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8일, 경남꿈키움중학교 3기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꿈중은 졸업식 전 일주일 정도 3학년들이 학교를 떠나는 준비를 하는 '졸업주간'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졸업준비위원회'에서 맡아서 진행합니다. '졸준위'는 3학년 학생 중, 졸업주간을 준비하고싶은 아이들은 누구든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올해 졸업 운영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습니다.
3학년 프로젝트 팀에서 만든 졸업앨범과 3학년 모든 아이들이 3년간의 꿈중 생활을 정리한 졸업이야기 책도 완성되었습니다.
졸업식 전날 학생 게시판에 커다랗게 적혔던 글입니다. 왠지 뭉클했습니다.
꿈중은 졸업생 수가 40명이 채 안되기에 앨범가격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해서 남은 부수는 학부모님들이나 손님들에게 팝니다. 그 수익금으로 앨범값을 충당하고 남은 금액은 학생들을 위해 전액 사용됩니다. 학생회 아이들이 주로 판매하기에 졸업식 전날 이런 멋진 행사판을 만들어 왔습니다.^^
졸업식 전날입니다. 3학년들은 꿈터에 모여서 마지막 날을 함께 했습니다.
교무실에선 졸업식 때 나눠줄 장미꽃을 샘들이 하나씩 포장하셨습니다.
"내일이면 애들이 떠난단 말이가..아이가...벌써 이리되삔네.."
꽃을 포장하시는 샘들의 마음도 기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치킨파티로 시작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친구들과 마지막 만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게임을 많이 준비했더군요. 주로 반별 대항전이었습니다. 반에서 미리 선정된 아이들이 나와 게임에 임하고 우승반에게는 특별한 상품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졸업식 전날 3학년 전교생이 모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이 자고 싶어요."
1기 아이들도 졸업식 전날 꿈터에서 다 같이 잤습니다. 운 좋게도 3년전에도 그 자리에 제가 있었고 올해도 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함께 하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구경만 했습니다.
큰 소리가 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문제를 맞히는 게임입니다. 설명하는 친구도 맞히는 친구도 열심히 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곧이어 열린 아이스크림 빨리 먹기 게임.
진행자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동안만 먹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가 말을 빨리할 때도 있고 늦게 할때도 있어 스릴이 넘쳤습니다. 아이들은 힘겨워 하면서도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고 하더군요. 후에 사 먹어봐야 겠습니다.^^
이 게임도 전전 게임과 비슷합니다. 앞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단어를 뒤에 친구에게 전달전달하여 마지막 친구가 맞히는 게임입니다. 어찌 이런 것을 준비했는지, 역시 스마트 세대 아이들은 달랐습니다. 폰만 있으면 못하는 게 없더군요.
돼지씨름도 했습니다. 앉아서 발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다굴을 당하는 친구도 행복해 보입니다.^^
제 기억에 새벽 1시까지 놀고 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마지막 밤을 여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나 뭉쿨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만의 느낌이겠지만 일부러 그런 말을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누구보나 내일이면 친구들과 이별한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선생질...사회에서는 편한 직업, 철밥통, 교사들이 비교육적이다. 뭐든 문제가 생기면 학교탓을 듣는...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직업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월급만 꼬박꼬박 받기 위해 선생질 하는 분들은 별 상관 없겠지만 아이들 곁에서 함께 하는 선생님들은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은 일입니다.
어른들한테 받는 상처도 크지만 아이들에게 받는 상처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간혹 학부모님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때는 정말 힘들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선생님~~~~ 하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
선생님. 마음을 모두 표현하지 못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학부모님의 말씀을 들을때면...
선생질 하기를 잘했구나. 는 생각이 듭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 또한 있기 마련입니다. 이별을 항상 생각하진 못하기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별 할 때가 되어서야 미안했던 일이 떠오르며 가슴 아파합니다. '더 잘해줄껄...더 들어줄껄...더 이해해줄껄...'이라는 후회도 하게 됩니다.
꿈중 3기 아이들은 졸업식 전날, 함께 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도 '이야!!! 드디어 내일 졸업이다!!!'라고 외치지 않았습니다. 보통때와 같은, 똑같은 밤처럼 보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훨씬 즐겁게 보냈습니다.
'내일이면 졸업이네....'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저도 아이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지켜봤을 뿐입니다.
올해 졸업주간도 훌륭히 지냈습니다.
내일, 꿈중 졸업식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3기들이 졸업한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가슴 한쪽이 아려옵니다.
'이 놈들이 잘 살고 있을까...'
괜한 오지랍이지요.^^. 어쩌겠습니까. 이게 선생의 한계입니다.
다시한번 3기들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다들 잘 살아라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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