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아픔. 그리고 희망.
728x90

2007.12.13 

 

우리반 성이가 드디어 수술을 하기로 했다.

 

성이는 생활보호 대상자에 얼굴에 언청이병을 가지고 있다.

 

성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 성이가 한번씩 엄마에게 이런말을

 

한단다. '엄마. 나 언제 수술해요? 난 얼굴이 왜이래요? 난 왜

 

다른 친구들하고 얼굴이 달라요?...

 

듣는 어머니께선 가슴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드디어 내년 2월달부터 성이가 입천장 수술부터 해서 장기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12월 21일 다음주 금요일 서울에 가서 진료를

 

받고 2월달 수술일정을 잡는다고 한다.

 

참으로 기뻤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소식...

 

수술비가 장기적으로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 든다는...

 

지금 성이집에서 경제원은 없다. 아버지께서는 뇌졸증으로 쓰러지

 

셔서 일을 못나가신지 오래고 큰누나는 대학에 작은 누나는

 

중학교 3학년. 그리고 성이가 있다. 어머니께선 참으로 큰 생활고를

 

견디다 못하셔서 요즘엔 작은 소일꺼리를 하신다고 하시는데

 

아버지 치료비와 성이 수술비 그리고 생활비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어머니께서 이리저리 알아보셔서 돈을 마련하신다는 말씀

 

을 듣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해서 우리반은 결심했다. 학교 축제때 성이 돕기 모금운동을

 

하기로!!

 

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였다. 난 이 사실을 전교에 알렸고

 

교무회의를 통해 선생님들께 참여의 말씀을 올리고 아이들에게도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모금운동에 관한 취지와 관심을 부탁했다.

 

저번주 금요일 학교 축제를 했고 정말 코묻은 돈과 선생님들의

 

격려가 줄을 이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두번에 걸쳐서 모금해

 

주셨고 급식소 아주머니들까지 모금운동에 동참해 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많은 반들이 수익사업으로 번 돈을 통채로 성이를 위해 기부해왔다.

 

내 책상에는 성이 모금함이 지금도 놓여있고 지금도 성금은 계속

 

되고 있다. 너무나도 가슴 훈훈했고 힘이 났다. 중간집계를 한 결과

 

현재까지 모인돈은 근 100여만원..

 

많은 돈이지만 성이 수술비에는 모자란 돈이다.

 

난 고민을 계속 했다. 어떻게 하면 성이가 행복해지는 데 좀 더

 

큰 힘이 될수 있을까...사실 이런 고민을 할때마다 교사라는..

 

담임이라는 내가 아이들 앞에서는 커지만 사회적으로 얼마나

 

왜소한지를 느껴 도움이 못되는 나를 보며 슬프기도 하다.

 

오랜 시간 고민끝에 '방송을 타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12월이라 불우이웃돕기도 많이 하니 한번 시도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마산 MBC에 지속적으로 통화를 시도했다. 보도국에도 전화하고

 

기자분과도 통화하고 편집국장님과도 통화했고 작가님과도 통화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애절히 그리고 열심히 통화를

 

했다. 그리고 어제 작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성이 찍기로 했습니다. 방송일은 1월 16일입니다. 그전에

 

성이 학교 생활과 병원 진료, 의사 선생님과 성이 어머님,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좋습니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몇번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얼마만큼의 모금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난 너무나도 기뼜다.

 

새로운 희망이 보여서일 게다.

 

성이 어머님과 통화했고 내막을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는 방송에

 

나가는 것에 대해 더 불쌍한 아이들도 있는데 괜찮겠습니꺼.라시며

 

걱정을 하셨다. "어머니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지예. 한번

 

해 봅시더."

 

어머닌 말씀하셨다.

 

"선생님.. 이렇게까지 우리 성이에게 신경써 주시고 고맙습니더..

 

고맙습니더..." "아닙니더. 성이가 잘되야지예. 성이가 잘되야지예"

 

난 사실 이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었다.

 

-----------------

 

다음주 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난 이번 방송을 통해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아름답다는 점..

 

요즘 애들 못됐다고 말들 하지만 기회가 없었을뿐..깨치지 못했을뿐

 

아이들은 선하다는 것. 교직 사회가 보수적이고 개인주의화 되어

 

간다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염려하시는 선생님이 훨씬 많이 계시다

 

는 점들을 알리고 싶었다.

 

--------------------

 

지금 이 순간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긁어 부스럼되는 것은 아닌지..모금이 안돼 상처만 더 받게 되는

 

것이 아닐지..

 

하지만 이것은 확실하다. 난 성이가 잘되기를 바란다.

 

성이 가족이 행복하길 바란다. 돈때문에 성이 가족이 불행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성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산중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염원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도 성이는 나를 보며 웃으며 인사하고 집에 갔다.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유쾌할때도 있고 마음이 안쓰러울때도

 

많지만 .. 그러기에 난 행복한 교사다.

 

내일도 펼쳐질 새로운 희망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다.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등학교의 첫 시작.  (0) 2014.01.25
다툼.  (0) 2014.01.25
아픔. 그리고 희망.  (0) 2014.01.25
5,000원  (0) 2014.01.25
성이.  (0) 2014.01.25
2007년 가정방문.  (0) 2014.01.25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