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에 위치한 우암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우암초등학교는 6학급 124명의 학생이 재학중입니다. 듣기로는 한때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까지 있었으나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 유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학생 수에 비해 실이 부족하다는 말씀까지 들었습니다. 우암초등학교를 방문한 이유는 녹색어머니회 회장님께서 위험하다고 제보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중간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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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당시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지마자 발견한 이상한 점 한가지. 바닥에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위치가 과속방지턱 다음에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글이 과속방지턱 앞쪽에 있어야 시인성이 좋을 것 같은데, 의아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인도가 없습니다. 이 길은 동네의 생활도로입니다. 차량들도 다니지만 동네분들이 걸어서 다니시는 길입니다. 하지만 완벽히 차량들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길입니다.
과속방지턱의 높이도 낮을 뿐더러 색이 바랬습니다. 의창구에서는 면에 있는 학교라도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도시지역이 아니라 해서 차별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동네 길입니다. 이 길로는 사람들만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순간 했습니다. 동네에 차가 들어오지 않으면 저 골목길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겠지요. 위험하지 않으니까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되어도 아이를 키우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일 수 있습니다.
학교 앞 과속방지턱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종윤 교장선생님께서 부임 하신 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어 그나마 정문 앞 과속방지턱이 많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교장선생님에게 꼭 필요한 마음 일 순위는, 아이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좋은 학교를 진학하느냐가 아니라 우리학교 아이들이 얼마나 학교를 즐겁게 다닐 수 있느냐, 우리 아이들이 성장에 맞게 잘자라고 있느냐.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만을 닥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어떤 행정적인 일을 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해서 최소한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님들께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합니다.
바닥 색이 다 벗겨졌습니다.
정문입니다. 과속방지턱 설치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헉! 학교 정문 바로 앞으로 대형 농기계가 지나갑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길로 아이들이 다닙니다.
비포장길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진흙탕길이 된다고 합니다. 비오는 날 아이들은 우산을 쓰고 이 길로 흙탕물을 맞으며 다닌다고 합니다. 학교를 가는 길이 안전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습니다.
사용되지 않는 전봇대가 있습니다. 원안에 있는 것처럼 전선으로 보이는 선 하나만 걸려 있습니다. 이 전봇대라도 없으면 아이들이 걸어 다닐 공간이 확보됩니다. 학부모님 말씀으로는 전봇대를 뽑아달라고 민원을 내어도 뚜렷한 대책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고 하셨습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닥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 길에는 어떤 보행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시설이 없습니다. 인도도 없고 펜스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 길은 양방향 통행길입니다. 최소한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일방통행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 앞에 주차된 차량들. 아이들은 차도로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시스템 상의 보호가 아니라 운에 맡긴 형국입니다.
후문입니다. 제가 지금껏 봤던 학교 후문 중 가장 이뻤습니다. 하지만 후문을 나와보니...
바로 이런 길이.
이 길로 걸어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것입니까? 더욱이 이 길에는 과속방지턱도 없었습니다. 제가 머문 짧은 시간에도 차량들이 무서운 속도로 지나갔습니다.
방범용 카메라가 있지만 이 카메라로 차들의 속도를 제어할 수 없습니다.
뒤편 왼쪽에 있는 것이 후문입니다.
후문에서 나오면 코너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보행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운전자의 눈에도 나오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후문에는 차들의 속도를 제어하는 시설물도 없었으며 빠른 속도로 차들이 지나다녔습니다. 위험천만합니다.
후문에서 동네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동네 연결 부분에 과속방지턱이 있으나 높이가 낮아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이 길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다니십니다. 불가능한 생각인지 모르나 제 생각에는 이 길로 차들이 다녀서는 안됩니다. 차들은 동네 바깥쪽에 주차하고 이 길로는 사람들만 다니면 좋겠습니다.
학교 전경입니다. 너무 이쁜 학교였습니다.
소나무도 너무 멋졌습니다.
인조 잔디가 아니었습니다.
학교 안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입니다. 학교 안은 너무 즐겁고 재미있지만 학교를 나서는 순간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어찌 이런 것을 알면서도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대체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우암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님을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것은 간단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 방안을 학부모가 제안해야 합니까?
행정은 안되는 것을 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라고 한다면 행정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의창구에서 발벗고 나서면 좋겠습니다. 물론 일자리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도 결국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예산은 부족해서는 안됩니다.
일자리만 많아지고 월급만 많아진다고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70년대에 비하면 국민총소득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총소득이 증가했다고 해서 행복도 그만큼 증가했을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업중심, 성장중심, 개발중심의 정책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더 많이' 가 아니라 '더 행복하게'가 되어야 합니다.
우암초등학교를 둘러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촌에 있는 학교든, 도시에 있는 학교든, 학생수가 많든, 적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장소를 막론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다녀야 합니다. 평균 점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에 맞춘 행복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행복한 학교가 필요합니다. 행복한 등하굣길이 필요합니다.
제발, 더 이상 기업을 위한 정책, 개발을 위한 정책을 주장하지 맙시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행복하지 않다면 더 소외받고 생계형 범죄, 생계형 자살자수가 증가한다면 분명 비정상적인 사회입니다.
스쿨존 안전을 점검하며 오만 소리를 다합니다. 모두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저의 하소연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꿈꿉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행복한 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꿈이 아닙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가능한 일입니다. 세계의 유수한 나라가 해내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만 왜 안된다는 말입니까.
희망은 있습니다.
분명 운전자분들의, 학부모님들의, 정책 결정자분들의 마인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확! 바뀔 수는 없지만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좀 더 빨리를 바라는 저의 조바심입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놀러가는 분들에게는 비가 여행을 방해하지만,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비가 자식들보다 반가울 수 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누구든 보행자가 됩니다.
차가 불편한 마을, 보행자가 편안한 마을을 꿈꿉니다.
경남교육청의 아이들 교통 안전을 위한 노력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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