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아이, 교사, 학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

2014년 7월 9일부터 7월 10일까지 경남 창원에 있는 태봉고등학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름하야 LTI PT에이(프레젠테이션 날)입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태봉고 아이들은 일반고와 달리 LTI라는 교육활동 시간이 있습니다. 

LTI란 “Learning Through Internship(인턴십 교육방식)”의 약자로 자기 스스로 꿈을 찾고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LTI활동은 학교 안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이루어집니다. 즉 학생들이 원하는 멘토를 직접 찾아가서 배워보고 체험하기도 합니다.


 한 예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대학의 교수님을 찾아가서 배우기도 하고 노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지역의 가수들을 찾아가 직접 배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LTI를 한 학기 동안 마친 후 자신의 경험을 발표하는 날이 PT데이입니다. PT데이에는 부모님들께서도 오십니다. 


즉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하는, 태봉고에서의 한 학기를 마무리 하는 큰 축제의 날이기도 합니다. LTI PT데이가 참 감동스럽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 발표는 진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듣는 이들도 발표자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행사의 순서는 발표자 각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합니다. 발표가 끝나면 발표자와 청중은 질의 응답시간을 갖습니다. 그 후 어드바이저라 하는 도움교사가 지도조언이나 추가질문을 합니다. 다음으로 담임선생님께서 말씀을 하시고 마지막으로 부모님께서 소감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곤 부모님께서 장미꽃 한 송이를 학생에게 전해주고 포옹하며 발표가 마무리 됩니다. 이 모든 순서는 학생들이 사회를 보고 진행됩니다. 


아이들의 발표를 참관했습니다.


태봉고 연극반 ‘끼모아’에서 활동하면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키우는 중인 남수안 학생은 경남 청소년 연극제 출전을 준비하며 휴일마저 학교에서 합숙을 하며 연극 연습을 한 과정을 발표했습니다. 힘들어서 친구들과 불협화음도 생겼었지만 끝까지 함께 해서 경남 청소년 연극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좋아했습니다.


 발표 도중 자신이 직접 불렀다던 ‘레베카’를 라이브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발표하는 학생과 듣는 사람들이 모두 열정적이었습니다. 발표자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도 안타까워했고, 잘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발표의 마지막엔 ‘엄마 사랑해요.’라며 엄마와 감동스러운 포옹을 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 때로는 재미있게 때론 진지하게, PT데이는 축제입니다.



3학년 박재영 학생의 경우 부모님께서는 아이의 발표를 들으시고 “내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니 고맙습니다. 제가 집에서 아이를 키웠다면 이렇게 키울 수 있었을까요? 이렇게 아이의 성장을 도와주시고 함께 해 준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아들 고마워.” 라고 소감을 말씀하시기도 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LTI PT데이에 대해 물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자신의 일을 돌아보게 해 주는 특별한 축제예요. 부모님께서도 오셔서 보시기 때문에 준비하는 동안 자연스레 신경이 많이 쓰여요. 그리고 이상하게 발표를 하고 나면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나고 고맙고 막 그렇더라고요. 1학년 때에는 재미로 발표했고 2학년 때에는 한 것이 많아 알차게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이제 3학년이 되니 결과물 보다는 저의 과정이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해서 이번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발표했어요.”


“전 태봉고가 싫습니다. 이런 것을 시키기 때문이에요.”

이 말은 자기 이야기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꺼려하던 3학년 한 학생이 LTI 발표 중에 한 말입니다. 성실하지 못했던 지난 LTI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PT데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고역이었다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의 속살이야기를 하고 있는 자신이 신기하다는 뜻이기도 하였습니다. 말은 계속 되었습니다. 


▲ 선생님의 피드백도 자연스레 이루어 집니다.



“태봉고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많이 줍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우리를 믿고 스스로 알아서 해 보라고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은 좋은 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자라온 학생들에게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자유를 가져봐,’ 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겐 또 다른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태봉고를 다녔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고민과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진로체험 이동학습 기간에 금산간디학교에 태영철 선생님을 만나 뵈었는데, 그 분께서 대안적인 삶이란 세상을 도우며 사는 삶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졸업 전에는 반드시 꿈을 찾을 겁니다. 이 모든 것이 태봉고라서 가능한 것 같아요. 사실 태봉고에 다녔기 때문에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 저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요. 그런데 학교가 이런 것을 요구하고 발표하는 것 자체가 싫습니다. 그리고 태봉고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많이 줍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우리를 믿고 스스로 알아서 해 보라고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은 좋은 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자라온 학생들에게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자유를 가져봐,’ 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겐 또 다른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태봉고를 다녔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고민과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졸업하기 전까지 제 삶의 방향을 찾고 싶습니다. 이런 부분은 태봉고라서 가능하기도 합니다. 사실 태봉고에 다녔기 때문에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태봉고가 싫다던 호용이도 결국 태봉고에서 자신이 성장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인진 선생님의 말은 태봉고의 모든 선생님의 마음이었습니다.



LTI담당 교사인 이인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PT데이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아이들은 겉으로 봐선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봐야 아이를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단순한 느낌의 아이였는데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일을 이야기할 때 ‘왜 아이의 저런 면을 미리 보지 못했나.’ 하는 미안함이 들기도 합니다. 교사로써의 반성이지요. 


학생들은 맨살을 보여주는 듯한 발표를 하며 앞으로 더 나아갑니다. 우리학교의 경우 영어가 주 2시간인데 LTI시간은 주 6시간입니다. 아주 긴 시간이죠. 꿈이 있는 학생이라도 이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든 견뎌냅니다. 아이들은 고민하며 힘겨워하며 성장합니다. 


고민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을 겪는 것도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힘들다는 것도, 도중에 포기하는 것도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니 우리 아이들이 그 정도에서 머무르지 말고, ‘이 정도 했으면 됐지, 이 정도 했으면 대학 가겠지.’ 라고 생각지 말고 평생동안 고민하고 배우는 의욕적인 자기 삶의 주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PT데이는 학생이 발표를 하고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이 경청하는 특별한 축제입니다. 한쪽에선 웃음 소리가, 한쪽에선 감동의 눈물이 함께하는, 교육활동이 일어나는 축제였습니다. 발표를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의 격려와 부모님들의 격려, 아이들의 성장을 보며 조용히 눈물 닦으시는 선생님들을 뵈며 ‘정말 이 학교는 특별하구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아이들의 발표가 끊나면 자연스레 포옹이 이루어 졌습니다. 너무나 따뜻한 순간들이었습니다.



태봉고 아이들은 뛰어난 아이들이 아닙니다. 태봉고의 선생님들이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학부모들이 뛰어난 사람들인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태봉고는 서로 존중하고 자유를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인간으로의 성장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의문이 드시는 분들에게 태봉고로의 방문을 권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유와 자치를 보장해주면 학교는 더욱 풍성해 집니다. 태봉고가 이미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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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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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주류 2014.07.11 01: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이게 진정한 공부라는거다. 30년동안 변화되지않은 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을 70년대 산업여군으로키우겠다는건지 사회나가면 쓰잘데기없는 일율적학습 고마해라 ㅜㅜㅜㅜㅜㅜㅜㅜㅜ

  2. 마산 청보리 2014.07.13 15:1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며 함께 하는 순간. 감동품은 교육은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