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마산 YMCA 유치원입니다. 예전에는 YMCA 아기 스포츠단이라고 불렸었죠. 이 후 마산에서는 아기스포츠단이라는 명칭이 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YMCA 아기 스포츠단이 유치원으로 변경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번에도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이 유치원은 아이들의 체험과 놀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합니다.
<관련 포스팅 : 다섯살에 마라톤 완주하는 아이들, 꿈이 아닙니다. 딸아이의 신나는 운동회 >
마산 YMCA 유치원의 특색있는 프로그램 중 계절마다 가는 캠프도 빼 놓을 수 없는 교육활동입니다.
겨울에는 스키캠프를 갑니다. 5세는 눈썰매를 타고 6세와 7세는 스키를 배웁니다. 지난 12월 11일 아침 8시 30분에 무주로 출발하여 12일 저녁 5시 30분에 마산에 도착했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딸아이는 다녀와서 재미있었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정작 당일 아침에는 가기 싫다고 울던 아이가 말입니다.
아이들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성장하는 유치원 캠프
아이들이 캠프를 가면 부모입장에선 홀가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없으니 이제 자유야, 야호!"
하지만 그게 아닙니다. 퇴근하여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가 집에 없음이 피부로 와 닿는 순간, 그리움과 미안함이 솟구칩니다. 아마도 이 사실 때문에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이 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캠프를 마친 후 차가 마산에 도착하여 아이들이 내리면 부모님들은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즐겁습니다. 신나게, 실컷 잘 놀고 왔다는 표정들이죠. 부모님들의 표정은 '너 없는 동안, 엄마, 아빠도 잘 있었다.'는 표정이 아닙니다. '니가 너무 보고싶었다.' 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아빠만이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아이가 엄마, 아빠를 키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사랑을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배려만이 키운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웃음과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웃음 중, 어느 것이 더 의미있을까요?
아이는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만큼, 아이도 부모를 키웁니다. 내가 키웠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이로 인해 부모도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부모의 요구대로 키우는 순간, 고난은 시작됩니다.
반면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줬을 행복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투자된 돈은 알아도 아이로 부터 받은 행복과 자존감은 쉽게 잊습니다.
아이가 하루 정도 스키를 배우고 온 동안, 저희 부부는 아이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유치원에서 부모의 성장까지 배려하여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은 소름돋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니까요.
아직 스키를 잘 못 탄다고 투덜거리는 딸아이지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납니다.
저희 부부는 또 한뼘, 성장했습니다.
<글이 공감되신다면 아이를 한번 더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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