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행복을 원하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마산 청보리 2014. 6. 12. 07:30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안식처로 삼고 살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접근을 하는 책입니다. 제목이 너무 와 닿았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날들이 주는 선물’ 나이 든 노인의 독백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저기요. 혹시 시간 좀 있으시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을래요? 저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그런 사람은 아니예요. 그저 나이 든 노인네죠. 누군가 내 인생에 일어난 일들을 들어주면 좋겠다. 막 그런 기분에 사로잡히던 참에 마침 당신이 나타난 거예요. 만약에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다면 제 나름대로 답례를 하고 싶기도 하구요. 예? 들어주시겠다고요? 그렇다면 정말 감사합니다.(본문중에서)



인생의 덧셈, 갖는 다는 것의 즐거움.


노인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입니다. 어린 시절의 노인은 ‘자신감 없는 아이’였습니다. 학교 생활도 열등생이었고 부모님께는 실망만 안겨 드립니다. 자기 주장도 못해 친구들도 업신여겼습니다. 이렇게 자라 회사에 다니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합니다. 회사는 급성장을 하게 되고 노인은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많은 부하직원도 생기고 수입도 아주 많아집니다. 사랑하는 연인도 생기고 고급차도 사게 되고 사장의 신뢰도 받게 되죠. 사진을 무척 자랑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는다는 게 어쩌면 이리도 유쾌할까!” 노인은 자신감에 넘칩니다.


노인은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생의 덧셈과 뺄셈’을 들려주고 싶어 자신의 과거사를 이야기 한다고 합니다. 


인생의 덧셈이란 갖고 있던 것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또는 갖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손에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셈의 경험은 당신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을 것입니다.

반면에 뺄셈이란 갖고 있던 뭔가가 줄어드는 것, 또는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인생에는 덧셈만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뺄셈도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뺄셈의 장면이 느닷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 법이죠.(본문중에서)


이 쯤 읽었을 때 전 책을 살며시 덮고 저의 인생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덧셈과 뺄셈. 무엇이었을까? 솔직히 뺄셈은 너무나 쉽게 떠올랐습니다.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컸나 봅니다. 천천히 덧셈에 대한 상황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건강하게 자란 것, 가정을 꾸린 것, 차가 있는 것, 직업이 있는 것, 친구들이 있는 것,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너무 많았습니다. ‘뺄셈보다 덧셈이 훨씬 많은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은 계속 말합니다. 

 

그럼, 뺄셈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면 좋을까요?(본문중에서)


인생의 뺄셈, 뺄셈을 통한 배움.


궁금했습니다. 노인은 자기가 믿었던 부하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 배신당한 느낌으로 인해 ‘배은망덕한 놈’이라며 욕을 퍼 부었습니다. 연인이 헤어지자고 하고 자신을 떠났을 때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 두 사람 모두가 쓰라린 뺄셈의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후 더 강렬한 뺄셈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을 뺄셈이. 


저는 사업 책임자로서 커다란 판단 실수를 두 번이나 연속해서 저질렀습니다. 특히 두 번째 실수는 회사에 전대미문의 손실을 끼쳤습니다. 몹시 화가 난 사장은 저를 말단 부서의 주임으로 좌천시켰어요. 저는 사장님의 신뢰를 잃었을 뿐 아니라, 권력도 발언권도 영향력도 잃었습니다. 월급도 줄었고 차도 팔아야 했으며 집도 비좁은 연립주책으로 이사했어요.(본문중)


이사한 첫날 밤 노인은 너무나 슬퍼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때 가슴 속의 어떤 감정을 느낍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에 품었던 열등감이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이 손에 넣었던 힘에 대한 자신감은 가짜 자신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얼마나 울었을까요. 눈물이 마를 만큼 울었던 저에게 이상한 마음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무슨 까닭인지 제 안의 열등감이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아니, 열등감만이 아니라 제 안의 고독과 슬픔까지도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내 안의 열등감을 인정하자, 그 감정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것입니다.(본문중)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플 때, 너무나 화가 날 때, 너무나 외로울 때, 그것을 피하려고 노력할 때 보다 대면했을 때, 당시에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의 솔직한 감정을 내가 인정할 때 마음이 편안해 짐을 느꼈습니다. 노인은 깨닫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것은 제가 그 때까지 매달려왔던 것들이었습니다.(본문중)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인생의 뺄셈이란 온전한 나로부터의 뺄셈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얻은 것들의 뺄셈이었습니다. 온전한 나는, 생명을 가진 나 뿐입니다. 결국 노인은 뺄셈으로 인해 홀가분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을 찾아내게 됩니다.


노인은 계속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뺄셈으로 인해 커다란 아픔을 맛봅니다. 제 생각에 그 아픔을 키우는 것은 집착입니다. 내 수중에 든 것과 나는 별개이고 나는 그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또, 나라는 인간의 가치는 내가 가진 것들에 의존하지 않는다. 

자녀의 인생을 소유하려는 부모들에게도 말을 합니다. 설령 부모라 하더라도 아이의 인생을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은 자신의 소유물 따위는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본문중)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지금까지 내 안의 나를 보지 못하고 밖의 환경들만 보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모두를 위한 삶으로


노인은 나이가 들어가며 다시금, 커다란 뺄셈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뺄셈..그것은 바로 ‘늙음’이었습니다. 


노인은 늙어가며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 젊었을 때와 너무나 다른 자신의 생활이 너무 괴로웠다고 말합니다. 젊었을 땐 자신의 힘으로 살아왔는데 늙으니 남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 한심하다고 까지 생각합니다. 이 때 노인은 깨닫습니다.


‘내 힘으로 살아왔다는 것은 착각이 아닐까?’ 태어나서 오늘날까지 부모님, 가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 자연, 공기, 물에게 그 모든 것들에 신세를 졌던 게 아닐까. 인간은 태어난 이래로 줄 곧 신세를 지며 살아왔던 거다.’


노인은 이 신세를 갚기 위해 공감과 감사의 삶을 살게 됩니다.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모두를 위한 삶으로, 자발적인 뺄셈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삶을 살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잃음이 아니라는 것, 내가 행복해 하는 요소들이 결국 덧셈을 통한 것이라는 것. 하지만 덧셈은 결국 영원하지 않다는 것 등을 말입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떠올랐습니다. 소유의 구속이 더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림이 큰 책입니다.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담담히 그리고 조용히 노인은 자신의 경험을, 깨우침을 말로 합니다. 읽는 내내 노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전 사실 한번 읽은 책은 다시 읽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가까운 곳에 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읽을 것입니다. 따뜻한 책입니다. 

책의 마지막에 노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독자에 대한 답례로 선물을 줍니다. 선물이 궁금하다구요? 책을 읽어보셔야 겠습니다. 자신의 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행복하지 않은 날들이 주는 선물 - 10점
노구치 요시노리 지음, 정년 옮김/라이프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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