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중학교 2학년 담임만 15년 한 선생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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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을 읽고.



중 2담임만 15년, 프로 교사의 이야기.

따뜻한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따뜻한 학교의 이야기라고 해야 되겠네요. 20년 정도 교직생활을 하셨으며 그 중 15년 정도를,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대책이 없다는(?) 중학교 2학년 담임을 해 오신 오은주 선생님의 실제 생활을 담은 책입니다. 읽는 내내 많은 공감과 감동으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랑받아야 할 나이에 외로워서, 사랑이 부족해서, 엇나가는 아이들, 보고만 있어도 외로움이 전해져서, 지각한 것을 혼내려다 그냥 어깨만 두드리고 “일찍 와” 한마디만 하고 만다.’


오은주 선생님은 참 많은 고민을 하시는 분입니다. 아이들에 관한 고민이지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안아줄까? 부모님과 대화를 어떻게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물론 학교가 마치면 집에 가서 자녀와 신랑을 챙겨야 하는 평범한 엄마일수도 있는 분입니다. 집에서의 집안일은 그것이고 우선 오은주 선생님은 학교의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공감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으시는 분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

‘학교에는 정말 잡초처럼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왜 지각했느냐고 물어볼 수 없는 아이들, 아무도 깨워주지 않는 빈방에서, 밤늦게까지 홀로 놀다가 잔 흔적이 그대로 있는 방에서, 혼자 뒤적뒤적 일어나 옷 입고 세수하고 가방도 없이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이 땅에 태어남,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많은 않습니다. 가정에서 짐으로 취급받는 아이도 있고 소외받는 아이도 있습니다. 관심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도 있고 관심을 아예 받지 못해 사랑에 굶주린 아이도 있습니다. 


바닷가의 모래알 모양이 제각각이듯 아이들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이 다른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거의 똑같은 말들을 쏟아냅니다. “공부해라. 지금 공부해야 나중에 편하다. 지금은 엄마, 아빠 말만 들어라. 대학가면 니 원하는 것 다 할 수 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공부해라. 공부해라. 공부해라...” 


모든 부분에서 특징이 있고 소질과 재능이 다른 아이들에게 오직 공부만을 강요합니다. 공부만이 행복이고, 공부만이 답인 것처럼 이야기 합니다. 그럼 공부를 왜 해야 하느냐? 결국 좋은 대학 입학이고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가지는 것이 일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어른들의 생각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기타를 치면 공부를 못할까 봐 걱정되어서 못하게 하는데 그건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중학교 공부는 난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사실 학교 공부와 기타를 병행해도 충분히 시간이 남는다. 하지만 학교 공부만 하고 다른 경험을 해보지 않는다면 그건 큰 문제가 될 것 같았다. 그냥 자기에게 알맞은 만큼만 능력 발휘하고 살면 안 될까?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오직 공부 시간만 허락하게 되면 아이들은 이렇게 자랄 수 밖에 없습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주위 사람들이 어찌 되던 신경쓰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공동체적인 마인드로 서로서로 도와가며 위해주는 것입니까? 엄밀히 말해 모든 아이가 공부를 강요(?)받지만 그 중에서 공부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은 극 소수입니다. 이것은 지능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재능의 문제이지요. 손재주가 있는 아이, 배려심이 많은 아이, 남 웃기기를 잘 하는 아이, 관찰을 잘 하는 아이, 운동을 잘 하는 아이, 악기를 잘 다루는 아이, 공감을 잘 하는 아이, 미소가 예쁜 아이..아이들의 재능은 무궁무진 합니다. 그 수많은 재능 중 ‘공부’재능만 가지고 평가하고 ‘공부’재능만을 키우려는 학습법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꿈도 아이마다 제각각 달라 그 꿈에선 아이 마다 모두 1등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꿈을 꾸고 그 꿈 덕분에 의욕에 넘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부모님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우리 아인 대책이 없어요. 맨날 게임만 하고, 공부는 안 해 큰일이예요. 다른 아이들은 잘만 한다는 데 우리 아인 학원을 안 다닐려고 해서 큰일이예요. 이제 학년도 올라가는데 공부를 안 해 걱정이에요.’ 결국 많은 부모님의 공통된 걱정은 하나입니다. ‘공부를 안해서..’ 


혹시 자녀들이 태어날 때, 어머님 뱃속에서 10달간 있을 때 원했던, 수없이 되내였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자녀들이 자라면서 어른들은 차츰 잊어가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게 자라다오.” 너무나 쉬운 말 같지만 너무나 고귀한 말입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 해도 너무나 소중한 행복입니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싶은 데 그것을 어른들이 방해한다면?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사춘기는 억눌려야 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갓 태어난 아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새로 태어나는 중이다. 그러니 예전에 말 잘 듣고 애교 부리던 어린아이의 모습은 잊어버려야 할 것 같다. 대신 새로운 모습을 존중하고 좋은 방향으로 자라도록 그 옛날처럼 손도 잡아주고 걸음마도 가르쳐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오은주 선생님께선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듯, 학부모님들도 성의를 다해 대하십니다. 해서 각 가정에서의 아이들과의 갈등관계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십시다. 즉 부모와 아이를 중재하시기도 하십니다. 지켜보시면서 드신 생각을 너무 잘 표현한 말 같습니다. 아이들은 성장한 다는 것이죠. 언제까지 부모의 요구대로, 원하는 대로 자라지만은 않습니다. 사춘기라고들 표현합니다. 사춘기는 아이들이 버릇이 없어지는 때가 아니라 어른이 되기 위해 탈피를 하는 과정, 아이 스스로도 너무나 극심한 혼란을 겪는 과정, 따라서 부모님들의 관심과 대화가 더욱 필요한 과정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어떨까요?


따뜻한 선생님의 따뜻한 수업.

책을 읽는 내내 오은주 선생님의 교육철학과 교육방법에 대해 너무나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오은주 선생님의 교육법은 감성적입니다. 아이들과 야외에서 수업을 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조별로 김밥을 말아 그것을 설명하며 ‘묘사’라는 개념을 익히게도 합니다. 가을에는 단풍잎을 주워와서 시낭송을 하기도 하고 수업 참여가 훌륭한 조를 위해서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보여주시기도 하십니다. 아이들을 위함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교과서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공부만 강요받기에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의미있게 경험하게 하는 것. 아이들의 생각이 교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친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교육이 아닌 가 싶습니다.


저도 교직에 있고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읽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보는 마인드 자체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책을 읽고 이렇게 서평이나 독후감을 쓰는 것은 참 의미있는 일입니다. 시간이 지나 읽어보며 그 책을 추억하고 책을 다시 읽으며 감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이 세상에 오는 이유는 사랑받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랑을 듬뿍 받았을 때 그 사랑이 넘쳐 흘렀을 때, 주위에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이가 됩니다. 이런 아이들이 많아질 때 사회는 더욱 행복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봐야 겠습니다. 


학교의 현실과 교사의 생활, 아이의 학교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의 고충을 잘 표현한 재미있는 구절이 있어 소개합니다.


‘중 2 자녀를 두신 부모님께 이런 질문을 드린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자녀와 같은 아이 40명이 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아마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실 듯.’


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 - 10점
오은주 지음/라온북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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