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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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교육이야기 2014. 1. 25. 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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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5 

 

우리반에 성이란 아이가 있다.

 

체구도 왜소하고 집안 형편도 어렵다.

 

게다가 이 친구는 다른 친구와는 다르게 언청이라는 병도 있다.

 

올해 성이가 수술을 한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힙겹에 알아내신 좋은 의사선생님과 진료도 2번

 

봤다. 그 의사선생님은 서울쪽에 계셔서 성이는 2번 결석을 하고

 

진료를 받고 왔다.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참으로 다행입니더. 성이는 괜찮다고

 

하시던가예?'

 

'네 선생님 아직 몇번 더 의사선생님을 뵈어야 한답니더. 의사

 

선생님이 바쁘셔서 약속잡기가 참 어렵네예. 성이가 결석을 많이

 

해서 죄송합니더.'

 

'아닙니다. 성이가 건강해지면 그게 좋은 거지예. 수술은 어떻게

 

되는 겁니꺼?'

 

'네 수술도 한번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두세번 할수도 있답니더.

 

그리고 이 병은 건강보험이 안된다고 하네예.'

 

'그래예? 수술비는 얼마정도 나온다는 가예?

 

'모르겠십니더.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2천만원 정도라고 하네예.'

 

2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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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는 생활보호대상자이다. 아버지께서도 몸이 편찮으시고

 

누나들도 학생이고..어머니 혼자서 가계를 꾸려나가신다고

 

보는 것이 옳은..경제적으로 썩 좋지 않은 상태이다.

 

2천만원...참으로 큰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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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난 학교에서 종례시간에 성이얘기를 아이들에게 해주었다.

 

성이의 상황과 성이가 수술을 받을 지도 모른 다는 것. 그리고

 

수술비가 참으로 든다는 것을 말해줬다. 더불어 제안을 했다.

 

'여러분 올해 우리학교 축제때 우리반은 벼룩시장을 합시다.

 

그래서 모은 돈으로 성이의 수술비로 보태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축제 그 날 몇 명의 팀은 모금함을 들고 학교를 돌며 성이의 수술에

 

도움이 되는 활동도 했으면 합니다. 어떻습니까?'

 

'네!! 좋습니다. 선생님 제가 모금함을 들어도 되나요?'

 

아이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난 참으로 흐뭇하고..고마웠다.

 

다음날이었다.

 

욱이가 나에게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뭐니?'

 

'성이 수술에 보태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욱이도 생활보호대상자라는 것이다.

 

'마 니가 돈이 어디있어서 성금을 내노.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내라고 한 적도 없잖아.'

 

'아닙니더. 샘. 제가 모아둔 용돈이 있었습니더. 성이 수술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씹니더.'

 

봉투 안에 보니 5,000원이 들어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게다가 작은 메모도 있었다.

 

'작은 보탬의 돈이지만 너가 수술해서 완쾌되길 기도할께.

 

친구들도 선생님도 널 응원할꺼야. 잘 참길 바란다.

 

좀 더 밝은 모습으로 만나자. 사랑한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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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보고 거짓말을 하고, 예의 바르지 않으며, 이기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난 이미 아이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결론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난 오늘도 아이들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와 행복을 배운다.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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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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