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웁니다. 며칠 전 부터 인라인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 귀에 들리는 혼잣말을 하더군요.^^
"아빠가 사줄까?"
"네! 네! 좋아요."
사실 아이들에게 사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사주고 나면 몇 번 시도하다가 싫증내며 짐이 되는 경우를 여럿 경험했기에 이번에도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유치원 담임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죠.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인라인을 필요로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버님!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사주셔야 흥미를 느끼고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편해문 선생님께서도 인라인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라고 하셨습니다."
편해문 선생님의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라는 책을 정말 감동깊게 읽고 공감했기에 '편해문'이라는 이름의 등장에 바로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 편해문 선생님의 책 표지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사주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우선 중고장터부터 검색해 보고, 마창진에 있는 '아름다운 재단'에도 모두 전화해서 알아봤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없더군요.ㅠㅠ..
딸아이 발이 180mm입니다.
상당히 작죠. 발이 작은 관계로 적당한 물건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방법으로!!
SNS에 구걸(?)을 시작했습니다.
"여아용 인라인 스케이트 구합니다. 딸아이 발 싸이즈는 180mm입니다. 인라인싸이즈 180~200이면 될듯 혹시 못 버리고 계신 분 연락주십시오. 받으러 갑니다. 맛있는 밥도 한끼 대접하겠습니다.^^"
페북과 카스에 동시에 올렸습니다. 페북에선 '좋아요'만 수두룩. 그리고 몇 분께서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주시더군요.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카스에서 입질이 왔습니다.
바로 제가 얼마전 촬영 당한(?) 'CJ 경남 헬로비젼' 작가님으로부터 답이 왔습니다. 아들이 신었던 것이 있었는데 괜찮겠냐구요. 당연히 감사합니다!! 했죠.
제가 택배비와 감사비를 보내겠다고 그렇게 계좌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드려도 작가님 말씀은 "NO"였습니다.
"부담느끼지 마세요. 어차피 집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던 스케이트예요."
부담은 느끼지 않았지만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그 물건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딸아이 신나서 거실에서 신어서 타고 난리였죠.^^
딸아이는 오늘 51%의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최소한 아빠가 사준 것은 아니지만 아빠의 노력으로 그리고 함께 나누려는 또 다른 어른의 도움으로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51%의 행복? 별것 아닙니다. 하지만 행복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51%의 삶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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