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경남꿈키움중학교 급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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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입니다. 최근 군대 급식에 대해 안타까운 상황들을 보며 저희 학교 급식을 소개하고자 기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교생 102명에 교직원수가 36명인 작은 학교입니다.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 하루 세 끼를 모두 급식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집밥보다 학교 급식이 좋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메뉴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드니 누가 차려주는 밥 자체가 고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저희 아이들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저도 재택근무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을 때 '이젠 뭐 해먹지?'라는 고민을 매 끼 했습니다. 그러다가 매일 출근을 하게 되고 학생들도 등교를 하게 되면서 '먹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7일, 저희 학교 점심 급식에 놀라운 메뉴가 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랍스타'. 저는 저희 학교 급식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너무 맛있어서 장난삼아 개인 SNS에 급식 메뉴 사진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요'와 '급식 영양사분들, 조리사분들 수고 많으시다', '그 학교에 밥 먹으러 가고 싶다', '집에서도 못 먹는 엄청난 메뉴다', '실화냐?'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학교든 군대든 밥은 중요합니다    

▲ 학교 점심 메뉴 5월 27일 점심 메뉴 ⓒ 김용만

 

친구분들의 반응을 조리사님께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우리 학교 영양선생님과 조리사분들 대단하시고 고맙다는 글이 너무 많아요. 저도 고맙다는 말씀 다시 전합니다. 맛있는 밥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양사 선생님께서는 손사래를 치며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다른 학교도 다들 이렇게 해요. 뭘 이런 것 가지고. 용샘이 좋게 봐 주시고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저는 이것이 궁금했습니다.

 

"우리학교 급식 단가는 한 끼에 얼마 정도로 책정되어 있나요?"


"한 끼에 3400원이에요. 3400원 대에서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식단을 짜고 있어요.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할 때 큰 보람을 느껴요."


놀랐습니다. 3400원에 랍스타라니. 영양사 선생님께서는 급식에 정해진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하셨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밥 먹이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영양사 선생님의 답변을 들으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한때 학교 무상급식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무상급식'이냐 '의무급식'이냐라는 논쟁도 있었습니다. 저는 의무교육이라면 의무급식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급식도 교육이다'는 문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에 밥 먹으러 가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학교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그렇습니다. 학교에 밥 먹으러 옵니다"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급식메뉴는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학생들끼리 농담삼아 '급식 맛있는 학교로 진학하고 싶다'는 말도 듣습니다. 밥이 맛있으면 아이들의 학교 생활도 그만큼 즐거워집니다.

 

맛있는 급식을 먹었을 때 생기는 일     

▲  4월 30일의 급식. 짜장떡볶이!ⓒ 김용만

 

흔히 '학생들은 미래의 꿈이다'라고 말합니다. 미래의 꿈인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단지 잘 먹이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맛있는 급식을 먹으면 한 끼를 준비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밥을 다 먹고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기억에 남는 메뉴는 친구들, 선생님들과 메뉴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맛있는 밥을 친구들과 동료들과 같이 먹으며 행복한 눈빛을 교환하는 것은 또 다른 기쁨입니다.


3400원으로도 저희 학교처럼 훌륭한 급식이 가능한데 군대 급식 사진을 보며 허망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군대 급식 단가는 8790원(끼니 당 2930원)이었다고 하더군요. 군인들은 나라를 위해 청춘의 시간을 기꺼이 헌납합니다. 자신의 인생에 무조건 유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의무이기에 충실히 군생활에 임합니다.

존중받아야 마땅할 군인들의 식단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도 후에 군대에 갈 아이가 있는 부모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무교육'인 학교 급식이 이정도인데 '의무복역'인 군대급식이 그렇게나 허술하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군대 급식은 휼륭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방부에서 장병들을 위해 더욱 급식에 신경 쓸 것이라 생각합니다. 뉴스를 보니, 7월부터는 군대 급식 단가가 1만 원으로 오른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밥이 잘 나오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냥 한 끼가 아니라 소중한 한 끼가 되어야 합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밥을 먹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급식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사 말 중 "식사 하셨어요?", "다음에 밥 같이 먹어요"라는 인사는 단지 한 끼의 밥,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잘 먹어야 잘 크고, 잘 먹어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았지만 급식 관련 글을 쓰다 보니 허기가 느껴집니다. 저희 학교 오늘 저녁 메뉴는 '파자폭탄스테이크'입니다. 저도 아이들과 같이 급식 잘 먹고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급식도 교육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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