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그림과 글로 만나는 따뜻한 일상, 이 책을 추천합니다.

마산 청보리 2017. 2. 20. 07:00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인 봉현님이 쓰시고 그린 책입니다.


부제인 '펜으로 일상을 붙드는 봉현의 일기그림'이 잘 어울립니다. 


이 책은 페이스북 '봉현의 일기그림'이라는 이름으로 올리고 있는 그림과 글을 골라 묶은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봉현님의 생활이 눈에 그려집니다. 그리고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그림도 부드럽고 내용도 정감이 있습니다. 우리네 일상을, 우리네 시각에서, 귀여운 그림과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봉현은 여백이라는 고양이와 함께 서울의 윗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훌쩍 떠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합니다. 자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짤막한 글과 편안한 그림으로 소개합니다.


기다리는 즐거움

갓 나온, 따끈하고 바삭하고 부드러운 고로케를 먹으며

친구를 기다리는 오후 네 시. <오군 수제고로케>


커피 냄새와 빗소리만이

빗방울이 떨어지길래 커피를 마시러 들어왔다.

빗줄기는 길어졌고 사장님은 천천히 커피를 내리셨다.

빗소리가 거세어지자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내바봤다.

카페에는 커피 냄새와 빗소리만이 가득 찼다. <커피상점 이심>


노란 책방 이야기

연남동이 아직 조용했던 때, 작은 책방이 별로 없던 시절, 어느 날 동진시장 안쪽 길에 짜잔하고 등장한 노란 책방에는 컬러풀한 그림책이 가득했다. 그림책만 판다는 손글씨가 붙어있었다. 오픈날이 내 첫 책 출간일이었다. 그림이 가득한 내 책도 책장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나는 자주 들러 내 책 첫 페이지마다 감사하다는 글과 사인을 남겨 놓거나, 한참 그림책을 보다 갔다.


사장님은 놀러오는 동네 사람들에게 요구르트나 사탕 같은 것을 건네 주셨고 가끔 고양이 키오와 하트가 놀러왔다. 동네 길 고양이도 들러 밥 먹고 갔다. 우리 동네에 그림책방이라니, 동화 같은 장소였다.


조용했던 골목엔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갔고 가만히 앉아 그림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젠 그 골목에 노란 책방은 없다. 때때로 그립다. 동네 아이가 와서 반짝이는 눈으로 동화책을 들여다보던 순간들이. <책방 피노키오>


봉현님은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외에도 '여백이',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등의 책을 그리고 쓰셨고, 많은 작품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드로잉을 배우고픈 분들과 함께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십니다.


검색해보니 지금! 봉현작가의 <카페 드로잉> 1기 원데이 클래스를 모집중이네요. 근처에 사시는 분은 신청해보셔도.^^


봉현 작가의 <카페 드로잉>1기


일정 : 2017년 3.4 토요일

시간 : 12:00~14:00

장소 : 연남동 어쩌다가게 라운지 카페(마포구 동교동 148-12)

정원 : 8명

참가비 : 3만원

준비물 : 연필

<카페 드로잉>원데이 클래스 문의 및 신청은 카카오톡 아이디 @byeolcheck>


편안한 책입니다. 325페이지 정도의 약간은 묵직한 책이나 너무 잘 읽힙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까?'라고 고민하시는 분들께 권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성인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소개해도 될 듯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훌륭합니다. 


작가 자신이 금수저에 부자에, 삶이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이진 않으나 봉현님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큰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고 이 마음이 든다면 당신은 책을 잘 읽은 것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자신을 위한 그림일기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책,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를 추천합니다.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 10점
봉현 지음/예담


반응형