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집을 비우고 삶을 채우는 부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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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덕, 백종민 부부는 부러운 부부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 '없어도 괜찮아.'를 읽고 이 부부를 처음 만났으나 이미 여행하시는 분들 사이에선 유명한 분들이더군요.


에어비엔비(숙박공유서비스)를 통해 세계 여행을 하며 '한달에 한도시'라는 책을 3권째 낸 유명저자분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이 이전에 내신 책들을 보기 전에는 전 단지 '자발적 가난'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고만 생각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 이 책은 버리고 포기해야 할 물질에 관한 이야기고 그래서 얻어진 자유에 관한 이야기다. 소비하지 않는 대신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얻은 일상, '삶의 균형'을 찾은 이야기다.(머리말 중)


재미있게 씌여진 책입니다. 은덕님은 아내분이고 종민님은 남편분입니다. 두 분이 한 꼭지씩 지필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쓴 사람의 이름을 보지 않고 읽다보면 한 명이 쓴 것 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둔감해서 인지, 부부의 글이 통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판단해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세가지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물질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두 번째 가치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세번째 그럼에도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입니다. 첫번째 꼭지에서는 집의 의미, 가전제품의 득과 실, 신용카드, 자동차, 노후준비? 충분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에 대해 적혀있고 두번째 꼭지에서는 작은 결혼식, 아이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 인간관계, 소속감 대신 자유에 대해 소개합니다. 마지막 꼭지에서는 부부가 사는 망원동의 인간적 삶, 너무나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 짝지, 달리기의 매력, 여행 머리에서 마음으로 이르는 길이라는 글로 채워져있습니다.


꼭지도 부담없을 뿐더러, 에피소드도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들입니다. 읽으며 무릎을 몇 번이나 쳤는지 모릅니다.


-이쯤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되뇌야 할 것은 '몇 인치짜리 텔레비전을 두고 있느냐.', '몇 평짜리 집이냐.'란 물음 뒤에는 절대로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집 안을 채우고 있는 '마음가짐'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정스님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엇인가를 갖는 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가 얽매인다는 뜻이다." 무엇인가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 하나 쉽게 정리하지 못하거나 버릴 수 없다면, 자신의 삶에 쥐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확실한 내 것은 없다는 뜻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자연스레 제가 사는 집, 제가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남'을 의식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있는데 이정도 크기의 집은 되어야지. 차는 뭐 정도는 되어야지, TV는 몇 인치는 되어야지.'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해 결정하고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편함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편하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것이 더 행복한 것일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삶


종민님은 말합니다.


-텔레비전과 그 안의 모든 것이 노리는 것이 세상 모두의 생각을 그 네모난 세상에 완벽히 잡아두고 시계처럼 반복되는 그 틀 안에 가둬버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텔레비전 없는 삶'은 불편한 게 사실이지만 정보를 스스로 찾아서 선택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꽤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남이 주어주는 정보와 내가 찾는 정보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이 부부는 책에서 말합니다. 자신들도 분명히 TV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집안에 TV를 들이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의 자유, 나의 의지로 살아가기위해 도전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부부는 일반적이지 않은 또 하나의 선택을 합니다.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가 그것입니다.


-"네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울면 누가 도와줄 거라 생각하지? 머리 굴리지 마! 닥쳐, 닥치라고!" 엄마는 성인들이 주고받아도 한쪽에서 깊은 상처를 입을 만한 말을 자신의 아이에게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훈육이나 설명도 없이 자신의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고 그녀의 분노 어디에도 아이가 그런 모진 말을 들었어야 할 만한 타당한 이유는 없어 보였다. 


절대 대들 수 없는 약자를 앞에 두고 감정 끝에 다다른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절대 권력자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엄마는 씩씩거리며 걷고 있었고, 아이는 그런 엄마를 놓칠까 깡총깡총 쫓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낳았을까? 세상에 제일 악한 부모라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끝까지 부모겠구나 싶어, 씁쓸해지는 풍경이었다.


아이를 낳는 것이 무조건적인 의무는 아닙니다. 아이를 낳지 않을 자유 또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별 고민 없이 '남들하니까'라는 생각으로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대한민국에서의 삶은 그리 주체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주체적으로 사는 삶이란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책임지는 삶이니까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어느 새 남들 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낙오자, 부적응자라는 딱지가 붙어 다닙니다. '너 고등학교 졸업장 없으면 어떻할려 그래?' '옆집 누구도 영어학원 다녀, 남들 다하는 영어학원 왜 안다녀?' '남들 다가는 대학 왜 안가!' '아기를 안 낳는데, 국가를 위해서라도 아기는 낳아야지.' '남들 다하는 결혼, 왜 안해?' 라는 식입니다. '남들'은 누구일까요? 그 '남들' 때문에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슬픈일입니다. 나의 삶, 내가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 아닐까요.


없어도 괜찮아


이 책을 쓰신 김은덕님과 백종민님은 정말 많은 것이 없습니다. 일반인들에겐 꼭 필요한 것들조차 없습니다. 집이 없습니다. 차가 없습니다. 에어컨이 없습니다. 알람시계가 없습니다. 보험도 없습니다. 아이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없는 대신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자유가 있습니다. 가치가 있습니다. 삶의 균형이 있습니다. 여행이 있습니다. 온전한 자신의 삶이 있습니다.


뭐가 더 최선인지 답변을 드리긴 어렵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부부의 삶에 지지를 보냅니다. 물건을 구입하고 또 구입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물질욕입니다. 인간의 욕심입니다.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물건을 득했을 때의 짧은 성취감, 하지만 얼마지 않아 다시 나오는 신상품에 또 다시 물욕이 생기는 삶보다는, 그런 물건이 없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여유로운 아침을 함께 맞고 느즈막히 동네 산책을 하며 이웃들과 인사하는 삶, 오후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저녁엔 달리기를 하는 그런 삶. 매일 장을 보며 먹을 만큼 요리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는 그런 삶도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그리 높지 않는 다는 것을 봐도, 많이 가진다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행복은 나눔에서 시작됩니다. 나눔은 분명한 개인의 자유의지입니다. 자유의지대로 사는 삶.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은 삶이지만 물질을 포기하고 얻는 것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은덕, 백종민 부부의 삶이 더 궁금하고 그들의 여행 또한 궁금해 집니다. 이미 부부가 이전에 내었던 '한달에 한도시'라는 책도 읽어볼 참입니다. 저의 삶에 없어도 괜찮은 것들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가진 이가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저열해 질 수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많은 것은 화를 부르기 마련입니다. 더 많은 돈보다는 더 좋은 삶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말, 없어도 괜찮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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