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존재만으로 위대한 그 이름, 엄마..'엄마의 꿈'을 읽고

마산 청보리 2015. 1. 14. 07:00

박경림, 

재미있는 MC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교 소풍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후 그녀의 인생은 마이크와 함께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예능인으로서도 두각을 나타내었지요. 지금은 '엄마,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는 물음을 던져준 민준이의 엄마로서, 꿈꾸는 엄마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들 민준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그런 말을 하는 아이가 우습고 귀여우면서도, 난 왜 한번도 엄마에게 이런 질문을 하지 못했을까 미안함에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엄마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 땅의 많은 딸들을 대신해 우리의 엄마들에게 꼭 묻고 싶었다.

"엄마, 엄마 꿈은 뭐예요?"(본문중)


이 책은 박경림씨가 만난 18명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물론 평범한 엄마들은 아닙니다. 한복 디자이너, 배우, 대한항공 기장, 쇼호스트, 작가, 바둑기사, 국회의원, 농구코치 등 그 직업군도 다양합니다. 모두 다른 상황에서 결혼했고 아이를 낳았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이며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가 되어 살고 있는 이 땅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아이들을 쉽게 키우고 쉽게 살아가는 엄마는 없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한 가지 든 생각은 '엄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직업을 가진 엄마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언니는 전업주부다. 요즘 세상에 아이 둘 키우는 게 경제적으로도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언니의 말에 그녀는 그럼 언니도 일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가볍게 조언했더니 언니는 이렇게 답했다. "은혜야, 돈 말고 더 중요한 게 있어. 나중을 생각하면 그 때 밖에 할 수 없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게 있는 거잖니."

맞는 말이다. 지금 아이가 한창 엄마를 필요로 하고, 정말 예쁠 때인데, 일하느라 항상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하는 것이 가끔 서럽다.(본문중)


이 책에서 박경림씨가 만난 18명의 엄마는 모두 직업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통점도 있습니다. 단 한명도, 직장과 가정일을 손쉽게 병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두고 직장에 나갈 때의 서러움, 가족들의 반대에도 직장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아픔, 임신하고도 6개월간 선수로 뛰고, 아이를 낳은 후 2주 만에 코트에 복귀한 현실 등 읽는 내내 마음 아팠습니다.


그리고 책에서는 각 엄마들의 아이보는 노하우, 가정을 꾸려가는 노하우 등 솔솔한 정보도 있습니다.


그녀는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일단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큰일이다. 왜 이러지?'가 아니라 '그래, 당연한 거지'하고 일단 아이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본다...그녀는 예민한 아이를 기를 때의 주의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엄마와 아이가 너무 밀착되어 있어 엄마도 예민해지고 아이도 더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아이를 내 것,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럴수록 옆집에서 잠깐 놀러온 아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 웃다가, 모든 인간관계가 힘들어질 때 이 방법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내 아이, 내 남편, 내 애인, 내 친구'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서로 예민해질 때는 '옆집 아이, 옆집 남편'으로 생각하기, 때로는 객관화가 관계 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가 되는 법이다.(본문중)


전직 아나운서 최윤영씨의 말입니다. 그녀는 출근할 때마다 울고불고 숨 넘어가는 딸아이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 사표를 냈습니다. 사표를 내고 집에 아이와 있으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모든 걸 포기하고 사표까지 냈는데, 아이가 여전히 계속 울고, 짜증을 내고, 엄마 곁을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당시를 지옥같은 나날들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분리불안증후군,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그 후 EBS <부모>라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며 이겨냈다고 말합니다. 육아도 육아지만, 자신이 방송을 못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누군가 그녀처럼 육아문제를 고민하며 퇴사해야 할 지 조언을 구하는 글을 보면 그녀는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라고 꼭 댓글을 단다. 퇴사 후 다시 일을 찾고 나니 그녀는 자신에게 '일'과 '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느지 확신이 든다. 그녀는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엄마가 숨쉴 구멍이 있어야 아이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어요."(본문중)


너무 와 닿는 말이었습니다. '엄마도 숨쉴 구멍이 있어야, 재미가 있어야 아이에게 관대해질 수 있고 가정도 신날 수 있다.' 엄마도 사람입니다. 책 속의 채시라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고, 저마다 노하우가 있고, 각자의 고충이 있죠.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모습을 기억하면서 소중하고 기뻤던 순간을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가 커가면서 화나고, 내 맘대로 안 되고, 인내심을 요하고, 나 자신을 수양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그 기쁨과 다짐을 잊지 말고 키웠으면 좋겠어요. 이건 저 스스로에게 제가 늘 해주는 말이예요. 그리고 엄마가 건강해야 해요. 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화가 먼저 올라오거든요. 야단치고 싶을 때는 한번 꾹 참아도 보고, 좋게도 얘기해보고, 이건 엄마가 피곤하지 않아야 가능해요. 엄마 컨디션이 좋아야 아이가 행복하죠."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와 가정이 두루 행복해진다.(본문중)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후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동시에 '이거 남자가 읽어도 되나? 여자를 위한 책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읽었기에, 남자가 읽었기에, 여자를,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박경림씨도 말했습니다. 자신도 여자지만, 자신도 엄마지만, 정작 자기 엄마에 대해선 무덤했다고 말입니다.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결혼을 했고 아내에 대한 존경으로 가정을 꾸렸으며 엄마에 대한 위대함으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살았던, 살고 있는, 살아갈 모든 엄마들을 위한 책입니다. 엄마가 되실 분, 아빠가 되실 분, 엄마가 있으신 모든 분들이 읽어 봤으면 합니다. 


우리는 나의 엄마가 나를 어떻게 키우셨는지 모두를 기억하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모든 것을 기억하시고 자신의 아픔은 자신만이 안고 사시며 지금도 당신의 전화를 기다리고 계실 지 모릅니다. 


엄마는 위대합니다.


<글이 공감되시면 '엄마의 꿈'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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