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서평>소노 아야코 에세이, 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 입니다. 160페이지 정도의 아주 얇은 책입니다. 사실 제가 근래에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작은 책이었지요. 처음에는 두께만 보고 만만하게 대했습니다. 이 책을 쓴 <소노 아야코>에 대해서 알기 전에는 말입니다.


소노 아야코 소개글입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의 기억에 단란한 가정은 없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소설가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시대였으나 반골 기질인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한편 평생 독심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하여 지금까지 평온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러나 소노 아야코는 50대에 이르러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위기를 맞는다. 좋지 않은 눈 상태에 중심성망막염이 더해져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을 경험한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 없이도 또렷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본다.(본문 중)


불향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그 고통들을 책을 통해 보상받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한가지 특이점은 그녀의 학력이 '성심여자대학 영어영문학' 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좀.^^;;


이 책은 소노 아야코의 인생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조언이 적혀있는 에세이 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1부 나답게가 중요해

2부 고통은 뒤집어 볼 일

3부 타인의 오해

4부 보통의 행복


으로 엮여 있습니다. 소개된 에피소드들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말을 툭툭 던지는 듯 하지만 마음 속 깊이 꽂힙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회사나 조직을 사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조직에 매달려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퇴로'를 미리 계산해두지 않는 것이야말로 잘못이다. 세상 무엇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


<애쓰지 않는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 그것이 내 삶의 미의식이다. 어느 사이엔가 내가 소망하더라도 신이 원치 않는다면 그 일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불행은 사유재산이다> 

비극적인 체험이 위대한 성과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불행은 엄연한 사유재산이다. 불행도 재산이므로 버리지 않고 단단히 간직해둔다면 언젠가 반드시 큰 힘이 되어 나를 구원한다.


<즉시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즉시 대답하지 않고 하루나 이틀 밤을 푹 자고 이삼 일을 별일 없이 보내버린다. 그렇게 시간을 끌며 버티는 도중에 최선의 대책도 아니고 결코 현명한 해결법도 아니지만 제법 나다운 결론, 훗날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대답이 나오는 것을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경험해 왔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불행해져서는 안돼>

우리는 외부 의견에 따르게 될 때가 많다. 대답이란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나와 세상의 대답이 다른 이유는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지 정답이 틀려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외부 의견에 일일이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 이래라, 저래라, 결국 내 말이 옳다고 독자들한테 자랑하는 꼴의 책들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 계발서도 잘 읽지 않습니다. 아니 일부러 피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네요.


하지만 삶에 대한 어른들(적어도 저보다 나이 많으신)의 글은 읽어볼 필요가 아주 많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된 책입니다.


<절대고독>처럼 한방에 읽는 책은 아닙니다. 소 제목을 보시고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것을 골라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 속의 할머니가 나에게 '괜찮다. 다 그런거야. 넌 잘 하고 있어.'라며 안아주는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 참 많은 페이지를 접었습니다. 서평을 쓰며 페이지들을 일일이 다시 폈습니다. 다시 펴며 읽어봐도 새로운 내용들입니다. 또 다시 가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언이 필요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싶을 때,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깊은, <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추천합니다. 나의 인생만이 특별한 리는 없습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 - 10점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책읽는고양이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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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7.02.27 07: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리뷰로 대신하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 작가를 아시나요 2018.07.03 15: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글을 읽고 책을 보시려는 분들은 꼭 작가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이라고는 하나 작가의 삶에서 글을 투영할 수가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안부 비하발언부터 제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인물들을 둔 신사에 신사참배를 하는 등 정말 글의 가치를 떨치는 작가입니다.

    작가의 삶의 모습을 보고도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읽으시길 바랍니다.

    • 마산 청보리 2018.07.04 1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서평을 쓰고 나서 작가의 삶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이 좋았으나 그의 삶의 궤적을 알고나니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 책은 글과 사람이 같지 않음을 알게 해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