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사춘기, 중2병? 괜한 걱정일 수 있습니다.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수업을 진행 했습니다. 제가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이 생각을 쓰는 활동입니다. 질문의 내용은


1. 자신의 지금 삶을 만족하는가? 그 이유는?


2.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3. 만약 내일 죽는다면 가장 후회되는 일은?


4. 우리반(학교)에서 가장 고마웠던(혹은 미안했던) 친구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면?


조용한 음악을 틀고 글을 쓰게 했습니다. 2학년들은 진지하게 몰입했습니다.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우는 친구를 옆의 친구들이 위로해줬습니다. 1학년 아이들은 모두가 진지하진 못했습니다. 1년의 차이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 활동을 하며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쓰는 아이들

"여러분 시기에 꼭 해봐야 할 중요한 질문들입니다. 안타깝게도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많은 어른들은 여러분에게 꿈이 뭔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만 물어봤을 겁니다. 직업이 아니라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쓴 것을 활동이 끝난 후 하나씩 읽어줬습니다. 아이들이 쓴 내용을 조금 소개드리자면

 

"저는 제 삶을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냥 긍정적으로 예민하지 않게 받아드리면 되는데 그게 되지 않아 힘든거 같습니다. 그냥 내 성격을 못 바꾸는 게 답답합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남을 의식하게 되면 남눈치 본다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는 정말 후회하게 될 꺼 같다."

"내일 당장 죽는다면 내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다같이 앉아서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반 친구 모두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힘들 때, 울고 있을 때, 눈물을 닦아준 친구도 있었고 위로를 해준 친구들도 있었고 안아준 친구들도 있고 내가 뭐가 없다할 때 빌려준 친구도 있었다. 내가 어떤 친구한테 막말도 하고 놀리고 그랬던 게 생각난다. 이거 말고도 나에게 상처 받은 친구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친구들한테 고맙고 미안하다."

"나는 마음이 따뜻한 어른이 되고 싶다."

"내가 내일 죽는다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될 것 같다."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 계속 있고 싶다. 더 이상 어른들이 싸우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집에 가기 싫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마음껏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할머니께 고맙다고 말못한 거, 할머니 우실 때 더 많이 위로해 주지 못한 거, 엄마 아플때 도와드리지 못한 거, 강아지랑 더많이 놀아주지 못한 거, 친구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거,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한 거, 동생을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 거가 후회된다."

"나는 사랑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 사랑이 많은 사람은 상대를 이해할 수 있고 존중하고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 죽는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죽기 전날을 후회하는 마음으로 보낸다면, 난 그것이 가장 후회될 것 같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친구들이, 자신이 쓴 글을 경청했습니다. 저도 대신 읽으며 울컥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쓴 글을 다 읽고 ... 요즘 아이들 어리고 생각없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건강히 자랄 수 있고 자라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사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 수업 시간에 별의 별 것을 다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도 성장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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