 갔습니다. 갈때는 분명히 둘이었는데, 올때는 셋이 되었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쪼꼬미, 많이 컸어요. 오른쪽이 꼬미입니다. 딸아이가 쪼꼬미보다 더 작으니 '쪼'자를 뺀 '꼬미'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꼬미는 정말 아기였어요. 성인 주먹만 했지요. 처음엔 상당히 사람을 경계하고 도망만 다녔어요. 꼬미가 집에 오고 난 후 일주일 정도는 온 가족이 조심했습니다. 먹이도 잘 주고, 토끼집 청소도 열심히 하고, 아무튼 정성을 다했어요. 어린 나이에 엄마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행히 이틀 정도 지나니 밥도 잘 먹더군요.  

토끼를 데려오고 나선 토끼에 대해 너무 아는 바가 없어 토끼 관련 책도 사서 온 가족이 같이 읽었습니다. 토끼 책을 읽어보니 토끼들도 서열싸움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해서 꼬미와 쪼꼬미가 사이가 좋을지에 대해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두 놈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꼬미와 쪼꼬미는 6개월 정도 차이가 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최소한 토끼를 힘들게 하지 않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요.

토끼는 너무 귀엽습니다. 근데 똥과 오줌을 상당히 많이 쌉니다. 거의 하루종일 먹고 싼다고 봐야,^^; 물도 상당히 많이 먹어요. 해서 최소한 이틀에 한번 정도는 토끼집 청소를 해 줘야 합니다. 다행히 토끼 똥은 동그랗고 건조해서 바닥이나 이불에 묻지는 않더군요. 냄새도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여름이 되고 더워지면 냄새가 심해진다고는 하더군요.

토끼집을 깨끗이 해야 하는 이유, 아이들도 토끼장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제 꼬미도 많이 컸습니다. 딸래미 뒤에서서 냄새도 맡고 장난도 칩니다. 너무 귀여워요.ㅠㅠ

손으로 쓰다듬어 주면 상당히 좋아합니다. 천천히 쓰다듬어 주면 넙죽 엎드려서 가만히 있습니다. 어떨 때는 눈을 감고 졸기도 하더군요. 꼬미는 아직까지는 쪼꼬미만큼 붙임성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친해졌습니다.

딸래미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토끼들 보러 갑니다. 밥이 없으면 밥을 주고 물이 없으면 물을 주지요. 태권도 학원 갔다가 와도 토끼들을 먼저 챙깁니다. 토끼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토끼집 청소를 하다보니 저도 자연스레 이 놈들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밥은 주로 건초를 사서 줍니다. 건초 외에도 토끼 사료가 있더군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합니다. 토끼 키울 때 좋은 점은 과일이나 채소를 줘도 잘 먹는다는 겁니다. 단! 책에 보니 물기가 많은 채소를 어린토끼가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자주 주지 말라고 하더군요.  책을 읽기 전에는 매일 일부러 양배추를 사서 줬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채소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줍니다. 채소는 간식의 개념이라고 하더군요. 


한번씩 야외에 나가면 아이들이 토끼 줄거라며 풀을 뜯기도 합니다. 그 풀들을 주면 또 토끼들은 아주 잘 먹습니다. 식욕이 좋으니 먹이는 맛이 있습니다.^^ 그만큼 토끼는 쑥쑥 잘 자랍니다.


이제 토끼가 가족이 된지 쪼꼬미는 두달 정도, 꼬미는 한달 정도 되었네요. 상당히 긴 시간 함께 한 것 같습니다.


토끼집을 치울 때는 좀 번거롭지만, 저도 토끼들 노는 것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문을 열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쪼꼬미는 깡총깡총 뛰어와 제 손 밑으로 머리를 넣기도 합니다.


어떨 땐, 우리가 토끼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토끼들로 인해 우리가 힐링받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동물을 키우는 것, 아니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 그만큼의 책임감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지만 이 놈들과의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토끼들과 생활하고 나서 저희 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 소재가 생긴것도 사실입니다. 토끼집에 들어가 토끼와 같이 놀 때, 토끼 밥을 줄 때, 토끼와 거실에서 놀 때, 가족들이 같이 즐기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아직 경험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꼬미, 쪼꼬미도 아직 아기라 어떤 사춘기를 맞이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함께 잘 대처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습니다. 


종종 토끼 이야기를 포스팅하려 합니다. 꼬미, 쪼꼬미가 얼마나 자랐는지 사진도 자주 찍으려 합니다. 여러분들께 감히 '토끼를 키워보세요.'라고 추천 드리긴 어려우나 토끼를 키우는 것도 특별한 감동이 있다는 것은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꼬미, 쪼꼬미와 함께 하는 마산 청보리 가족의 성장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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