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학교 그 두번째 이야기. 아이와 아빠가 함께 하는 대화
마산 YMCA에서 주관한 아빠학교 강의가 진행중입니다. 지난 7월 8일, 홍세화 선생님의 강의에 이어 7월 15일에는 노미애(창원시 청소년 상담복지 센터) 총괄팀장을 모시고 '자녀와의 대화법'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 노미애 창원시 청소년 상담복지 센터 총괄팀장님, 재미있게 강의를 잘해 주셨습니다.
첫 강의 때 홍세화 선생님의 말씀이 워낙 감동이었기에 이번 강의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참여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많은 아버님께서 참석하셨습니다.
아이의 말을 끌어낼수 있어야
많은 아버님들이 자녀와의 대화를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의 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빠가 마음 먹고 가족과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말없던 아이들이 한번만에 신이나서 말을 하던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빠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아닙니다. 서로의 마음이 소통이 되지 않아 그렇습니다. 이것은 대화법의 문제입니다."
노미애 선생님께서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화가 가능하려면 우선 서로가 서로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이 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평소 대화가 없던 부모와 아이는 심리적인 안정도 되어 있지 않고 대화법도 모르기에 결국 감정만 상하는 대화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열심히 청취중인 아빠들.
우리는 서로 거울이다.
"아이의 자존감은 중요합니다. 자존감이란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존감이 본인의 노력으로 생긴다고들 합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자존감은 자신을 좋게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형성됩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랍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귀하게 대하고 진심으로 사랑해야 아이들은 절로 자존감이 생깁니다. '엄마, 아빠는 내가 그렇게 이뻐?'라는 말을 하는 아이에게 '그래, 엄마, 아빠는 우리 딸이 제일 이뻐.'라며 진심어린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귀한 대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를 귀하게 대할 수 있으며 상대를 귀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귀하게 대하라는 말은 모든 것을 들어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바로보며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는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은 바르게 자랄 수 있습니다."
많이 와 닿았습니다. 아빠가 아이에게 "말 할땐 상대의 눈을 보고 똑바로 하라고 했지, 밥 먹을 땐 소리없이 먹어야지. 대답은 크게 하고, 남자가 씩씩하게 놀아야지!" 라는 등의 말은 아이를 위축되게 만듭니다. "아빠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아빠가 나 잘되라고 말씀하시는 거야." 아이들은 이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아빠는 단지 나의 부족한 점을 지적만 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낍니다.
▲ 열심히 청취중인 아빠들.
아이들이 사랑받는 느낌을 느껴야
사랑받는 느낌.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노미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중요한 사람과 상호작용이 어떠했느냐에 따라서 아이들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아, 나는 아빠에게 소중한 사람이구나. 아, 나는 엄마에게 소중한 사람이구나. 이런 느낌은 하고싶은 대로 모두 들어준다고 해서 가지게 되는 생각이 아닙니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읽어주느냐. 아이들의 갑갑한 마음을 잘 읽어 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은 상처를 받으며 자랍니다. 그러해야 합니다. 내 아이에게 그 어떤 상처를 주지 않고 자라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내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아이들도 부모의 감정을 읽어내기 시작합니다. '응, 오늘 우리 딸 기분이 안 좋아보이네, 오늘 우리 아들, 신나 보이는 데 무슨 좋은 일 있어?' 이런 대화가 필요합니다. '공부해, 숙제도 안하고 또 자냐. 맨날 게임이냐 게임이.' 이런 대화는 소통이 아닌, 결국 서로에게 불만만 생기게 합니다."
사랑받는 느낌은 그냥 느낌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나를 사랑하는 구나.' 라는 느낌만 가지고 있어도 그 아니는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 제 딸아이에게 함부로 말했던 기억이 나서 부끄러웠습니다.
▲ 노미애 선생님께서는 정말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게, 하지만 현실적으로 강의를 잘 해 주셨습니다.
온 몸으로 말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자신의 기분, 상태를 온 몸으로 말합니다.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거니와 본능적으로 온 몸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그 때 이 메세지를 부모님이 잘 읽어내야 합니다. 학교 다녀와서 신나는 목소리로 '엄마, 다녀왔습니다!'고 크게 외치는 아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그래..'라고 대답하는 것, 화를 내며 아이가 '아빠, 엄마 죽어삐라'고 할 때 '어디서 말을 그 따위로 하냐.' 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화가 아닙니다.
적어도 아이가 신나게 인사한다면 '우리 아이가 오늘 신나는 일이 있었구나.'라며 크게 웃으며 안아줄 수 있어야 하고, 화를 내며 말하는 아이에게는 '우리 아이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구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분이 안 좋은 아이에게 그 이유를 묻는 것은 큰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가 화가 났다는 것은 풍선에 바람이 꽉 찼다는 것을 뜻합니다. 바람이 조금만 더 들어가면 터져버립니다. 이 때는 저절로 바람이 빠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가 바람이 빠지고 나면 또 다른 신호를 보내옵니다. 그때 '아들 얼굴이 안좋아 아빠가 걱정이 되네, 무슨 일인지 들을 수 있을까?"라며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합니다. "말을 해, 말을 해야 아빠가 알지, 말을 해야 엄마가 해결해 주지. 뭐야. 누가 그랬어!" 이런 대화는 아이를 더 힘들게 할 뿐입니다."
▲ 오늘의 강의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좋은 강의해주신 노미애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의,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바람직한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노미애 선생님의 마지막 정리 말씀입니다.
"아이가 힘들어 할 때 무조건 적인 보호가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괜찮은 아이인지, 좋은 아이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만족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을 아는 아이는 불행하지 않습니다. 내 아이를 나만의 방식만 가지고 사랑하지 마십시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자신의 기분을 읽어 주는 것, 엄마, 아빠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원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가 8을 잘하고 2가 부족하면 그 부족한 2를 채우려고 애를 씁니다. 잘하는 8을 격려해 주십시오. 잘하는 8을 칭찬해 주십시오.
'2만 더 있으면 넌 완벽해.'가 아니라 '넌 8이나 할 수 있으니 너무 자랑스러워.'라고 대해 주십시오. 요즘의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이 외로워 합니다. 요구만 하는 부모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되어 주십시오."
울림이 큰 강의였습니다. 단순히 자식을 대하는 법만 이야기하신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평소 사람을 대하는 법에도 많은 메세지를 주는 강의였습니다. 오늘부터 집에 가면 아이와 옆지기(아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해 보려 합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며 좋은 아빠가 되는 한 걸음을 더 내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마지막 시간으로 '부부대화법'을 듣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 엄마, 부모님들이 말 한마디의 변화로 인해 아이들과 더욱 더 가까워 지기를 바랍니다. 부모님들도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아이를 서울대 보내는 공부가 아니라 아이가 바른 대우를 받으며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아이의 성장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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