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왜 전교조 교사들은 싸울 수 밖에 없나.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병든 사회가 병든 학교를 만든다. 그러기에 누군가가 “학교는 죽었다.”고 했을 때 그것은 사회의 죽음, 인간의 죽음을 경고, 증언한 것이다...나는 ‘선생들’ 집단은 믿지 않지만 삼천리강산 곳곳의 학교와 교실에 숨어 있을 ‘선생님’을 믿는다. 이건 역설이 아니다.(본문중)


▲ '나는 왜 교사인가' 책표지. 윤지형 저, 교육 공동체 벗, 13,000원


윤지형선생님께서 전국 구석구석에 계신 나름의 교육활동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님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분들의 삶을 담은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전교조 해직 교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학교 현장에 들어와 교육활동을 하며 교육사회의 부조리를 많이 보시고 가만히 있지 못하셨던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왜 교사가 아이들만 가르치면 되지, 정치활동을 하느냐.’고 곱지 않게 보시는 분들, 이 책을 읽어 보시면 왜 전교조가 만들어 질 수 밖에 없었고 왜 교사들이 교실이 아닌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가 있을 겁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아이들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사회의 부조리를 그냥 넘길 수 가 없습니다. 내 교실에서만 착하고 예쁘게 자라면 그 뿐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해 만나게 될 사회에,  그 사회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에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입니다. 따라서 힘든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교사는 귀 막고 눈감으면 편히 살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 위에 군림하며 편하게 생활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그런 삶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작게는 학교와 싸우고 크게는 사회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교사직을 소흘히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였습니다.


교육현장에서 꾸준한 교육활동을 하시는 선생님들


다니시는 학교마다 친환경적인 생태환경을 조성하시며 환경교육과 미술 교육의 연계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임종길 선생님.


담임의 중요함과 사명을 알고 온 몸으로 실천하시며 교실 안에서의 자치 경험과 공동체 교육을 통해 삶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주고 계시는 박춘애 선생님.


‘평범한 여교사로서 정년을 맞이하는 전례를 만들어 보리라. 무표정하고 고집스럽고 괴팍한 할머니가 아닌, 관대한 유머를 겸비한 멋진 할머니 선생님의 전형을 보여 주리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시고 국어 교육 만큼은 최고라고 자신하시는 김명희 선생님.


‘체육의 창’으로 철학하며 이 땅의 학교는 우리 아이들의 몸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시고 공부하시는 이병준 선생님.


‘오직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시고 사랑과 자유를 위한 삶을 몸소 실천 하시는 안준철 선생님.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해짐을 알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성심껏 다 하며 도서관 꾸미기, 간디 학교를 거쳐 태봉고 교장선생님까지 역임하셨던 여태전 선생님.


철가방을 들고 교실에 들어가시는 등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끊임없이 자극하시며 당신의 성취보다는 학생들의 그것을 위해 하나의 다리나 거름이 되겠다고 생활하신 고 박원식 선생님.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점수를 위한, 지식의 수학이 아닌, 삶의 지혜로서의 수학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시고 자신의 것을 나눔에 아낌이 없으신 김흥규 선생님.


생계형 교사로 시작하여 전문계고(실업계고)에서 근무하며 이 땅의 잘못된 노동환경에 대해 경험하시고 청소년 노동환경의 개선을 위해 온 삶을 바치고 계신 임동헌 선생님.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임을 믿는 ‘교육 노동자’이며 ‘예술 노동자’임을 자처하고 아이들과의 삶의 미술을 실천하고 계시는 김인규 선생님.


‘0교시 폐지 방침’ 등 아이들의 건강과 의사는 전혀 관철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 끝까지 싸우시고 학교에선 독서하는 교사 모임을 만들어 동료교사들과 끊임없는 성찰을 하고 계신 조향미 선생님.


불합리한 학생 생활 규정을 고치기 위해 싸우시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시며 왜 학교 사회가 변해야 하는지를 아시고 아이들과 솔직하고 아름다운 소통을 하고 계신 홍은영 선생님.


대한민국의 잘못된 일에 대해선 꼭 찾아가시며 사회의 소외된 분들, 억울한 분들과 함께 하시고 아이들과 함께 먹는 닭꼬지, 김밥 등을 아주 좋아하시는 이계삼 선생님.


감히 제가 소개드리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열심히 사시는 선생님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교편을 잡고 있고 나름 아이들과 잘 지내는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에서 13분의 선생님을 만나며 하염없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습니다. 좋은 선생님의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를 것입니다. 


수업 잘하는 선생님, 아이들과 말이 잘 통하는 선생님, 유머감각이 좋은 선생님, 센스 있는 선생님, 먹을 것을 잘 사주는 선생님, 젊은 선생님..하지만 누구나에게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씀을 듣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분들은 좋은 선생님들이십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3분의 선생님은 각각 그 철학이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사셨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도 계셨고 학교를 그만 둔 선생님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제자들은 이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가르침을 받고 감동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한명의 교사가 사라지더라도 그 감동스러운 경험을 한 제자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감동을 받은 제자들이 많아져서 그런 아이들이 이 사회의 어른들이 된다면 이 사회는 더욱 행복해 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신의 소질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만 열어 주면 아이들은 꽃처럼 활짝 피어납니다. 이게 교육이지요. 그런데 우리 교육은 벼를 심어 놓고는 빨리 자라라고 자꾸 위로 당기는 바람에 벼를 죽게 만들었다는 알묘조장의 슬픈 중국 구사와 어찌 이렇게 닮았는지요?”(본문중)


아이들을 교실에만 넣는 것, 학교에만 보내는 것, 주위를 보지 말고 무조건 책만 보라고 가르치는 것, 그런 것들이 마냥 사랑인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녕 이 사회는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세상은 결국 어른들도 행복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모르는 것일까요? 돈만 많이 벌면 행복할 것이라는 등식 아닌 등식을 아직도 맹종하는 것일까요. 


행복하게 자란 아이들이 행복을 나눌 수가 있습니다.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교육에서 자라납니다. 13분 선생님의 각자의 세상에 대한 외침은 의미 있고 울림이 큽니다. 전교조를 싫어하는 당신에게, 전교조를 지지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나는 왜 교사인가 - 10점
윤지형 지음/교육공동체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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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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